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빗 이
나는 최근 연방형무소에서 서른한살 생일을 맞았다. 그것은 또한 감옥에서 맞는 일곱 번째 생일 이었으며 일곱 번째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그리고 새해맞이였다.
내 인생을 되돌아보면 뉴욕에서 자라며 겪었던 모든 기쁨, 아픔, 고통들이 생각난다. 또한 나와 이런 경험들을 함께 나누었던 한인은 물론 세계 각지의 다른 나라에서 온 청소년들도 기억하게 된다.
많은 한인 청소년들이 가정과 학교에서, 친구들사이에서 비슷한 어려움들을 당하고 있으나 이것은 또한 모든 인종의 청소년들사이에 존재하는 문제들이기도 하다.
내가 뉴욕에서 “갱단 생활"을 함으로써 죽게되거나 감옥생활을 겪을 가능성이 있었는데 다행히 감옥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총으로 살았던 사람은 총으로 죽는다"라는 말이 있듯이 나는 여러차례 총격을 받고 죽음을 면했으며 거의 죽을 뻔 한 것도 여러번이었다.
죽음은 사람들이 항상 두려워하는 것으로 그것은 자신들이 이 세상에 너무 속해있거나 또는 죽음 이후 무엇이 있을지가 무섭기 때문이다. 영원토록 지옥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무시해버리거나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한다.
죽음은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것이며 우리는 가까운 미래에 또는 먼 훗날 반드시 이것을 겪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 부주의한 행동이나 지나친 음주, 마약복용, 자살 또는 죽음의 기회를 증가시키는 환경속에 있음으로써 죽음을 자초하기도 한다. 그리고 사고나 다른 사람의 행동에 의해, 또는 치명적인 질환이나 자연적으로 사망하게도 된다.
그 어떤 경우든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겪는 것은 항상 고통스럽고 감당하기 어렵다. 그리고 우리는 이 세상에 빈 손으로 왔다가 어느날 빈 손으로 간다는 것을 이해해야만 한다. 친구들, 좋아했던 사람들을 잃었던 나는 그들이 무덤에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음을 목격했던 것이다.
누군가를 잃어버렸던 내 첫 경험은 할아버지와 삼촌의 죽음이었다. 그러나 그 당시 나는 너무 어려서 별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또한 실제로 그들을 잘 알지도 못했었다.
내가 죽음의 현실을 처음 깨달았던 것은 13년전 시카고 여행에서 돌아왔던 어느 여름, 두 친구를 잃었을 때였다. 한명은 린다라는 이름을 가진 16세 한인 소녀였다. 그녀는 뉴욕 엘름허스트에 있던 집에서 칼에 찔려 죽은 채 발견됐다.
린다는 뉴욕시에서 가장 우수한 공립고교의 하나인 스타이브센트고교 학생이었다. 지적이고 아름답고 외향적이며 꽤 친절했으나 갱단원 친구를 둔 탓에 죽게 된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 다음은 18세의 파라과이출신의 친구, 마리오였다. 그는 자신이 체포되었던 것에 대해 부모가 화를 내자 집 차고에서 자동차가 내뿜는 일산화탄소를 마시고 죽었다.
마리오는 옛 여자친구와 싸운 후 자신의 소지품을 가지러 그녀 집에 침입해들어갔다. 그 여자친구는 경찰을 불러 그가 침입해들어왔다고 혐의를 씌웠고 경찰은 그를 체포했다.
마리오가 자살했던 그날, 우리집에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나를 찾았다는 것을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 그러나 나는 그때 시카고에 있었다. 만약 내가 뉴욕에 있었더라면 그의 자살을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질문을 오늘날까지도 자신에게 던지게 된다.
몇 년후, 뉴욕에서 악명높은 차이나타운 스트릿갱에 가담하게 되었을 때 나는 갱단원이었던 중국인 친구 세명을 잃었다. 우리가 펠 스트릿을 거닐 때 길건너편 건물에서 라이벌 갱이 쏜 총에 맞았던 제임스는 열아홉살에 불과했다.
제임스가 죽기 한시간전, 펠 스트릿 코너에서 중국인 점장이에게 그의 운수를 보게했다. 점장이는 제임스에게 서른살에 될 때까지 죽을 뻔하는 경험을 여러번 겪을 것이며 그것을 모두 이겨낸다면 오래 살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10년간 조심하라고 그에게 말해주었다. 비록 개인적으로는 점장이를 믿지 않지만 제임스의 불운이 그날 닥친 것은 그가 갱으로 살기를 선택했기 때문이었다고 나는 믿는다.
차이나타운에서 있었던 대낮 갱총격전에서 윌리가 총에 맞았을 때 그는 20대초반에 불과했다. 친구 갱단원들이 그에게 학교에 가거나 일을 하라고 권했지만 그는 갱으로서의 삶을 택했고 그렇게 어린 나이에 생을 마감한 것이다.
플러싱의 아파트에서 한인 여자친구와 함께 죽은 채 발견됐을 때 존은 조금 더 나이가 많아 30대에 가까웠다. 사람들은 그 사건이 살인이거나 연인들끼리 다툰 후의 자살일 것으로 추측하지만 나는 단지 하나님만 알고 있을 것이라 추측한다.
존은 ‘용의 해’, ‘차이나 걸’, ‘집게’ 등의 유명한 몇몇 갱영화에 출연한 바 있으며 배우가 될 가능성이 있었다. 나도 개인적으로 그에게 갱 생활을 그만두고 배우의 길을 추구해보라고 말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는 듣지 않았고 살인범으로 수색되다 결국 죽고 말았다.
마지막으로 친구를 잃은 체험은 24살난 필리피노인 그렉이라는 갱단 친구이다. 그는 라이벌 갱단원들을 죽인 후 뉴욕주 법원에서 1급살인혐의로 25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었다.
몇 년후 그는 연방법원에서 R.I.C.O. (공갈협박 범죄단체)에 가담한 것으로 유죄선고를 받았는데 내가 연방감옥생활을 하고 있는 것도 역시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형량선고를 기다리며 맨해튼의 연방교정센터에 있으면서 연방검사에 의해 엄격한 제한조치를 받았는데 그것은 누구나 힘겨운 일이었다. 그 무렵 아내가 그를 떠나려한다는 걸 알게 되어 그는 참혹한 자살을 저질렀다.
그 몇 년동안 나는 가족의 가까운 친구들과 내 친구 가족들의 죽음을 보면서 역시 죽음에 눈을 뜨게 되었다. 그렇지만 나이어린 친구들의 죽음이 내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고 오늘까지 내가 살아있음을 하나님께 매일 감사드리게 한다.
나이 어린 친구를 그렇게 많이 잃어버리고 젊은 나이에 장례식에 그렇게 많이 참석하고 나면 죽음이 진짜이며 어느 한 순간 어떤 일이든 사람에게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매일을 마지막 날, 또는 최후의 순간을 사는 것처럼 살아야만 하며 나중에 후회할 일을 결코 하지 말고 그
전에 하나님,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우리자신들에게 말하거나 행할 것을 진정으로 생각해보아야 한다.
많은 한국인들과 다른 이민자들이 아메리칸드림을 이루기 위해 오고 있으나 사랑하는 사람 가족이 죽거나 감옥에 가든지 또는 그들 인생을 파괴하게 되면 그 꿈은 악몽이 되고 만다.
아메리칸 드림을 이루기 위해 장시간 분투 일하는 부모들이 험난한 세상에서 자라는 자녀들에게 귀기울이고 이끌어줄 시간이 충분치 않는 그런 경우를 한인 커뮤니티에서 수없이 많이 보아왔다.
그들이 좋은 집과 좋은 차, 가족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사기 위해 열심히 일한 후 나중에 새 집에 돌아왔을 때 가족이 파괴되었거나 깨져서 가족없는 빈 집만 발견하게 된다.
이것을 관찰하면서 나는 좋은 부모란 자녀들에게 일생동안 단지 즐기기만 하고 죽을 때 가져가지 못하는 일시적 물건이나 이 세상에서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음을 알게 되었다. 그것보다는 하나님이라든지 가족, 그리고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 등, 더 중요한 것에 가치를 두도록 자녀를 가르치는 것을 의미한다.
모든 부모가 자녀에게 이런 것들을 가르쳐야만 하며 좋은 스승과 부모가 되기 위해 그들에게 귀기울이고 대화하는 게 결정적이며 더 중요하다.
이 감옥 벽뒤에 있는 나의 젊은 친구들의 불행한 운명과 내 과거를 회상해보면 하나님이 내게 더 좋은 인생관과 사망관을 주신 것을 감사하게 된다.
비록 내가 지금은 연방감옥에서 수감생활을 하고 있으나 사망한 내 친구들은 더 이상 말하지도 행하지도 못하는데 하나님이 내게 다시 삶을 살 제 2의 기회, 보다 더 많은 것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한다. 나 자신과 친구들 경험을 통해 이 모든 세월동안 알게 된 것을 다른 사람들이 깨닫도록 가르칠 신앙과 지혜, 지식, 그리고 경험을 내게 주신 것을 감사한다.
저 세상에 가 있는 내 친구들을 생각할때, 그들과 함께 경험했던 추억들이 아직도 내 마음과 가슴에 살아있다. 우리가 행한 모든 행위는 죽고난 후에조차 항상 결과가 따른다는 것을 배울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알려줄 것이다.
아메리칸드림을 성취하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부모들에게는 삶이 주어야 하는 더 좋은 것을 자녀에게 제공하는 것이 항상 좋다는 것을 환기시키고 싶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부모의 사랑과 시간, 인내, 이해와 지도를 가장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을 잊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조국인 한국에서 기대됐던 것과는 다른 문화 속에 지금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 커멘트가 있으신분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David Yi, #36535-054
P.O. Box 10, Lisbon, Ohio 44432.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