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앤젤레스 부자 데니스 티토, 2,000만달러 내
데니스 티토는 자신이 테스트파일럿이 아님을 인정한다. 60세의 홀쭉하고 머리가 벗겨진 티토는 평생을 책상에서 보낸 투자 펀드 매니저로 냉전시대에 대규모 우주경쟁 하에 로켓을 타고 우주로 날아간 사람들과는 전혀 닮은 데가 없다.
그러나 한때는 자부심이 넘쳤으나 이제 자금난에 허덕이는 우주 프로그램을 살리기에 절박한 러시아인들에게 티토는 가장 적합한 것을 지니고 있다. 바로 2,000만달러의 돈이다. 정부가 지난주 서명한 계약서에 따라 모든 것이 실행된다면 평생 로스앤젤레스에서 별을 바라다만 본 티토는 사상최초의 우주 관광객이 돼 우주복을 입고 소유즈 우주선에 탑승, 새로 건설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까지 250마일을 날 것이다. 현재 모스크바에서 오는 4월로 예정된 우주 여행에 동반할 비행사와 함께 훈련중인 티토는 "아마 모든 모험을 압도할 경험이 될 것"이라며 "지구를 떠나서 되돌아보는 일에는 영적인 측면이 있다. 지구에 60년이나 살았으니 이제 멀리서 바라볼 때도 됐다"고 말한다.
이제까지 정치가, 과학자, 교사, 저널리스트 등 적지않은 민간인들이 우주여행에 참여했지만 자기 돈을 내고 간 사람은 아직 없었다. 1991년 소련 붕괴이래 경제규모가 절반으로 축소된 러시아는 심지어 한때 미국을 압도했었던 우주 프로그램조차도 운영하기 어려워 최고가로 서비스를 판매하기를 열망하고 있다. 티토는 "미국인들은 돈이 필요 없으므로 NASA에 2,000만달러를 준다고 해도 대수롭지 않아하지만 러시아에는 큰 돈이다"라고 말하는다. 티토가 지불하는 돈은 러시아의 올 우주개발예산 1억4,500만달러중 거의 7분의 1에 해당한다.
좋고 싫고를 떠나 NASA도 이 일에 연결돼 있다. 원래 티토와 러시아간 계약에 따르면 러시아의 오래된 우주 정거장 ‘미르(Mir)’로 갈 예정이었지만 이제 고물이 된 미르는 다음달 폭파가 예정됐기 때문에 티토는 러시아가 미국및 기타 6개국과 함께 건설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로 보내기로 한 것이다.
휴스턴의 ‘존슨우주센터’ 관계자들은 우주선 발사대가 휴가 출발지가 되는 것을 달가와하지 않는 표정이다. 대니얼 S. 골딘 NASA국장이 몇달전 소유즈 우주선의 자리는 훈련받은 우주 비행사를 위한 것이지 돈많은 구경꾼의 것은 아니라고 분노한 바 있지만 NASA 대변인 데브라 란은 "우리는 소유즈에 민간인이 탑승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반대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번 달 회의에서 러시아로부터 이 일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우주 비행사로 최초로 미르를 방문했던 미국인인 놈 타가드는 이같은 염려를 초기 비행사들이 영업용 비행기의 출범에 대해 느낀 것과 비교했다.
러시아 우주당국은 자금조달 앞에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는다. NASA도 타가드 같은 우주비행사를 보내는데 4억달러를 지불했으며 러시아는 독일, 일본과 다른 나라에도 자리를 대여했다. 약 1,200만달러를 받고 일본 TV리포터를 싣고 간 적도 있고 100만달러를 받고 우주 비행사로 하여금 펩시로고가 그려진 거대한 나이론과 알루미늄제 ‘소다 캔’을 펼쳐 들게 한 적도 있다.
러시아 관계자들은 티토에 대한 흥미를 위장하려는 노력조차 않는다. 우주국 대변인 세르게이 고르누노프는 "이 거래는 우리에게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이며 NASA 측에도 유익하다. 러시아가 공동 프로젝트에서 자신의 몫을 더 빨리 성취할 자금을 확보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티토가 우주에 매혹된 것은 17세때 스푸트니크호의 발사를 본 덕분이므로 처음부터 러시아의 공이었다. 티토는 JPL에 항공엔지니어로 취직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다. 곧 JPL을 떠나 설립한 투자 회사, ‘윌셔 어소시에이츠’는 40세도 되기 전에 그에게 첫 100만달러를 안겨줬고 널리 알려진 주가지수 ‘윌셔 5,000’을 개발한 곳이다. 5,000억 달러의 자산을 주무르는 이 회사는 미국내 가장 큰 독립 투자 경영회사의 하나다. 티토의 개인자산은 약 20억달러로 추정되며 로스앤젤레스를 굽어보는 9에이커의 부지에 수영장, 게스트 하우스, 러닝 트랙과 8대 차고를 지닌 3만평방피트짜리 대저택에 살고 있다.
이탈리아 이민자의 아들인 티토는 건조하고 유머와는 거리가 멀며 모험을 감행하는 괴짜라기 보다는 침착한 편이다. 티토의 아들 26세의 마이클은 "아버지는 모험이나 스릴을 찾는 사람이 아니다. 대개 매우 보수적이다. 양복에 흰 셔츠만 입는다"고 아버지를 묘사했다.
모스크바에서 티토는 러시아의 유명한 ‘스타 시티’ 훈련 시설내 열악한 기숙사에 머물며 강의와 시뮬레이터 훈련을 받는다. 달리기로 단련된 키 5피트 5인치, 체중 140파운드의 강단있는 티토는 작년 3개월의 훈련기간 동안 아무 문제도 없었으며 올해 계속될 3개월의 훈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