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지붕에 대형 ‘지포’ 라이터를 설치하면 자동차에 갑자기 아가씨들이 몰린다. ▲거대한 ‘미스터 피터츠’ 차를 타고 시카고를 여행할 때는 교각 높이 표지판을 믿으면 안된다. ▲25피트짜리 바닷가재 차를 평행주차하는 비결은 한 블럭을 다 차지하는 것이다. 단 거기에 있는 모든 미터기에 돈을 넣어야다.
일반 운전자는 절대 배운 일이 없는 이 조항들은 미국에서 가장 특이한 형태의 교통수단인 ‘제품모형 자동차(Product Mobile)’ 주행 규칙이다. 1970년대 실질적으로 사라졌던 제품모형 자동차들이 요즘 핫도그, 전화 등 다양한 형태로 재등장, 르네상스를 누리고 있다.
이 이동 광고판들은 특히 지방을 다니면서 샘플을 나눠주거나 CM송 컨테스트를 벌이기도 하고 가끔 수퍼볼, 페어, 점포 개점등 군중이 모이는 각종 행사에서 자선기금 모금도 한다.
이 돌연변이 자동차들은 기술적으로 훨씬 진보했다. 배기 개스에서 초컬릿 향기가 나기도 하고 GSP도 설치했으며 ‘카 & 드라이버’지가 실시한 주행 테스트에서는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마일을 주파하기도 했다.
많은 제품모형 자동차의 출생지는 캘리포니아주 산타 바바라에 소재한 창고다. ‘프로토타입 소스(Prototype Source)’사. 이 회사는 폭스바겐과 GM용 컨셉트 자동차 조립을 전문으로 하지만 요즘은 제품모형 자동차 생산에 절반을 할애하고 있다. 회사 대표 브루스 브랙먼과 도리안 듀크가 1992년 ‘오스카 마이어’사의 ‘위너모빌’의 재디자인을 도왔는데 이어 ‘허시’의 ‘키스모빌’로 이어졌고 초컬릿 광고차가 출시된 후 주문이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브랙먼의 먼지 쌓인 사무실 파일 서랍에는 초현실적인 자동차 스케치가 가득하다. 그 대부분은 실현되지 못할 것들로 브랙먼은 "컨셉트 단계를 통과하는 것이 10%만 돼도 운이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착상에서 제작까지 6개월쯤 걸리는 제품 모델 자동차 제작비는 최고 50만달러까지 한다.
제품모형 자동차에 대한 일반인의 반응은 어이가 없다. 무게 3,000파운드짜리 가재가 포드 픽업 트럭 위에 얹힌 ‘레드 랍스터’ 식당 광고차 ‘클로드’의 운전사 톰 프레드릭은 "사람들이 옆에 차를 대고 사진을 찍거나 엄지손가락을 위로 치켜드는 탓에 얼마나 많은 고속도로 출구를 놓치는지 모른다. 또 차선도 바꿀 수가 없다"고 말한다.
구경꾼들의 농담도 끊이지 않는다. ‘클로드’ 운전사들에게는 "내 수영장에 버터를 가득 채워놓을테니 한번 들리세요"라고 말한다. ‘지포’ 자동차를 운전하는 데이브 머레이는 "거의 모든 경우 사람들은 불 좀 빌려달라고 한다"고 말한다.
반대로 운전자들이 농담을 걸기도 한다. ‘위너모빌’ 운전사들은 교차로에서 창을 열고 다른 운전자들에게 "머스터드가 있느냐"고 물으며 또 자동차 라디에이터 그릴로 모터 달린 혀가 들락날락하는 ‘미우믹스’ 고양이 차는 드라이브-스루 식당에서 밀크세이크를 주문한다.
제품모형 자동차를 운영하는데 가장 큰 위험은 접촉사고일 것이다. 허시의 키스 자동차는 6번 정도 받혔다. 보행자들도 초컬릿에 포장지가 진짜인지 확인하기 위해 자꾸 이 자동차를 찔러보고 벗겨본다. 급유도 문제다. 어떤 때는 기름을 넣는데 한시간씩 걸리기도 한다. 탱크가 커서 그런 것이 아니라 차를 주차하면 사람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차를 세우는 것 자체가 이벤트다.
하지만 지포 자동차는 아가씨들을 자석처럼 끌어들인다고 머레이는 말한다. 다른 운전사들도 지포자동차 운전이 "일을 마치고 데이트를 청하는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보너스는 이런 유쾌한 자동차를 보고 밝아지는 많은 얼굴들을 보는 것이다.
운전자들은 유명인사처럼 느끼기도 한다. 사람들은 손을 흔들고 경적을 울리며 반갑게 인사하고 심지어 식당에 들어갈 때는 박수도 보낸다.
제품모형 자동차의 팬은 많다. ‘카 & 드라이버’ 잡지의 댄 닐은 "이 차들은 자동차에 관한 미국의 정열과 뻔뻔스런 상업주의를 아름답게 조합했다"고 평했다. 또 광고주들에게는 TV, 라디오, 인터넷, 인쇄 등 광고의 홍수에서 벗어날 방편이기도 하다.
그런데 문제는 제품모형 자동차가 너무 많아져 자기들끼리 교통혼잡을 빚을 정도라는 점. ‘프로모’ 잡지 편집장 피터 브린은 "사람들이 이런 차를 하루에 두 대씩 보게되면 관심은 식게 마련"이라고 했다.
제품모형 자동차 역사제품모형 자동차의 역사를 캐기는 간단치 않으나 현대에 이르러서는 1918년에 나온 ‘페포민트 라이프세이버’ 트럭이 개척자중 하나다. 이어 ‘일렉트롤럭스’ 진공청소기, ‘하인츠’ 피클과 대형 V-8 주스 깡통모양 자동차가 등장했는데 가장 장수한 것은 1936년에 등장해 1977년까지 전국을 누비던 ‘오스카 마이어’의 소시지 모양 자동차다.
이후 창고에 처박혀있던 ‘위너모빌’은 50주년 기념으로 1986년에 잠시 다시 등장했는데 하도 대중들의 반응이 좋아 오스카마이어사는 새 모델을 제작했다. 핫독 14만개의 무게에 GPS 시스템, 고명 색깔의 의자와 오스카마이어 선전노래를 21가지로 변형시켜 틀어대는 사운드시스템, 옆에 지나가는 차들에게 메시지를 방송하는 AM 라디오 트랜스미터등을 장착한 이 차는 인디 500 트랙에서 시속 100마일을 기록했다.
’위너모빌’이 처음 나왔을 때만 해도 경쟁이 별로 없었으나 1996년에 ‘지포’, 1년후에 ‘키스모빌’이 속속 등장, 현재 14대의 ‘위너모빌’, 3대의 ‘키스모빌’ 외에 ‘미유믹스’ 2대, 호텔방을 유리 상자 속에 집어 넣은 ‘라킨타인’, 여러대의 할리 데이빗슨 오토바이, 폭스바겐 비틀을 개조한 BTI 전화 외에 3월부터는 대형 ‘스팸’도 등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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