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격한 도시팽창, 감독소홀로 대기오염 서부 최악
도박의 도시 라스베가스가 속한 클라크 카운티가 날로 심화되는 대기오염 때문에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클라크 카운티는 1990년대를 통틀어, 미국내 메트로폴리탄 지역 가운데 가장 인구성장 속도가 빨랐던 지역이다.
급속한 개발은 부작용을 초래하게 마련.
모하비 사막 골짜기 지형에 자리잡은 라스베가스를 축으로 하는 클라크 카운티에는 매년 9만톤에 육박하는 오염분진들이 날아든다. 그중 40% 정도는 각종 건설공사장에서 피어오른 것이고, 36%는 사막지형에서 자연발생하는 먼지, 그리고 21%는 도로상이나 공휴지 등에서 날아오른 것이다.
그 결과, 클라크 카운티 한 복판에 위치한 라스베가스는 오늘날 미국 서부에서 최악의 공기오염 지역으로 전락했다. 이는 지난 십수년에 걸쳐 지속된 개발정책, 대기오염에 대한 관료들의 태만과 무관심 등이 복합적으로 뒤엉킨 결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라스베가스가 현상황을 역전시키기 까지는 최소 수년의 세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한다.
"우리의 선출직 공무원들은 그동안 사안의 심각성조차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 특히, 대기오염 분야의 공무원들은 얼간이 아니면 부패 공무원들일 것이다. 앞으로, 라스베가스를 도박의 도시보다는 스모그 시티라고 부르는 편이 낫겠다"
남부 네바다 시에라 클럽 페기 피어스 회장은 말한다.
비판여론이 계속 증폭되자 카운티의 대기관리 담당국장이 지난해 8월, 갑자기 사표를 내고 말았다.
이로써, 그렇지 않아도 무기력했던 대기오염 분야는 더욱 심각한 행정 난맥상에 빠져들었다. 32세의 후임 여성국장 크리스틴 로빈슨이 오랫동안 유명무실했던 스모그 방지프로그램 강화를 외치고 있지만, 그 실효성이 의문시되고 있다.
이같은 조치는 우선 때가 늦었을 뿐 아니라, 10년전 연방환경청이 제시한 대기청정 기준을 실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1990년대에 시도된 세 차례의 공기청정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지역 환경당국은 아직 종합적인 전략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또, 올해도 연방환경보호국(EPA)이 제시한 공기정화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스베가스의 모든 공기오염 문제는 기본적으로 이 도시가 자리잡고 있는 지리적 여건에서 연유한다.
모하비 사막내 500 평방 마일의 분지에 자리잡은 클라크 카운티는 여름에는 덥고 건조하고, 봄철에는 바람이 심하며, 겨울에는 대기가 차갑고 정체된다. 여기에 140만명의 인구가 밀집되어 있으니, 대기오염을 위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라스베가스 공해의 가장 큰 말썽꾼은 바람에 날려오는 먼지다.
먼지바람은 소위 오염분진의 주성분으로서, 폐암과 천식을 포함하는 호흡기계농 질환들 및 조기사망과 연관된다는 연구결과들이 이미 발표되었다. 그중 상당부분은 사막의 지표에서 자연발생적으로 날라들지만, 그보다 더 커다란 오염원은 각종 건축공사장에서 일어난 분진들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연방환경보호국은 클라크 카운티의 대기정화 문제에 직접 개입하고 나섰다.
더 이상 이 사안을 카운티 환경당국에 맡겨 놓았다가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미, 연방환경보호국은 1998년에도 피닉스 지역에서 이와 동일한 정책을 펼친바 있다.
이를 위해, EPA는 지난 1월부터 클라크 카운티에 대한 각종 제재로 직결될 수 있는 공기오염도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만일, 계획대로 내년부터 제재조치가 시행될 경우, 클라크 카운티는 이미 고속도로 개발을 위해 배당받은 수백만달러의 예산을 박탕당할 뿐 아니라, 몇몇 분야에서 성장제한을 강요받을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지역환경당국의 정책난맥상은 환경관련 공무원들이 개발업자들과 맺은 이해관계 때문에, 법집행을 강력히 하지 못한 결과라고 비판한다.
한때 카운티 환경국이 칼네브 파이프라인사의 고문이었던 마이크 소드를 카운티 대기청정국 집행관으로 기용한 것 등이 그 실례로 지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기청정국이 칼네브 파이프라인측에 특정 공기통제 장비의 설치를 의무화하지 않은채, 개발확대를 허용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논쟁의 와중에서, 과거 20년간 클라크 카운티 대기관리 프로그램을 주도한 마이클 네일러가 갑자기 사임했고, 카운티 보건국 고문변호사 이안 로스도 그 뒤를 이었다.
마이클 네일러는 가족중 일부가 투자한 한 대형 인쇄회사의 개발편의를 봐준 의혹을 받아 왔으며, 이안 로스는 공기오염규제와 맞물린 일련의 빌딩 프로젝트들에 사적으로 투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PA의 조사관들은 이들 지방관리들이 "범범행위는 하지 않았지만, 도덕적으로 부적절한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했다"고 결론지었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그들 나름대로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클라크 카운티 보건국 소속 환경 조사관 한 명이 1,000여개 제조업체의 대기오염 여부를 감독할 만큼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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