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직한 어느 교수님의 말씀에 의하면 한국사람은 1년에 평균 60장의 글을 읽고 일본사람은 3,000장을 읽는다고 하며 한국인과 일본인의 독서량 또는 지식 수준은 60 대 3000이라는 글을 써서 어느 회보지에 발표한 일이 있다. 발행한 회보지를 받아본 즉 60 대 3000이 60 대 300으로 둔갑하였다. 편집상의 오자의 착오라고 생각했지만 한국인의 긍지를 위해서 편집자가 인위적으로 3000을 300으로 줄여놓은 것 같은 석연치 않은 느낌을 갖게 되었었다.
순(舜)임금이 우(禹)에게 왕위를 물려주면서 당부한 말이 서경(classic of history)에 기록되어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는데... “옛날에 근거를 두지 않은 말을 들어서도 안되고 여러 사람들과 의논하지 않은 계획을 실행해서도 안된다. 입에서 나오는 말에 따라 좋은 일 그른 일이 생기므로 말을 함에 극히 조심해야 한다”라고 하였다. 나이를 먹으면서 내 자신의 인생의 실패감을 시대사조의 흐름에 비교해서 글을 써보고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말을 하는 것 보다 더 조심하여야 하며 가능한한 통계적인 자료를 중심으로 해서 문제점을 합리적인 방안 내에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며 다른 사람은 다른 방향으로 볼 수도 있는 것이다.
한국신문에 쉽게 볼 수 있는 글의 주제들은 권선징악으로 훈계하며 꼬집는 내용과 글과 성경을 위주로 한 종교컬럼은 해변가에 모래 수 보다 더 많은 것 같다.
우리 조상들은 선례라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그로 인해서 공리(空理)와 공론(空論)으로 人義와 禮樂에만 열중하였다. 반면에 유교의 근본정신인 利用과 厚生에는 소월히 하였다. 권선징악과 신앙 말씀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기술문명과 사회변천을 고려하지 않고 인의와 예악에만 열중했던 우리 선조님처럼 집착한다면 현대판의 空理空論이 되고 마는 것이다.
일요일 오후에 한국음식점에 가면 밥상에서 기도하는 소리를 많이 듣게 된다. 음식점은 공동사용 장소로서 기도하지 않는 사람들도 들어오는 곳이다. 하나님의 진리의 말씀이라고 해서 남의 신경을 자극하는 자기중심적인 자신만만한 신앙생활 방도는 남에게 실례를 가져오게 되며, 착실한 신앙인이라는 인상에 앞서 공석과 사석을 분간 못하는 경우라고 생각하게 된다.
순 임금과 우와의 대화에서 보면 정치의 목적은 백성의 생활을 안정하게 하는데 있으며 그 생활의 안정은 튼튼한 물질적인 기초 위에서 세워져야 한다고 하였다. 수(水) 화(火) 금(金) 목(木) 토(土) 그리고 곡식으로 백성들에게 물질적인 풍족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 이용과 후생인 것이며 아울러 교육으로 덕(德)을 바로잡아 만천하가 평화롭게 살아간다고 가르치셨다.
경제적 민주주의 사상의 극치가 서경(書經)에 기록되어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하였다. 권선징악을 주제로 하는 글을 서경에 인용해 보면 “...벌은 자손에게까지 미치는 일이 없도록 하시고 은상(恩賞)은 반드시 후대에까지 미치도록 하셔야 합니다. 과실에 의한 죄는 중죄라도 용서하시고 고의에 의한 죄는 가벼운 것이라도 내버려두지 마십시요. 벌의 경중을 정하기 어려울 때는 가벼운 쪽으로 취하시고, 상의 경중을 정하기 어려울 때는 무거운 쪽으로 취하십시요..” 리차드 윌헤름은 주역을 오래 전에 독일어로 번역했다.
그의 해석에 의하면 주역에서 점과 역(易)의 차이는 전자는 도덕적 가치관이 결여되어 있는 반면 후자는 미래를 예언하며 도덕적 윤리적으로 어떻게 행동하여야 한다는 공적 책임감을 수반하여야 한다고 하였다. 점을 친다는 것은 자신의 의혹을 끊기 위해서이지만 바른 일로서 길이 두 갈래 갈라져 있을 때 역(易)에 의해서 점을 치는 것인데 이런 경우에는 개인의 사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은 절대로 아닌 것이다.
바로 여기에 권선징악의 글과 신앙의 말씀이 서경과 주역의 심오한 동양사상과 합해서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겠다.
교육을 독일어로 받았고 불어권과 영어권 속에서 늙어가고 있는 나지만 옛 성현의 말씀이 내 가슴에 닿는 것은 피가 진하다는 것이 아니고 성경말씀도 우리 조상들의 가르침 속에 이미 존재하고 있다는 기쁨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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