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크게 남자와 여자로 구분된다. 신체적 다름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으로서는 똑같다. 힘으로 말하라면 여자는 남자보다 약하다. 그러나 모성애로 말하라면 여자는 남자보다 훨씬 강하다. 여자란 항상 부드럽다. 또 그들은 부드러움을 좋아한다. ‘세상을 남자들이 움직인다면 여자는 남자를 움직인다’는 말이 내포하듯 여자란 부드러움으로 강한 남자들을 지배한다. 포괄적 해석이다.
노자 ‘도덕경’ 77장 ‘천도보손’ 편에「부드럽고 약한 것이 위에 위치한다(유약처상·柔弱處上)」란 말이 있다. 또「강한 나무는 결국 잘린다(목강즉병·木强則兵)」란 말도 있다. 여성의 약함이 남성의 강함을 이길 수 있다는 노자철학 중 하나다. 형이상학적 해석이다.
세상이 점점 험악해진다. 가정 폭력으로 이혼이 급속히 늘어가고 있다. 미주에 사나 한국에 사나, 폭력이 난무하는 가정은 오래 못간다. 부부만 이혼으로 끝나면 괜찮다. 자식들이 문제다. 문제 부모에 문제 자식이 생겨난다. 부드러운 여자도 남자의 폭력 앞에는 어쩔 수 없게된다. ‘여자가 남자를 움직인다’는 포괄적 해석과, ‘약함이 강함을 이긴다’는 형이상학적 해석이 이런 경우엔 무색해 진다.
이제는 남자가 변해야 할 때이다. 특히, 아버지가 변해야 한다. 가정의 평화, 자식들의 앞날을 위해서도 가장으로서의 남성적 권위는 버려야 할 때가 되었다.
피츠버그대학 심리학 박사 웬디 트록셀은 상당히 의미 있는 조사를 최근 발표했다. ‘불행한 결혼생활이 여성들을 병들게 한다’는. 그의 조사는 설득력이 있다. 기혼녀 326명을 대상으로 펼친 그의 조사는 부부사이가 좋지 않고 불행하다고 말한 여성의 경우 혈압·콜레스테롤·심장질환 등 위험요인이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오하이호 주립대 심리학 교수 재니스 글래서 박사는 “여성이 남성보다 부부간 언쟁으로 충격을 더 받고 아프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그는 “여성들은 부부싸움을 구체적으로 기억한다”며 가능한 부부싸움을 피하기를 권하고 있다.
얼마전 한국에서 날아온 소식중 고개를 끄덕이게 한 것이 있다. 김재원씨(62)의 ‘아내사랑’ 캠페인이다. 그는 “아내사랑이 바른사회의 출발점”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는 애교스런 아내사랑 십계명을 발표했다.
십계명 1. 2001년을 ‘아내의 해’로 정하자. 2. 아내를 위해 앞치마를 두르자. 3. 사무실에 아내 사진을 놓자. 4. 아내에게 사랑의 음성메일을 보내자. 5. 처가를 헐뜯지 말자. 6. 아내를 위해 선물을 자주하자. 7. 하루 한번 이상 아내에게 키스하자. 8. 하루 10분만 아내 눈치를 살피자. 9. 매일 밤 아내를 업어주자. 10. 아내가 찬밥을 먹지 않게 하자.
미주에 사는 한국 남편들로서 아내사랑 십계명에 동그라미를 전부 칠 남자가 몇이나 될는지 궁금하다.
나의 경우를 점검해 보았다. 1번은 ‘아내의 해’로 마음먹으면 된다. 2번은 설거지 하나 하기를 습관들이기로 해 놓고도 가물에 콩나듯 하고 있다. 3번 아내사진. 한 번도 직장 책상에 놓아 본적이 없다. 4번 음성메일도 마찬가지. 5번은 예스다. 결혼생활 23년이지만 처가집 헐뜯은 적은 거의 없다. 6번은 아내 생일때나 겨우 선물을 할까. 7번은 예스다. 매일 아침 출근 때와 퇴근후 집에 들어갈 때 아내와 가벼운 키스를 한다. 8번도 오케이. 하루 10분보다는 훨씬 많이 아내의 기분을 살피는 것 같다. 9번은 몇일전 결혼후 처음 한 번 업어주었다. 내 힘이 아내를 업을 수 있는지 시험하느라고. 10번. 밥을 해 본적이 별로 없다.
10계명중 실행하는 것을 동그라미로 쳐본다. 동그라미가 셋(5·7·8번)이고 삼각형이 하나(1번), 엑스(X)표가 여섯이나 된다. 훌륭한 남편, 자상한 남편이 아닌, 아내사랑 자격이 없는 남편으로 점검됐다. 아내는 늘 나에게 말한다. “얼굴은 자상하게 생겼는데, 왜 그리 자상치 못하냐고”.
한국 남성들의 치부를 난들 가지고 있지 말란 법은 없다. 그러나 이제부터라도 변하면 된다.「하면 된다」란 말도 있듯, 해서 안될 일이 있겠나. 부부 사랑이 넘칠 때 가정은 평화스러워진다. 모든 가정이 평화로 넘치면 사회가 평화로 넘치지 않을까. 올해를 ‘아내사랑의 원년’으로 삼고 노력해 보는 거다. 남편들이여! 오늘 저녁 당장 아내를 위해 장미꽃 한 송이라도 선물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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