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종관계 전문가가 인터넷서 문제 제기.. 학교 총격은 모두 백인 소년 소행 지적
비주류 웹사이트에 게재된 샌디에고 학교 총격 사건에 대한 도발적인 에세이 한편이 컴퓨터 바이러스처럼 신속하게 온 미국으로 번지면서 일파만파로 충격을 던지고 있다. 하도 신랄하여 어떤 사람이 그 에세이 전체를 자기 회사 게시판에 올렸다고 파면됐다는둥 이 글을 둘러싼 소문까지 무성하다.
지난 주 AlterNet.org에 올려진 이 글은 백인으로 사회정의운동을 하는 팀 와이즈(32)가 쓴 글로 ‘학교 총격과 하얀 부인(School Shootings and White Denial)’이란 제목 아래 학교 총격이 여기저기서 빈발하는 것은 미국 백인들의, 제 기능을 못하는 자기 커뮤니티에 대한 심한 자기 기만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FBI는 학교총격 사건을 일으킬만한 인간형을 집어낼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급우들을 사격연습 대상으로 삼는 학교 총격, 특히 대형사건은 예외없이 백인 소년들만 연이어서 일으키는데도 특정 유형이 없다고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당장, 그리고 공개적으로 대중의 의견이 수렴되는 인터넷의 특성상 와이즈는 벌써 흑인, 라틴계, 사건 현장 주변에 사는 백인들로부터 2500통 이상의 e메일을 받았다는데 그 대부분은 "백인들이 우리들을 보는 전형적인 시각으로 백인을 보는 백인이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라고 기뻤다"는 흑인과 라틴계들이었다.
지난 5년동안 학계는 ‘백인학’이라는 분야를 통해 백인 문화라는 개념을 정립해 왔는데 백인학은 ‘백인다움’도 흑인이나 아시아계를 평가하는 것과 마찬가지 방법으로 다루어 져야 한다고 보고있다. 간혹 백인우월주의와 혼동하는 사람도 있지만 뉴저지주 로젤에 자리잡은 비영리단체 ‘미국백인문화연구센터’ 같은 곳은 백인 문화를 연구하려면 미국내 모든 인종 및 문화그룹에 관해 연구해야하며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릴지를 배우려면 자기 자신의 인종 및 문화배경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전제 하에 컨퍼런스 및 문필활동을 통해 전국의 대학에 ‘백인학’ 강좌를 마련할 것을 장려하고 있다.
학자들이 비로소 논문이나 책, 컨퍼런스를 통해 ‘백인문화’라는 이슈를 심각하게 들여다보기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백인다움’이란 개념은 대체로 학계 내에서나 존재했는데 와이즈가 이번에 이 이론을 학교 총격과 연관시켜 쉬운 말로 풀이해 낸 것이다.
와이즈의 글이 던진 충격은 상당해서 흑인들이 많이 다니는 피스크대학의 인종관계연구소장인 레이몬드 윈부시는 다른 사람들이 보내준 와이즈의 글을 15~16개나 받았을 정도인데 "흑인으로써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듣는, ‘시스템이 문제가 아니라 아이가 문제’라는 말에 식상했는데 와이즈가 백인의 입장에서 그런 주장을 무효화시킨 것이지요"라고 말했다.
이런 소동을 일으킨 장본인 와이즈는 인종관계에 관해 강연하거나 글을 써서 생활을 하는 사람으로 이같은 주제로 200개 이상의 대학에서 강연했으며 제도적인 백인 지배를 철폐하기 위해 어퍼머니브 액션을 유지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편 책을 내기도 한 사람이다. 테네시주 내시빌에서 자라고 사는 사람으로 뉴올리언즈에서 10년동안 살면서 인종에 대한 시각이 형성됐다고 했다. "백인들은 다수니까 남의 눈의 띄지 않을 특권을 누립니다. 자기가 지배그룹의 일원임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도 없고, 세상이 그저 자연스럽고 정상적이지요"
와이즈에게 e 메일을 보낸 캘리포니아주 머시드에 사는 7살바기 아들을 둔 33세의 백인 어머니는 "아이들이 백인들의 미국이라는 환상의 나라에 갇히면 그들은 마음도 닫혀서 다른 인간에 대한 동정심 같은 것을 느끼지 못합니다"고 썼고 리사 코엘로는 "제프리 다머, 테드 번디, 티모시 맥베이, 찰스 맨슨등은 모두 백인사회가 생산해낸 제 기능을 못하는 남성들입니다. 만일 그들이 흑인들이었다면 흑인 커뮤니티의 증오와 폭력적 본성이 문제라고 했겠죠.
가정이나 학교에 총을 들이대는 못난 백인 아이들은 모두 남들의 놀림을 받는 외톨박이들이었습니다"라고 썼다.
와이즈가 인종차별주의자고 백인을 증오한다고 비난하는 백인들도 물론 있어 신디 미첼은 "학교 폭력의 원인은 대단히 다양한데 단 한가지 이유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했다.
와이즈 본인은 이 문제에 대해 자신도 내놓을 해결책은 없지만 자신들이 사회에서나 학교총격 사건에서나 지배적인 인종, 계급, 성별의 일원이라는 특권에 대한 ‘백인들의 맹목’을 지적했을 뿐이라고 말한다. 교외지역에서 성장하는 소년들의 특권의식은 깨기 어려운 것이라고 지적하는 와이즈는 "놀림 받는 것은 끔찍한 일이지만 인종, 또는 가난 때문에 받는 차별과는 비교도 안 된다. 소수민족들은 가난과 인종차별주의 때문에 실망과 실패를 경험하면서 인생의 장애를 헤쳐나갈 능력을 키우는데 백인 아이들은 자라면서 그런 일을 겪을 필요가 없는 것이 인종 특권의 이면"이라고 안타까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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