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스 스미스는 울음을 터트리며 몸을 떨었다.
“너무 슬프고 외로워요." 라고 그녀는 눈물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너무 불안하고, 보호받지 못하는 것 같이 느껴져요. 마치 두 살난 아이가 벌거벗은 채 해변가에서 누군가가 와서 도와주기를 기다리는 심정이예요. 남편이 내곁에 있을 때도 나는 항상 혼자라는 느낌이에요. 너무나 외로워요."
울음소리는 점점 커져 마침내 흐느낌을 멈출 수 없었다. 그녀 남편과 내가 조용히 앉아있는 동안 그녀의 몸은 마치 나뭇잎처럼 떨렸다. 그녀의 엄청난 심적 고통을 감지하며 그녀에게 티슈를 건네주었다. 동시에 남편 스미스씨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그는 얼어붙은 듯이 의자에 앉아있었다.
“아마도 명절 때라 향수에 젖었는지도 모르겠어요."라며 미세스 스미스는 계속했다. “어머니를 무척 그리워했는지도 모르죠. 아무것도 더 이상 모르겠어요.
새해 첫날, 마치 손님이 우리집에 오는 것처럼 밥을 지었어요. 남편은 내가 왜 그랬는지 이해하지 못했어요."
스미스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채 아리송하다는 얼굴 표정으로 의자에 조용히 앉아있었다.
이 부부는 스미스씨가 한국에 군인으로 갔을 때인 30년전에 만나 결혼했다. 비록 그들이 “관계개선”을 위해 나를 보러온 건 아니었으나 부부공동치료보다는 개별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였다.
그녀는 무척 우울했고 남편은 놀라고 두려워하는 상태였다.
“처음에 그는 내가 마치 여왕인 것처럼 대했어요."라고 그녀가 말했다. “언제부터였는가 기억나지 않지만 그가 나를 전같이 대하지 않음을 알게 되었어요." 미세스 스미스는 깊은 생각을 내놓았다.
“그건 주목할만 한데요. 미스터 스미스,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어요. 이런 말을 하는 여성을 많이 보지 못했어요. 미세스 스미스를 여왕처럼 다루었다 말이지요." 스미스씨가 이야기하길 촉구하며 내가 말했다.
얼굴을 조금 찡그리며 미스터 스미스가 침묵을 깨트렸다. “모르겠어요. 그녀가 그렇게 느끼도록 내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 추측컨대 그게 나를 떠났어요."라고 그가 말했다.
“아내가 당신옆에 앉아있으면서도 외롭다고 느끼는 걸 아세요?"라고 내가 다시 물었다.
“그녀보다 내게 문제가 더 많아요. 집에서는 아내가 요구하고 직장에서는 상사가 요구해 스트레스가 많아요. 나 자신 문제만으로도 충분해요."라고 더 많이 털어놓았다.
고통과 갈등들을 털어놓도록 그들을 격려했다. 그리고 서로 상대방에게 귀기울이라고 요청했다.
“우리는 오랜동안 이런 식으로 대화하지 않았어요."라고 스미스씨가 말했다.
“힘든 하루를 끝내고 집에 오면 아내는 바가지긁기 시작했어요. 판에 박힌 것을 알기에 내 귀를 닫아버리지요."
“스미스씨, 아내가 울 때 어떻게 하실건지 궁금합니다."라고 면담이 끝날 무렵에 그에게 물었다.
“그녀를 끌어안고 달래주지요."라고 대답했다.
“스미스씨, 오늘 면담 시작 때 아내가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데도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무엇때문인지 말해주시겠어요?"라고 그에게 물었다.
“글쎄, 한동안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라고 그는 대답했다. “더 나아질 거라는 희망도 떠나버린 것으로 생각됩니다."
“말씀하신 것을 지금 실천해보시겠어요."라고 그에게 제안했다.
그들은 서로 껴안았다.
결혼은 끊임없는 성장과 용납하려는 개방심, 갈등을 피하지 않고 해결하려는 긍정적 태도가 요구되는 예술작업의 하나다. 상대방의 어려움과 고통을 인정하는 것이 마음을 여는 첫 단계이며, 공동으로 노력하려는 긍정적 태도를 기르는 게 그 다음이다.
서로에게 털어놓고 귀기울임으로써 오해에서 비롯되는 불필요하고 건강하지 못한 긴장을 떨쳐버릴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우리를 해방시키는 내면의 힘을 모르게 된다. 마찬가지로, 부부가 수많은 일상생활의 문제들로 엉켜있을 때는 그들을 해방시켜주는 힘이 그들 사이에 있음을 알지 못하게 된다.
스미스씨 부부는 그들 안에 있는 힘을 깨닫지 못했다. 그렇지 않다면 결혼생활이 30년간 지속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어려운 시기에 아마도 그들은 서로에게서 관심과 애정 표시를 찾아야 했을 것이다.
슬픔과 고통으로 가득찬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이 우리를 옭아매는 어두운 감정을 분산시키는 방법이 된다. 서로에게 귀기울이는 것은 스미스씨가 그랬듯이 “더 나아지려는 희망"의 신호다.
우리의 마음이 평온하고 투명할 때는 감당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을 치유하는 힘이 우리에게 있음을 알아차릴 수 있다. 이러한 개방심과 명료함을 자각함으로써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용서의 선물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상대방의 약함을 받아들이는 통찰력있는 자세가 결혼생활을 강하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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