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카고 화이트삭스 강타자
▶ 이혼, 자녀문제, PO대패, 친구죽음등 겹쳐 한때 좌절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슬러거 프랭크 토머스에게 지난 2000년 시즌은 악몽과도 같았다.
결코 성적이 저조했던 것은 아니었다. 토머스는 지난해 정규시즌 타율 3할2푼8리에 홈런 43개, 타점 143개로 대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그의 사생활은 악몽의 연속이었다.
첫 아내와의 이혼과 그로 인한 세 자녀의 양육권 문제, 절친한 두 친구의 연속적인 죽음, 그리고 아버지의 투병생활 등이 한꺼번에 겹쳤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그는 디비전 시리즈에서 형편없는 졸전을 펼침으로써 큰 충격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시즌 스프링 트레이닝에 나타난 토머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득하다.
그는 ‘Mr. 엄마’로서 아이들을 돌보는 법을 터득했고 새 여자친구도 얻었으며, 성공적인 다이어트 덕분에 허리사이즈를 1인치나 줄였다.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프랭크 토머스는 2000년 정규시즌이 끝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때까지 승승장구를 계속했다.
화이트삭스의 정규리그 전적 95승 67패는 리그최고 승률이었고, 978 득점은 메이저리그를 통틀어 1위였다.
그러나, 정작 화이트삭스는 디비전시리즈에서 시애틀 매리너스에게 내리 3패를 당하며 어이없이 무너졌다.
화이트삭스는 3연전에서 17안타 7득점에 그쳤고, 특히 주포 프랭크 토머스는 9타수 무안타 무득점을 기록했다.
이미 아메리칸리그 MVP를 두 차례나 차지했고, 2000년 정규시즌에서도 MVP 경합을 벌였던 선수의 성적치고는 너무나 참담한 내용이었다.
토머스는 정규시즌 주자가 2루 혹은 3루에 있는 득점상황에서 평균타율이 3할 7푼7리를 기록했을만큼 찬스에 누구보다도 강한 선수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는 또, 지난 1993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가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17타수 6안타, 사사구 10개를 기록했었다.
토머스는 디비전시리즈 참패 이후 무작정 라스베가스로 날아갔다.
도박도 해보고 쇼도 즐기면서 참담한 기분에서 탈출해 볼 심산이었다. 그러나, 그것도 무너져내린 마음을 추수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는 하루종일 호텔방에서 TV시청으로 소일하며, 디비전시리즈의 악몽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토머스는 당시의 심경에 대해 이렇게 술회한다.
"내가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인 무기력 때문에, 수치스러움을 견딜수 없었다. ‘다음에 윌드시리즈 진출기회가 주어졌을 때, 또 다시 그런 부진을 보인다면 어떻하나’ 하는 초조함이 엄습했다"
이런 고민의 와중에서 토머스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다.
소속팀 화이트삭스가 일치감치 아메리칸 중부조 우승을 차지한 후 팀분위기가 이완되었다는 것이다. 토마슨 자신을 포함한 모든 선수들이 기쁨에 도취된 나머지 제 페이스를 잃어버렸다.
특히, 토머스는 조우승이 확정된 후부터 홈런왕 욕심에 사로잡혔고, 그러다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상적인 타격감각을 잃고 말았다.
그는 시즌막판까지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강타자 트로이 글라우스 선수와 아메리칸리그 홈런왕 경쟁을 벌였는데, 결국 47개를 기록한 글라우스가 토머스를 4개 차이로 앞서며 홈런왕을 차지했다.
토머스는 아메리칸 리그 MVP 경쟁에서도 오클랜드 A`s의 제이슨 지암비 선수에게 무릎을 꿇었다. 지암비의 성적은 타율 3할3푼3리, 홈런 43개, 타점 137개로 토머스와 엇비슷했다. 하지만, 토머스는 월간타율이 단 한 번도 3할대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을만큼 꾸준한 성적을 유지했다.
반면, 지암비는 세 차례나 월간타율이 3할대를 밑돌았고, 특히 8월에는 2할4푼 6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암비는 리그 마지막 달에 4할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MVP 투표인단의 마음을 휘저어 놓았다.
같은 시기, 토머스는 이혼한 전부인과 자녀양육권 문제를 놓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결국 이 문제는 토머스가 자녀들을 일주일에 네 번씩 만나고, 주말에 함께 지내는 선에서 마무리 되었다.
토머스는 자녀들이 인생의 가장 소중한 부분이라고 생각할 만큼 헌신적인 아빠가 되려고 노력한다. 그는 자녀들이 자기 집에 오는 날이면 손수 요리를 해서 아이들과 함께 먹는 것을 큰 낙으로 삼고 있다.
토머스는 이혼 직후 시카고 교외에 있는 시가 810만달러 짜리 저택을 팔려고 내놓았다.
이 대저택은 건평 3만 스퀘어피트에 재산세가 연 9만달러나 된다. 대지는 3에이커이고 베드룸 8개, 화장실 13개가 딸려 있다.
한편, 라스베가스에서 마음을 정리한 토머스는 휴가일정을 앞당겨 시카고의 집으로 조기 귀가했다.
그리고, 때마침 진행중이던 뉴욕 양키스와 메츠의 지하철 시리즈를 지켜보며, 다시 한 번 윌드시리즈의 꿈을 불태웠다.
"나의 야구인생에서 아직도 이뤄보지 못한 꿈이 있는데, 그것이 월드시리즈다"
토머스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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