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 통역사 도움 받고 아이들도 수화 익혀
▶ 사립학교 최초의 청각장애인 교사 미셸 가우
거의 모든 면에서 미셸 가우(26)는 다른 교사들과 전혀 다른 점이 없다. 가우는 수십명의 어린 꼬마들에게 미술에 관해 한두가지를 가르치며 하루를 보낸다. 아이스크림 막대나 풀로 아이들의 번뜩이는 창조력에 불을 당기며 잠깐 빙고 놀이를 해서 아이들 숫자에 대한 흥미를 불러 일으킨다.
종종 청소할 시간이 되면 가우는 열심히 할 지원자들이 필요하다고 한번만 물어보면 된다. 마찬가지로 종종 일어나는 일, 즉 누군가 넘어지거나 부딪치면 가우는 달려가 무릎을 꿇고 친절하고 따뜻하게 다친 아이를 달래준다. 이 평범한 교사에게 평범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면 바로 그녀가 청각장애인이라는 점이다. 26세의 가우는 매릴랜드주 베데스다 소재의 명망높은 사립학교 ‘시드웰 프렌즈 로어’에서 지난 봄부터 정상아들을 가르친 이래 의사소통의 장벽을 무너뜨려 왔다.
가우는 오늘날 학교에서 찾아보기 드문 존재다. 정상인 학교의 청각장애인 교사는 전국적으로 극소수다. 가우는 수화와 풀타임 통역사 베스 맥클레이의 목소리를 통해 학생들과 의사를 주고 받는다. 수화와 맥클레이의 도움은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 가우는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생님 중 하나가 됐다. 유치원생들과 1학년 학생들은 수화를 약간 배워서 가우 선생과 직접 대화한다. 자기의 이름철자를 손으로 보여주는 아이도 있고 "고맙습니다" "천만에요" "플리이즈" 등 몇몇 기본 수화는 이미 아는 아이가 많다.
맥클레이는 나레이터처럼 가우에게 학생들의 질문을 수화로 통역해주고 가우의 수화 응답과 지시에 목소리를 더해준다. 4살에서 7살까지의 학생들도 시간이 좀 걸리긴 했지만 이 일에 결국 익숙해졌다. 학부형들은 가우의 동료나 수퍼바이저들과 마찬가지로 그녀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 리차드 로디시 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가우의 교수능력이지 청각장애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그녀의 사랑은 아이들에게 단어의 조합이 아니라 그녀의 존재에 의해 전달된다"고 말했다.
가우는 워싱턴 소재한 청각장애인 대학 갈로뎃 유니버시티와 시드웰학교의 제휴 덕분에 이 학교에 왔다. 교육학 학위를 취득하는 갈로뎃 학생들은 지난 5년간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시드웰학교 교실에서 10주간 교사들을 보조하면서 인턴십을 했다. 덕분에 인턴들은 수화에 우호적인 환경에서 일하게 됐고 시드웰에는 청각 장애 문화에 민감하고 수화를 제2언어로 배우고 싶어하는 어린 아이들이 많아졌다. 아이들은 가우처럼 손으로 말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한다. 이 학교 유치원생들과 1학년 아이들은 이제 생일 축하 노래를 거의 부르지 않는다.
이 노래 전체를 수화로 부르며 마지막 박수도 수화로 허공에 손바닥을 흔들며 끝낸다. 가우는 유치원 이전및 유치원, 그리고 1학년들이 속한 4개반이 공동 사용하는 중간 교실에서 미술과 공예를 가르친다. 지난 봄 시드웰에서 인턴으로 일하다 학교측 요청으로 미국 사립학교 최초의 풀타임 청각장애인 교사가 됐다. 맥클레이가 통역한 수화로 "열심히 연구하면 누구나 무엇이듯 할 수 있다"고 말하는 가우는 미주리 인디펜던스에서 출생으로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도 모두 청각장애인으로 청각장애 유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가정에서 성장했다. 교사의 꿈을 가지고 갈로뎃으로 진학, 유아교육을 전공했다.
처음엔 정상아들을 가르치기가 쉽지 않았다. 아이들은 우선 가우에게 말해야 할지 맥클레이에게 말해야 할지 알지 못했고 전 그룹의 주목하게 하는 것은 아이들을 일대일로 상대하기 보다 어려웠다. 가우는 그녀의 귀가 망가졌는지 등의 질문 세례도 받았지만 아이들의 모든 호기심 어린 질문에 일일이 대답하고 수화에서 눈맞춤의 중요함을 설명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계속했다. 맥클레이도 꾸준히 노력했다. 아이들이 자신에게 질문을 들고 오면 그녀는 가우를 가리키며 선생님께 여쭤보라고 일러줬다.
로디시 교장은 "아이들은 가우에게서 기술 뿐 아니라 인간을 배운다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가우와의 상호교류를 통해 배운 영원한 가르침은 다르다는 것은 두려워 할 대상이 아니라 즐겨야 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하는데 교사와 통역사의 2인조 교수법은 시간이 흐를수록 수월해져 이제 이 교실에서 수화는 정상적인 의사소통의 수단이 됐다. 가우의 교실에서 바디 랭귀지는 수천의 단어보다 많은 것을 말한다. 교실 구석에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수화로 표현하는 법을 보여주는 포스터도 있다. 모든 아이들이 다 할 줄 수화는 바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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