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메리칸, TWA 인수로 국제항로 대량 확보
아메리칸 에어라인(AA)의 TWA 인수계획에 따라 세계항공업계에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TWA 인수를 계기로 아시아, 유럽, 북아프리카에 걸쳐 60여개 이상의 국제선 노선에 새로 취항할 수 있는 정부인가 항공권을 획득하게 된다.
TWA의 광범위한 노선들은 한때, 국제 항공업계의 선두권을 유지했던 TWA의 전성기의 유산이다. 그러나, 이들 노선들 중 상당수는 그동안 사용되지 않았었다.
TWA는 전성기 시절인 50년대와 60년대에 전세계 거의 모든 주요도시에 대한 취항권을 취득했다.
당시만 해도, 항공업계의 최우선 관심사는 가능한 많은 도시들에 대한 취항권을 획득하는 것이었다. 실제로, TWA는 모스크바, 베트남의 하노이 및 인도의 주요 도시들, 그리고 중동국가들에 대한 취항권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다.
TWA가 많은 노선들에 대한 취항을 포기한 것은 경영부실 때문이었다.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일부 노선들에 대해서는 취항을 해보지도 못했다. 따라서, 항공업계는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한 때 황금노선이던 TWA의 일부 노선을 고수할 것인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실, 80년대까지만 해도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해외노선을 보유하지 못한 국내 항공사에 불과했다. 그러나,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꾸준히 자체 국제노선망을 확충하는 한편, 타 항공사들과 제휴망을 넓혀왔다.
업계에서는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TWA의 항공망을 유지는 할지라도, 활성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 아메리칸 에어라인의 대표이사 도널드 카티는 TWA 인수의향을 처음 표명했던 기자회견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TWA의 중동노선에만 신규 취항할 예정이다"
오늘날에는 어떤 항공사가 국제항공사가 되기 위해, 해외의 모든 도시에 직접 취항할 필요성이 없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해외 70여개 도시에만 직접 취항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브리티시 에어웨이스나 캐세이 퍼시픽 같은 파트너들을 통해, 전세계 500개 이상의 도시에 간접 취항해 왔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뉴욕 및 세인트루이스와 연결된 TWA 노선들을 자사의 시카고 오헤어 공항이나 댈러스 포트워스 공항, 또는 마이애미 공항 같은 기존 항공망에 편입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최종결정은 아직 내려진 바 없다.
TWA는 뉴욕과 중동지역 이스라엘의 텔아비브 및 이집트의 카이로를 연결하는 직항로도 운영해 왔다. 이 가운데 카이로 직항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까지 연결된다. TWA는 또, 세인트루이스와 프랑스 파리 및 영국 런던 항로, 그리고 뉴욕 JFK공항과 파리를 잇는 항로도 운영해 왔다. TWA는 지난 10년간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려 왔다. 급기야 TWA는 지난 1월 중순, 뉴욕과 이탈리아의 밀란 및 포르투갈의 리스본 항로를 폐쇄했다. 이 밖에도, TWA는 지난 10년간 로마, 아테네, 마드리드 및 바르셀로나를 포함한 많은 주요 도시들로 통하는 노선들을폐쇄시켜 왔다.
그러나, 이러한 루트들은 아메리칸 에어라인이 투자한 5억달러규모의 매입협상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이 계약에는 항공노선 외에도 TWA의 미국내 자산들, 즉 항공기와 공항, 그리고 유지설비들도 포함되어 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이미 지난 91년, 4억 4,500만달러를 투입, TWA로부터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 연결되는 3개 노선을 매입한 바 있다. 히드로 노선은 항공업계 최고의 황금노선으로 꼽힌다.
TWA의 국제항공망은 한때 업계부동의 선두주자 팬암을 위협했을 정도였다.
70년대 TWA의 대서양 항공망은 팬암보다 다 많은 승객들을 실어 날랐다. 특히, 70년대 초반에는 자사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세계일주 항공노선을 운용하기도 했다. 이 노선은 뉴욕을 출발하여 인도의 봄베이, 홍콩, 괌, 호눌룰루, 그리고 LA를 거쳐 다시 뉴욕으로 복귀하는 루트였다.
정부간 항공협약에 따라 런던 히드로 공항으로 취항할 수 있는 미국 항공사는 아메리칸 에어라인 이외에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유일하다. 유나이티드는 팬암으로부터 정부인가 히드로 공항 취항권을 취득했다.
현재, 미국과 영국 정부간에는 타항공사들의 히드로 공항 취항문호를 넓히려는 항공노선 개방협상이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협상의 타결전망은 매우 불투명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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