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집-인천국제공항을 가다
▶ 개항 첫날 입국 표정
29일 새벽, 역사적인 개항을 맞은 인천국제공항은 구름만 약간 끼었을 뿐 영상 2-3도의 상큼한 날씨였다. 설레임속에 도착한 LA발 아시아나 203편 승객 193명은 신속하고 친절한 입국심사를 마치고 공항을 빠져나갔다. 여러 가지 문제점의 우려속에도 화물운반시스템등 첨단시설은 잘 작동됐다. 인천국제공항 첫 입국절차를 르뽀로 살펴본다.
▲29일 새벽 6시38분
"승객 여러분을 오늘 막 개항한 인천국제공항으로 모시게 돼 기쁩니다"
아시아나 항공 203편 기장의 인사가 끝난 뒤 얼마안돼 ‘퉁’하는 소리와 함께 육중한 기체는 새로 건설된 인천 국제공항 활주로에 내려 앉았고 창밖으로 거대한 공항청사가 웅장한 모습이 한 눈에 들어왔다.
한국의 재도약을 상징하는 인천국제공항은 한 눈에도 규모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직감할 수있었다. 활주로를 돌아 청사 트랩에 비행기가 멈춰선 뒤 손가방을 들고 내리면서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트랩이 유리로 이루어져 활주로를 바라 볼 수있어 매우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건물전체의 상당부분이 푸른색 유리로 이루어져 있음을 발견한 때도 이때였다.
▲ 6시52분
선명한 ‘출입국 심사대’ 안내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 잘 정돈된 심사대가 길게 늘어서 있고 그 뒤로는 수하물을 쉽게 찾을 수있도록 전광판이 작동하고 있었다. 입국 심사는 ‘사전입국심사제’를 통해 이루어 진 듯 불과 1분여도 걸리지 않았다. 직원들도 친절하고 상냥했다.
▲ 7시 6분
입국심사대를 나오자 화물 자동시스템과 연결된 최신 엘리베이터가 있었다. 주변에는 벽에 물이 흘러내리도록 꾸며져 있는 등 미관에 정성을 기울였음을 알 수있었고 전체적인 분위기도 차분하게 느껴졌다.
▲7시 25분
짐을 찾았다. 비행기가 도착후 불과 50여분만에 모든 입국 수속이 끝나고 공항 대합실로 나왔다. 첫 입국한 승객을 위한 환영분위기가 고조됐다. 서점과 은행, 편의점 등 다양한 업체들이 입주해있었고 아직 가동되지 않고 있지만 영상통화가 가능한 공중전화가 눈길을 끌었다. 또한 엘리베이터는 LA에도 없는 사고 예방을 위한 첨단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 눈길을 끌었다.
▲7시 32분
대합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목적지를 가기위해 길게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서비스 데스크에서는 각종 문의에 대답하느라 직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당초 수화물을 전자동으로 분류토록 돼있는 시스템이 개항과 함께 가동됐어야 했지만 기술적인 문제 때문에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수동을 겸해 진행되고 있었다.
아시아나 항공 인천공항 정순인 과장은 "신공항의 가장 큰 장점은 수하물을 모두 자동으로 취급하는 것인데 현재로선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상화까지 한달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 과장은 또 "승객들이 신공항 고속도로가 막힐 것을 우려해 평소보다 1-2시간 일찍 나온 것 같다"며 "점차 모든 기능이 정상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항초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에 대비해 직원들이 안내요원으로 배치한 인천공항공사는 총 10곤의 안내데스크를 공항내에 준비해 놓고 이용객들을 도왔다.
곳곳에서 문제점도 나타났다.
국내선으로 갈아타야 하는 승객들은 무거운 보따리를 버스등에 직접 실어 날라야 했고 타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사람들은 버스가 오지 않아 마냥 기다려야 했다. 항공사 관계자는 "국내선에서 국제선으로 갈아탈 경우 짐을 항공사가 옮겨 주지만 입국할 때는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뉴질랜드로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원주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전도홍씨는 "아침 7시에 도착했는데 두시간 넘게 버스가 오지 않아 무작적 기다리고 있다"며 공항측의 준비부족을 탓했다.
한편 이같은 문제점들을 이용,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한 50대 남성은 교통편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찾아가 "차량운행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서 "싼 값에 내 차를 타고 가라"며 유혹했다.
신공항 고속도로 원할... 정차장은 혼잡인천국제공항 개항일인 29일 신공항 하이웨이는 오전과 마찬가지로 오후 들어서도 원활한 흐름을 보인 반면 개항초기 공항버스노선에 대한 홍보 부족과 안내시설 미비로 입국층 앞 정차장은 다소 혼잡한 모습을 보였다.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유일한 통로인 신공항 하이웨이는 오전에 이어 오후 2시를 전후해서도 시원스런 흐름을 보였다. 하이웨이를 달리는 차량들은 대부분 시속 60마일 이상의 속도로 달리며 별다른 막힘없이 주행을 하는 모습들 이었다.
신공항하이웨이 교통관리팀 관계자는 "개항일이라 비행편수가 그렇게 많지 않은데다 많은 이들이 대중교통 등을 이용하는 바람에 별다른 지체구간은 없었다"면서 "신공항 하이웨이는 원래 일일 교통량 10만대를 기준으로 설계됐기 때문에 이 정도의 교통량은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입출국 승객들이 이용하는 공항청사 1층과 3층의 버스 및 승용차 정차장은 오전에는 다소 붐비는 모습이었으나 오후에는 차량 수가 줄어들어 한결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3층 출국장 앞 정차장에 비해 1층 입국장의 정차장에는 처음으로 인천공항에서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더 혼잡한 모습이었다. 특히 외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인터컨티넨털 호텔,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등이 몰려있는 강남 방면으로 운행하는 공항리무진 버스는 운행을 맡고 있는 회사마다 운행코스가 조금씩 달라 외국인 관광객들이 원하는 호텔로 운행하는 차량을 찾느라 애를 먹는 모습이었다.
게다가 안내요원들도 공항버스 노선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한데다 외국어 구사능력을 가진 공항직원도 정차장 주변에는 부족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불편함이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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