▶ 미스 아이슬랜드 선발대회.. 자연 경관보다 더 많은 관광객 및 수입 올려
대서양 북쪽, 그린랜드 옆에 자리잡은 섬나라 아이슬랜드의 수도 레이캬비크의 한 미술관 마당에서 지난 3월 17일 거행된 미스 아이슬랜드 선발 대회장에는 대서양을 건너온 미국 남성 260명이 관객으로 참석했다. 어두운 조명아래, 쾅쾅 울려대는 유행가에 맞춰 16명중 11명이 푸른 눈에 금발인 후보들이 걸어나올 때 이들은 아이슬랜드의 가장 유명한 천연자원인 미녀들을 보러온 보람을 느꼈다.
매릴랜드주 던커크에 사는 연방 인구통계국 컨설턴트 존 팀(34)은 "제일 미운 아가씨조차 기가 막히다"고 감탄했고 인디애나폴리스의 트럭제조사 직원인 그렉 슈미트(48)는 "세계 113개국을 다녀봤지만 아이슬랜드 아가씨들이 제일 예쁘다"고 동의했다.
예로부터 남자들을 끌어들이는 자석으로 알려져온 바이킹 여인들의 명성에 힘입어 아이슬랜드에어 항공사가 북미주에서 처음 판매한 미스 아이슬랜드 선발대회 패키지는 거의 매진됐음은 놀랄 일이 아니다. 인구 28만3000명의 이 섬나라에는 금발 미녀 뿐만 아니라 다른 매력들도 많기 때문이다.
우선 수도 레이캬비크에는 새벽까지 여는 술집과 최근 아카데미상 후보로도 오른 가수 비요르크를 배출한 젊음으로 넘치는 음악계, 첨단 패션 디자이너들과 양과 연어 요리 전문의 대단히 멋진 식당들이 즐비하다.
시가지에는 나무도 별로 없이 그저그런 아파트와 상자곽 같은 콩크리트 주택들만 늘어서 있지만 인구 15만의 이 도시는 깔끔하고 범죄도 별로 없다. 물도 공기도 깨끗하며 대기중에는 지하온천에서 끌어올린 이 도시 온수관에서 새어나온 유황냄새가 섞여 있다.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NASA가 달 탐험 훈련장으로 사용했을 정도로 드라마틱한 화산 지형속에 자리잡은 빙하, 간헐천, 피요르드들을 찾아 나서도 환상적이다.
그러나 작년에 미국인을 1999년에 비해 20%가 늘어난 5만8000명씩 끌어들인 것은 기발하면서 돈이 많이 들지 않는 여행 패키지로 아이슬랜에어사가 올 겨울에 내놓은 ‘미드윅 매드니스’(항공료 및 호텔 3박에 350달러) 같은 것은 관광객도 없는 겨울철에 매진됐을 정도였다.
그 결과 독일을 제치고 아이슬랜드를 가장 많이 관광하는 나라가 된 미국 관광객의 평균 연령은 48세. 아이슬랜드 관광성은 보다 젊은 층을 끌어들이려 노력중인데 이번 미스 아이슬랜드 패키지로 이곳을 생전 처음 찾았다는 20~30대 남성들이 많이 모여들었다.
볼티모어에서 비행기로 5시간 걸리는 이곳에 3명의 동료들과 함께 온 존 팀이 공항에서 셔틀버스를 타고 호텔에 내려 놀란 점은 나라이름처럼 얼음같지는 않다는 것. 낮기온은 40도대고 겨울 날씨가 뉴욕 맨해튼보다 더 온화했다. 게다가 주민 대부분이 영어를 했다.
미국 남자들이 아이슬랜드 미녀들에 열광하기 시작한 것은 남성잡지 ‘멘즈 저널’이 1996년에 아이슬랜드 여성들이 전세계에서 가장 눈부시다고 선언한 다음부터다. 미스 아이슬랜드 선발대회에 4번째 참석한다는 슈미트는 그 이유로 아이슬랜드에 정착한 바이킹들이 유럽에서 가장 예쁜 여자들만 데려왔는데 섬나라고 이민 오는 사람도 없었으니 유전자가 섞이지도 않았고 생선을 많이 먹고 온천에서 수영하고 햇빛이 별로 안 나 피부에 주름질 일도 없으니 미인이 많을 수 밖에 없다는 자기 이론을 폈다.
아이슬랜드 사람들의 유전자는 현재 조사되고 있지만 모든 여자들이 다 예쁜 것은 물론 아니어도 거리를 다니다보면 미인이 많음을 느끼게 된다. 소녀들은 대학 진학이나 취직하기 전에 재미도 보고 용돈도 벌려고 모델 일을 많이 한다.
미인들도 그저 팔등신이나 뽐내는 골빈당들은 아니어서 이 대회에는 수영복 심사가 없다.
심사위원장 발트빈 욘슨은 "요즘 아이슬랜드 여성들은 교육수준도 높고 스스로의 인생 계획을 세우는 자립정신이 강한 여성들이며 권좌에 오른 여성들도 많다. 자신의 가치를 자랑스러워하도록 교육받기 때문에 아름다움과 목적의식을 겸비한다"고 말했다. 선발대회장에서도 그런 자신감은 여지없이 드러나 섹시한 패션쇼같은 이 대회에 나온 금발 미인들에게서 억지 웃음이나 행복에 겨운 눈물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불원천리 아이슬랜드까지 간 미국 남성들이 기다리던 순간은 바로 대회가 끝난 다음. 미스 아이슬랜드 출전자들을 위한 ‘VIP 리셉션’에 참가해서 미인들을 자세히 뜯어볼 기회가 패키지 속에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다고 미인들은 성의껏 사람들로 터져 나갈 것 같은 행사장을 돌았으나 각자의 애인들이 바짝 곁에 붙어다녔기 때문에 기대할 때가 더 좋았다.
그래도 대부분은 악수도 하고 사인도 받고 기념으로 사진들도 찍었다. 매릴랜드에서 간 4명도 아이슬랜드에서 보낸 신나는 주말에 흥분, 팀은 내년에는 동거하는 걸프렌드까지 데려오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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