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중인 이인제, 김덕룡 의원등 한국 중진 정치인들이 지난 주말 잇달아 한인 대상 행사를 열어 관심을 끌었다.
취임식 하루전인 19일 저녁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을 필두로 20일 김근태 최고위원, 한나라당의 김덕룡 의원, 박근혜 부총재는 21일 각각 환영회, 간담회 또는 지부 창립식 형식의 행사를 개최했다. 또 박상천 민주당 최고위원은 22일 저녁 간담회를 연다.
한인행사에서 이들 정치인들은 공통적으로,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정치와 경제문제에 대해 언급하고 미주동포에 특별한 관심이 있음을 내보이려했다.
차기 대선 주자군으로 분류되는 여야 정치인들의 한인행사 개최는 방미를 계기로 미주 동포들 사이에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고 지지세력을 심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러나 워싱턴에 체류중인 여야 중진중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와 이부영 한나라당 부총재, 정대철 민주 최고위원등은 별도의 한인행사를 갖지않고 개인 일정만 소화했다. 다만 이부영 부총재는 20일(일) 성 정 바오로 한인천주교회를 방문, 신자들과 미사를 함께 올리는 것으로 한인들과의 만남을 대신했다.
이인제 민주당 최고위원 환영회가 19일 저녁 타이슨스 코너의 더블트리 호텔에서 열렸다.
워싱턴 후원회(회장 오충렬)가 마련한 이날 환영행사에는 문흥택 워싱턴한인연합회장, 김태환 북버지니아한인회장을 비롯, 1백여명의 한인단체장들이 참석했으며 손병두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 부회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부인 김은숙씨와 함께 참석한 이 최고위원은 한국 정치상황과 경제, 남북문제, 그리고 해외동포들의 역할을 주제로 30분가까이 연설했으며 최근 자신이 내건 대동의 정치에 대해 소개하기도.
특히 동포들에 대해“지구촌 시대에는 한인들이 사는 곳은 어디나 우리나라란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고“모국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동포들이 적극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 최고위원은 행사가 끝난 후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었으며 99년말 워싱턴 체류중 얼굴을 익힌 인사들과는 특별한 친밀감을 표시하기도.
한편 DJP 공조복원을 계기로 관심을 끌었던 이 최고위원과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와의 회동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이 최고위원은 환영회가 끝난 직후 곧바로 김 명예총재가 묵고 있는 그랜드 하얏트호텔로 찾아가 기다렸으나 외출중인 김 명예총재가 돌아오지 않아 만남이 무산됐다.
“보다 더 큰 역할을 하기위해 준비중에 있다."
김근태 민주당 최고위원이 20일 오후 한성옥에서 열린 한인행사에서 다음 대선출마와 관련 자신의 심중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개혁진영의 수장인 김 최고위원은 이날 워싱턴 한인태권도사범협회가 마련한 환영회에서 이같이 밝히고 조만간 설립예정인 (가칭)한반도재단의 해외지부를 워싱턴에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 대선과정과 취임식을 지켜본 소감으로 말문을 연 김 최고위원은 또“한국의 민주주의는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강조하고“다만 타협하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한국 정치인들의 맹점을 꼬집었다.
한국 경제구조 개혁에 대한 미측의 오해를 시정하기위해 방미했다고 밝힌 김 최고위원은 전날 존스합킨스대에서 강연했으며 뉴욕에서의 일정을 마친 후 귀국한다.
이날 모임에는 박차석 팬암태권도연맹회장, 최복성 사범연맹 회장, 한광수 워싱턴협회장을 비롯한 태권도인들과 문흥택 한인연합회장, 김태환 북버지니아 한인회장등 40여명이 참석했다.
김덕룡 한나라당 의원이 회장으로 있는 21세기 국가경영연구회 워싱턴 지부가 21일 창립됐다.
이날 저녁 한성옥에서 열린 지부 창립대회에는 미 대통령 취임식 참석을 위해 방미중인 김덕룡 회장과 박명환 집행위원장(국회 외교통상위원장), 조웅규 상임이사등 본부 관계자들과 80여명의 한인들이 참석, 발족과정을 지켜봤다.
워싱턴 지부장에는 정세권 전 한인회장이 취임했으며 이사장에 김선학씨, 부회장 이영길, 이정화씨, 사무총장에 김동준씨가 각각 선임됐다.
김덕룡 회장은 격려사를 통해 “국민들이 희망과 애국심을 잃어가고 있다"고 한국정치 현실을 비판한 후“내년 대선을 앞두고 올해는 잘못된 정치의 틀과 판을 바꿔야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정치의 병폐를 지역대결 구도와 제왕적 1인지배 정당체제로 든 김 회장은“이러한 정치체제 때문에 국민에 충성하는 것이 아닌, 총재에 잘 보이려는 정치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개선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 회장은 또 해외동포를 포함한 7천만 한민족을 하나로 아우르는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내년도 국가예산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6년전 발족한 21세기 국가경영연구회는 김덕룡의원이 운영을 주도하고 있으며 정치인, 학자등이 대거 포함돼 있다.
이날 행사에는 한인사회에서 문흥택, 김태환, 고응표, 오석봉, 김성래 전현직 한인회장들과 서영석 전 LA한인회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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