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전격적으로 취한 금리인하 조치가 주택모기지 융자 금리도 더 낮추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가 팽배해지면서 주택 구입 및 재융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이와 관련, 부동산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이 더 이상 금리가 떨어지는 것을 기다리지 말고 즉시 집을 사거나 재융자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강조한다.
지난주 단행된 FRB의 전격적인 단기금리 0.5% 인하 조치는 주택 구입을 망설이고 있던 소비자들이나 재융자를 고려하고 있던 소비자들에게 보다 과감하게 행동에 나서게 하는 최소한의 심리적인 모멘텀을 제공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들은 그러나 현재의 모기지 금리는 FRB가 이달말경 시행할 것으로 기대됐던 금리인하 조치로 인한 영향을 이미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FRB의 이번 연방기금금리(FF) 인하 조치가 즉각적인 모기지 금리 인하로 이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경고한다. 연방기금금리란 은행 등 금융기관끼리 사고 파는 ‘은행간 하루 짜리 초단기 금리’로 콜금리라고도 하는데 이 금리를 인하하면 곧바로 우대금리 인하로 연결되며 일반 대출도 모두 우대금리에 의해 결정되므로 결국 모든 금리에 영향을 미친다.
’모기지 뉴스’사의 얼 피어티 사장에 따르면 지난주 남가주의 1포인트 짜리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는 7.03%로 지난해 최고 기록이었던 5월 중순의 8.6% 보다는 1.57% 포인트나 낮아졌으며 1년전의 7.9%에 비해서도 0.87% 포인트 낮았다.
피어티 사장은 "지난 4-5년 동안 언젠가 경제가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이 끊임없이 나돌았는데 이같은 전망이 현실화되고 있다"면서 "경제가 계속 침체하면 금리는 더 떨어질 것이고 지금까지 금리인하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던 사람들은 이번 기회를 이용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미 인하된 주택 모기지 금리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급증했다는 증거는 여러 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웰스파고은행의 주택융자 담당 매니저인 탐 스완슨은 "웰스파고은행의 리져널 오피스만 지난해 12월만 계산해도 그 보다 앞서 1년을 다 합친 것 보다 주택모기지 융자를 6,000만달러나 더 많이 했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연말에는 전통적으로 모기지 융자를 많이 하지 않았던 예년과 비교해볼 때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주택모기지 은행 협회’(MBAA: Mortgage Bankers Association of America)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볼 때 지난해 모기지 융자는 1999년에 비해 36%나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40%가 재융자였다. 여기서 재융자만을 별도로 고려하면 한해전의 193%에 달한다.
MBAA의 경제분석가 덕 던컨은 "장기 금리는 월 페이먼트 금액을 극적으로 변화시키기 때문에 장기 금리가 조금만 떨어져도 바이어가 집을 살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하는데는 엄청난 영향이 미쳐진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에이전트들은 최근 계속되고 있는 주식시장의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이번 금리인하 조치로 인해 특히 처음으로 집을 사는 사람들이 혜택을 많이 누리게 되기 때문에 금리 변화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버사이드의 부동산업체인 ‘티어 원 프로퍼티스’ 소속 브로커인 마이크 티어는 "내가 데리고 있는 에이전트 한 사람도 한 때 집을 사려고 했다가 얼마전 포기했으나 주택금리가 8%대를 밑돌 때 집을 장만하기 위해 자기가 살 집을 다시 찾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티어는 "바이어가 매월 주택 모기지 페이먼트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지는 결정하는 데는 자동차 한 대의 페이먼트가 얼마인지 하는 것조차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발생한 것처럼 1.5%의 금리 인하가 소비자들의 매월 주택융자 페이먼트 능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쳐지는 가 하는 것은 다음 예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사례 1: 2000년 5월, 30년 고정 주택 모기지 금리는 8.6%였다. 바이어 A가 이 조건으로 20만달러를 빌려 집을 샀으면 매월 페이먼트는 1,552달러였을 것이다.
▲사례 2: 2000년 12월 중순, 30년 고정 주택 모기지 금리는 7.1%였다. 바이어 B가 이 조건으로 20만달러를 빌려 집을 샀으면 매월 페이먼트는 1,344달러였을 것이다.
두 사례를 비교하면 바이어 B는 바이어 A 보다 월 페이먼트가 208달러나 적다. 연간 절약액이 약 2,500달러에 달하며 그다지 비싸지 않은 자동차 한 대의 페이먼트는 비슷하게 나오는 셈이다.
모기지 융자 전문가들에 따르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바이어들은 주택금리의 변동을 더 잘 알고 있으며 나아가 어떤 모기지 융자를 선택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서도 숙지하고 있다.
’컨추리 와이드 홈 론’사의 더그 페리는 "옛날에는 바이어들이 평생 1-2회 재융자를 하는 데 그쳤으나 이제는 집 한 채를 산 다음에도 7-10회나 재융자를 하는 경우를 보는 것도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페리는 "최근에 ‘콘포밍 론’(conforming loan)의 상한선이 25만2,000달러에서 27만5,000달러로 상향조정됐기 때문에 이같은 변화의 혜택을 최대로 누리기 위해 보다 많은 바이어들이 새로운 주택 모기지 융자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콘포밍론의 액수가 낮으면 바이어로서는 ‘점보 론’(jumbo loan)을 얻고 모자라는 부문을 2차융자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는데 점보론이나 2차융자는 콘포밍론 보다 금리가 더 비싸기 때문에 바이어로서는 부담이 그만큼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페리는 "이같은 컨포밍론의 상한선 증가가 바이어들의 구매력에 미치는 영향은 실로 크다"고 강조했다.
금리인하는 자연히 주택 모기지융자를 하면서 변동금리를 택하는 바이어들의 수도 줄게 만들었다.
지난해 LA카운티와 오렌지카운티의 경우는 변동금리로 주택 모기지융자를 했던 바이어들의 수가 3월에 절정에 달했는데 ‘데이터퀵 인포메이션 시스템스’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3월 LA카운티내 주택구매자 가운데 변동금리를 이용한 바이어가 37.8%였으나 11월에는 21.6%로 줄었다.
남가주 리얼터 협회(SCR: Southern California Realtors)에 따르면 변동금리를 이용한 바이어들은 3-5년내에 이사를 갈 계획을 갖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 이들의 과반수가 처음에는 고정금리가 적용되다가 몇 년후 변동금리로 전환되는 복합적 금리를 이용했다.
털루카 레익에 있는 ‘램시 쉴링’부동산의 에이전트인 브리젯 베이컨은 "(변동금리를 이용하는 바이어들의) 대부분은 3-7년 사이에 금리가 자기들이 부담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올라갈 것임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분석가들은 고정금리를 이용하든 변동금리를 이용하든 주택 모기지융자 금리가 떨어지기를 기다려왔던 주택소유주들은 이번 기회에 재융자를 하는 것이 좋다고 권고한다.
웰스파고의 스완슨은 "사람들은 금리가 밑바닥을 칠 때까지 기다리려는 경향이 있다"고 전제하면서 "그러나 지난 25년을 돌이켜 보면 주택 모기지융자 금리가 7% 미만으로 떨어졌던 기간은 11개월에 불과했다. 지금 금리를 흡수할 수 있으면 시장을 상대로 게임을 하지 말고 즉시 결단을 내리는 것이 옳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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