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5년 샌프란시코 근교에 있는 한 한인 개척교회에서 목회자 등 교회관계자가 철야기도를 하는 도중 한 처녀에게 뭇매를 가해 이 처녀가 결국 숨진 일이 있었다.

박은경 목사 등 교회 관계자 여럿은 귀신을 쫓아 병 치료를 하겠다며 심신이 완전하지 못한 이 처녀를 구타한 것이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 과정에서 이 처녀가 숨지고 말았다. 이 일로 이 여성 목회자는 과실치사로 실형 3년을 선고받고 캘리포니아 주 형무소에서 복역을 하게 되었다.

박 목사가 실행선고를 받자 이민국은 관행대로 박 목사를 추방재판에 회부했다. 이민국은 추방재판에서 박 목사가 가중적 중범죄를 저지른 만큼 추방되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렇지만 박 목사는 자신의 범죄는 고의성이 없는 데다, 사건 자체도 추방에 관한 관련 법규가 엄격해진 96년 개정이민법 시행 전에 일어났으므로 추방사유가 될 수 없다고 맞섰다.

박 목사 케이스는 추방재판 그리고 그 결정에 불복한 박 목사의 항소로 이어졌다. 결국 지난 3월 초 연방 제9항소법원은 박 목사 추방을 재확인했다.
이 불행한 사건은 추방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박 목사처럼 미국에서 추방이 되면 어떤 불이익이 있는가? 아예 미국입국의 길이 막히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 추방을 당하면 향후 10년 동안 미국에 입국할 수 없다. 그 기간 내에 미국에 입국하려면 먼저 INS로부터 특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추방재판이 끝나기 전에 박 목사가 자진 출국하겠다고 의사를 표시했다면 상황이 나아질 수도 있지 않았겠는가?

▲그렇지 않다. 밀입국을 하다 발각이 되었을 때처럼 추방 위기에 있는 사람이 자진 출국을 하겠다고 하면 일반적으로 추방은 면할 수 있다. 그렇지만 추방사유가 있는 모든 사람이 자진 출국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심각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나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은 자진출국의 특혜를 누릴 수 없다. 따라서 박 목사처럼 중범죄의 전과기록이 있는 사람은 자진 출국의 자격이 없는 셈이다.

자진 출국이란 일단 미국을 자발적으로 떠난 출국자가 미국입국 조건이 되면 언제라도 다시 미국에 입국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자진출국을 했더라도 단기비자를 받아 미국에 다시 입국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 부부는 지난 89년 미국에 방문비자로 입국했다. 그리고 체류신분이 죽어 이미 10년 이상 불법체류를 한 상태이다. 그리고 그 후 이민수속을 하다 잘못되어 현재 추방재판이 진행중이다. 추방을 면할 수 있는 길이 있는가?

▲귀하가 추방을 면하려면 세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미국에 계속해서 10년 이상 살아야 한다. 둘째,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어야 한다. 셋째,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인 배우자나 자녀, 부모가 본인이 추방되면 심한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조건을 고루 갖춘 케이스는 한해에 4,000명까지 구제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불법체류를 하고 있다. 이민국 직원이 불법 체류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어느 날 나를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다. 이런 걱정이 근거가 있는가?

▲가장 많은 추방사유는 귀하처럼 체류 신분을 어기고 장기간 불법 체류하는 경우이다.

그렇지만 이민국 직원이 추방사유가 있는 사람은 체포해 추방절차를 밟는 것은 극수소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단순히 미국에서 체류 신분을 위반해 장기체류를 했다고 해서 추방되는 일은 의 없다. 가령 자동차 운전을 하다 티켓을 받았다 해서 그것이 곧 추방으로 연결되는 일은 없다. 또 일할 수 없는 신분인데 일을 해서 세금을 냈다고 해서 IRS가 이것을 이민국에 통보하는 일은 결코 없다. IRS가 이민국에 이런 정보를 넘겨주는 것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추방이 되는 경우는 대부분 INS에 서류를 접수했다가 결국 이것이 잘못되었을 때 아니면 망명신청을 했다가 거부된 때이다. 물론 박 목사처럼 중범 혹은 부도덕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연방정부나 주정부가 이 사실을 이민국에 통보, 추방 수순을 밟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