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제4대 세종(世宗) 임금이 1446년(세종 28) 9월에 제정 ·공포한 한국의 국자(國字), 또는 그것을 해설한 책의 이름이 훈민정음이다.
한글은 훈민정음(訓民正音)의 현대적 명칭이다. 한글은 ‘한(韓) 나라의 글’, ‘큰 글’, ‘세상에서 첫째 가는 글’이란 의미를 담고 있다. 훈민정음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의 뜻이며, ‘정음’은 ‘우리 나라 말을 정(正)히, 반드시 옳게 쓰는 글’임을 뜻한다. 훈민정음의 창제 동기와 목적은 세종대왕이 직접 서술한 훈민정음의 서문에 잘 나타나 있다.
“국어가 중국과 달라서 한자와 서로 통하지 아니하므로 일반 백성이 말하고자 하나 제 뜻을 능히 펴지 못할 자가 많은 지라, 내 이를 불쌍히 여겨 새로 28자를 만드나니 사람마다 쉽게 학습하여 일용(日用)에 편케 하고자 할 따름이다.”
즉, 한글의 창제 동기와 목적은 한국어와 문자가 일치하지 않는 데서 오는 여러 가지 모순과 불합리를 제거하자는 데 있다. 또한 모든 백성에게 문자 이용의 혜택을 균등하게 입게 하자는 데 있다. 그리고 선진문화 습득에 도움을 주자는 데 있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지구촌에 있는 5,000개 이상의 민족어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한글이 훼손되고 있다고 한다. 방송, 비디오, 매스미디어와 인터넷에서는 한글의 본뜻과 달리하는 언어오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특히 비속어, 외래어 등 한글 오용사례는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에 이르고 있다. 이런 현상은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한인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민 초기 한 때 한인학부모들이 자녀들의 영어 교육에 지장이 된다고 한글교육을 등한시 한 적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글을 가르치는 부모들이 급증하고 있다. 세계화 속에서 이중언어의 필요성과 대학진학과 직결되는 SAT II 외국어 시험에 한국어가 채택되는 등 한글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기 때문. 또한 미국의 유수대학들이 앞다투어 한국어 학과를 신설하는 사회적 현상도 한 몫하고 있다.
그러나 한인사회에서 올바른 한글교육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넷 사용인구의 급증으로 실생활과 온라인 상 언어의 괴리로 한글 왜곡이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는 것. 아직 보편화한 현상은 아니지만 인터넷 채팅을 통해 자기들끼리 쓰는 잘못된 용어를 맞는 줄 알고 사용하는 학생들도 의외로 많다고 한다. 또한 인터넷 언어로 자리잡고 있는 신세대들의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하는 현실 때문에 자기들끼리 사용하는 언어습득에 열을 올리는 현상이 올바른 한글교육을 저해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
심지어는 한인 학부모들 사이에는 한글 맞춤법 경시풍조마저 일고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들려오고 있다. 무엇보다도 민족어로 한글교육을 중요시하는 한인 학부모들의 이중적 태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들은 한글 틀리는 것은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도 간혹 영어단어의 스펠링 하나만 틀려도 큰일난 것처럼 반응하고 있다는 것. 이런 현상으로 한글을 처음 깨우치는 한인 학생들이 부정확한 맞춤법에 그대로 적응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언어적 혼란을 겪고 있다.
유네스코(UNESCO) 연감에는 현재 지구상에 5,000개 이상의 민족어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최근 힘센 외래어나 다른 민족어간의 혼성어로 해마다 20~30개의 민족어가 대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언어 중 2,500개 이상이 사용자가 1,000명에도 미치지 않는다. 이중 553개는 사용자가 100명도 안돼 곧 지구상에서 사라지며 100년 후에는 전세계 언어의 약 90%가 소멸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글 학자들은 “실생활의 언어사용 과정에서 잘못 굳어진 경우는 더욱 고치기 힘들다. 언어의 혼란은 정상적 사회질서의 붕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인터넷이 쏟아놓는 언어오염과 그를 쫓고있는 청소년들의 욕구 등으로 인해 한인사회에서 훼손되고 있는 한글,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한글을 바르고 곱게 사용하도록 우리 모두 마음다짐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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