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A 필름 & TV 아카이브는 15일~3월4일 ‘소련으로 돌아가다: 60년대의 소비엣시네마’라는 제목으로 소련영화 시리즈를 진행한다.

소련 영화계의 가장 눈부신 활동기는 20년대와 60년대였다(넓게 말해 50년대 말-70년대 초). 20년대에는 아이젠스타인, 푸도브킨 및 도브젠코 같은 혁명적인 기수들이 출현, 여러 가지 면에서 혁신적이요 획기적인 영화예술을 창조했다.

60년대의 소련 영화계는 프랑스의 누벨바그와 신생하는 동구 및 라틴아메리카 영화에 대한 관심 때문에 거의 언급되고 있지 않으나 이 때야말로 소련 영화계의 중흥기였다. 60년대의 절반은 흐루시초프의 문화정책에 대한 해빙과 해외의 영화기술 발전에 영향을 받아 신세대 영화인들이 태동했다.

이들은 20년대의 문화적 풍토를 밑거름으로 새롭고 혁명적인 사회에 부합하는 영화들을 만들었다. 그들이 만든 영화들은 과거 모범적 영웅과 도덕적 훈계를 찬양한 사회주의적 리얼리즘을 지양한 것들이었다. 그들은 카메라를 자신과 자신들의 동시대인들에게 돌리고 소련의 삶과 사회에 대해 가급적 정직하게 탐구하고 묘사하려고 애썼다.

흐루시초프가 실권하고 브레즈네프가 집권한 뒤에도 60년대의 소련 영화는 표현과 비판의 한계에 대한 피뢰침 구실을 했다. 이번 시리즈에는 타르코프스키, 콘찰로프스키, 쿠치에프 등의 주요 작품과 함께 소련 공화국이었던 조지아와 아르메니아의 영화들도 선보인다.

◇15일(하오 7시30분)▲‘나는 스무살’(I Am Twenty·64)-스탈린 사후 모스크바에서 전쟁이 남긴 상처들에 대처하는 세 명의 젊은이들의 삶을 그렸다. 3시간짜리 대하 도시 현대드라마로 흐루시초프가 영화 초판을 보고 악평을 해 제목을 바꾸고 많은 장면을 재 촬영해야 했다. 말렌 쿠치에프 감독.

◇17일(하오 7시30분)▲‘학들의 비상’(The Cranes Are Flying·57)-2차대전을 배경으로 엮어진 비극적인 사랑의 멜로드라마. 와이드 앵글로 찍은 촬영이 눈부신 명작이다. 미하일 칼라토조프 감독. ▲‘보내지 않은 편지’(The Letter Never Sent·59)-다이아몬드를 찾아 시베리아를 횡단하는 지적 탐사팀의 어려움을 그린 실화. 칼라토조프 감독.

◇18일(하오 7시)▲‘안드레이 루블레프’(Andrei Rublev·66)-15세기의 성상화가인 승려의 삶을 그의 신앙과 예술적 이상 및 양심이 겪는 고통을 통해 무게 있게 다룬 자전적 드라마. 전후 소련 영화의 최고 걸작중 하나로 상영시간 185분.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

◇25일(하오 7시)▲‘아시야의 행복’(Asya’s Happiness·67)-집단농장에 사는 젊고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자가 연인의 아기를 임신하면서 주위의 비난을 받는다. 아시야는 애인이 결혼을 원치 않지만 아기를 가졌다는 기쁨에 젖어 산다. 종교적 문제를 다뤄 21년간 상영 금지됐었다. 대부분 비배우들이 출연. 안드레이 콘찰로프스키 감독. ▲‘데뷰’(Debut·70)-연기경험이 별로 없는 평범하게 생긴 순진한 공장 여직원이 영화 ‘잔 다크’의 주인공으로 발탁된다. 베니스 영화제 은사자상 수상. 글레프 판필로프 감독.
◇27일(하오 7시30분)▲‘석류의 색깔’(The Color of Pomegranate·69)-18세기 아르메니안 시인 사야트 노바의 자전적 영화. 아르메니안 미술과 예술에 바치는 초현실적 헌사로 영상미가 육감적이다. 세르게이 파라자노프 감독. ▲‘첫 선생님’(The First Teacher·65)-20년대 소련의 아시아 지방의 작은 마을에 학교를 세우려는 공산주의자 선생님이 금지된 사랑에 빠진다. 콘찰로프스키 감독의 데뷰작.

◇3월4일(하오7시)▲‘불 속에는 나아갈 길이 없다’(No Ford in the Fire·67)-10월혁명 후 짧은 기간에 직접적이요 강렬한 작품을 그렸던 시골 처녀의 이야기를 에피소드식으로 다룬 멜로물. 소련 최고의 여배우였던 인나 추리코바 주연. 판필로프 감독. ▲‘한 해의 9일간’(Nine Days of One Year·61)-하나는 아이로닉하고 세속적이며 다른 하나는 광적인 공산주의자인 두 핵물리학자가 가공할 발견을 눈앞에 두고 양심의 갈등을 일으킨다. 미아힐 롬 감독.

제임스 브리지스 극장(선셋과 힐가드 인근). 입장료 6달러. 주차는 Lot3. (주차료 6달러). (310)206-8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