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계송(세인트루이스 한겨레 저널, Beauty Times 발행ㅇ 및 편집인)
- 한국에서 미국 자동차 판매 부진의 이유가 무엇인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외국차를 사는 사람들은 당국으로부터 자금출처 규명을 위한 명목으로 세금조사를 당한다. 또 하나는 외국차를 구입하게 되면 이웃으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다.
- 어떻게 하면 그런 부정적인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가.
일본차의 미국시장 개척시 일본사람들이 했던 방식을 따르면 된다. 그들은 미국인 소비자들을 향해 이렇게 홍보했다. 요새 미국차가 어디에 있고 일본차가 어디에 있는가, 모두 여기 저기 다른 나라에서 부품을 들여다 조립하고 있지 않는가, 혼다 차도 미국에서 생산하고 있지 않나...
한국에서 우리는 이런 식의 홍보를 해야 한다. 의원님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상의 얘기는 최근 미국 의회 소속 일부 의원단이 한국을 방문하여 주한미국 상공회의소 직원들과 가진 간담회 석상에서 나눈 대화의 일부이다. 나는 의원단의 손님 한 사람으로 초청을 받아 그 자리에 참석하여 이런 얘기들을 나누는 모습을 목격했었는데 참으로 부러운 장면이었다.
무엇보다도 이들 의원단은 15시간 이상의 긴 비행으로 피곤할텐데도 한국에 도착하자 주한미국대사를 비롯한 주한미국상공회의소 간부들과 식사 모임을 갖고 한국의 정치 경제 상황에 대해 청취하는 것이었다. 그 다음날 역시 아침식사 시간에 그러한 모임은 계속되었다.
그들의 대화 내용은 일일이 소개할 입장이 아니기 때문에 밝힐 수는 없지만 한국의 정치, 경제, 군사, 사회, 문화 그리고 교육 부분까지 언급되었으며 모든 대화가 미국 상품의 판매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250여명의 주한미국상공희의소 직원들은 700여개의 미국 회사를 대표해서 한국 시장에 미국 상품을 판매하는 최전방 군인들이었고 미국 의회의 의원들은 이들 전투요원들을 후방에서 지원하기 위해 방문한 지원부대 사령관들이었다.
그들은 미국상품 판매 전략회의를 한국전선 현장에서 갖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우리의 한국 국회의원들이 미국에 나와 그와 비슷한 전략회의를 가졌다는 뉴스를 들어본 적이 없다. 미국의 유명 정치인들과 만나 사진을 찍고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는 일에는 최선을 다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교민사회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후원자들을 만나 골프를 치고 후원회를 갖고 교민들 앞에서 위세를 자랑하며 한국정치 바람이나 불어넣는 일에는 열심인 것 같았다.
최근 40여명의 한국 국회의원들이 미국대통령 취임식에 참석차 미국에 온다는 뉴스를 들으면서 나는 그들의 그와같은 부정적인 모습이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또 한편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한다니 일단은 명분은 있어 보이므로, 기왕이면 부수적으로 좀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목적 또한 함께 가지고 온다면 나쁠 것도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예를 들면 취임식장에서 대통령을 직접 만날 수는 없더라도 그 자리를 통해 미국측 의원들을 직접 만나 친분을 쌓고 의원 외교를 펼칠 수 있게 된다면 참으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더불어 이들 의원들이 미국에 와서 각개 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그룹으로 이곳 교민 경제인들이나 한국 상사 요원들과 만남을 통해서 한국상품 판매 촉진을 위한 간담회 같은 것도 가져볼만 하다.
빗나간 얘기인지 모르겠지만 언론은 무조건 그들의 방문을 백안시하고 비난만 할 것도 아니다. 기왕에 작정된 방문이라면 그런 귀한 기회를 통해서 그들이 국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 산업국가로서 역사가 일천한 나라에서 아직은 내남 할 것 없이 경륜과 역량이 부족한 사람들이 국정을 책임지고 있으므로 서로가 최소한 생산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는 일이 필요하다. 언론 또한 예외가 아니라 그런 노력을 통해서 자기 역량과 수준을 높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들 의원단 방문 마지막 순서에 주한미국대사가 한국의 의원들을 초청하여 가진 디너파티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한국 국회의 중진 의원들과 담소를 나눌 수 있었는데 나는 이 분들에게 미국 의원단의 방문활동 목격담을 털어 놓으면서 나의 생각을 진지하게 얘기했다.
“세계는 보이지 않는 경제 전쟁이 심화되고 있다. 의원 여러분들께 누구보다도 이 전쟁의 주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나의 이런 주장에 대해서 그분들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겠지만 진지하게 경청해 주었다. 또한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열심히 일하겠다는 그분들의 말을 들으면서 나는 꼭 그렇게 되리라는 생각을 하며 돌아왔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