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 천냥 빚을 갚는다’라는 옛 한국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말의 위력을 분명하게 설명해주며 그 중요성을 계속 상기시켜주고 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때로는 잊어버린다.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어요.”라며 울음섞인 목소리로 미세스리는 말했다. “남편은 마치 바늘로 내 온몸을 찌르는 것 같은 고통 주는 말들을 써요. 때로 의문이 들어요. 내가 왜 그런 식으로 살면서 인생을 허비하고 있는 것일까? 이 세상에서 내가 그냥 사라져버렸으면 좋겠어요. 무가치하게 느껴져요.”
결혼 초기부터 남편은 미세스 리에게 신체적 폭행을 가했다. “그를 즐겁게 하는 일 肌!≠ 좋을 일을 한다면 그는 나를 때리지 않을 것이라 믿곤 했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녀는 똑 같은 딜레마에 처해 있다.
“그가 다음에 어떻게 할지 예측할 수 없어요.”라며 마치 어제 일어난 일인 것처럼 과거 기억들을 회상시켰다. 이 생생하고 사진같은 기억들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며 그녀에게 두통과 마음고통, 쓴 입맛을 야기시키는 것 같았다. “그가 잘나가던 시절에도 무엇이 그를 도발시키는지 전혀 알 수 없었기에 나는 숨죽이고 그의 주변을 맴돌아야 했어요.”
미세스리는 남편에 대한 회한과 자신에 대한 분노 때문에 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었다. 그러나 자신의 우울증이 남편 때문이라고 믿고 있는 한편으로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분노하고 있었다.
“때로는 그가 하는 말이 날카로운 칼같아요.”라고 말했다. “내 가슴을 곧바로 찌르는 것 같지요. 내가 느끼고 있는 것을 그에게 말한다 해도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는 결코 이해하지 못할 거예요.”
미세스리는 남편이 얼마나 그녀에게 상처를 주는지 알지 못하고 생각없이 ‘말을 내뱉는다’고 불평했다. “ 아이들 앞에서 내가 어리석다고 말하곤 했어요.”
이제 남편이 종전처럼 폭력적이지는 않지만 최근 나와의 카운슬링 자리에서 그의 정서적 학대에 대해서 언급했다.
“사업 실패가 나 때문이라는 거예요. 내가 자기 어머니의 ‘화병’ 원인이 되어 그의 가족관계를 깨뜨렸다는 거지요.”라며 남편이 그런 식으로 말할 때마다 마치 칼로 자꾸 찔리우는 것처럼 느껴지곤 했다고 말했다.
“남편이 하는 말들을 믿으세요? 당신이 남편 사업을 망하게 하고 시어머니 화병을 일으킬만큼이나 힘이 크세요? 이 모든 일들이 일어나게 할 수 있으세요?”라고 내가 그녀에게 진지하게 물었다. 이 질문에 그녀는 당황해하며 침묵을 지켰다.
때때로 말 그 자체가 사람들 뼈를 시리게 하고 떨게 한다. 어떤 말들은 우리에게 파고들어 여러 가지 식으로 상처와 자극을 준다. 우리가 어떤 말을 들을 때 자신의 경험을 근거로 그 말을 해석하고 생각과 기분을 통해 걸러낸다. 같은 말이라도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우리를 더 많이 상심케 한다.
말은 무의식적인 의미, 감정, 깊은 동기와 필요를 간직하고 있다. 말이 우리에게서 부정적인 힘을 가져나가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치유력도 주고 있다. 말은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우리에게 강하게 침투할 수 있다. 말을 통해 우리는 다른 사람과 에너지, 사랑, 희망을 주고받을 수 있다. 말은 다른 사람과 반응할 때 역동적이며 살아있는 관계를 창조하는 도구가 된다.
그러나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무엇을 말하는가에 대해 그다지 의식하지 않고 있다. 보통 기계적이고 습관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다. 이런 류의 깊이 새겨진 습관, 직선적이고 자동적 반응들은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고 찌르고 상심하게 한다.
존중심을 가지고 의식적으로 말을 선택하면 우리가 하는 말들이 활력소가 되고 치유력을 생성시키고 가슴속 한을 녹여준다. 이와 같이 말은 사건 및 감정들과 관련있는 것이다.
말을 선택하는 것으로 우리는 사람들의 교육수준과 다른 사람에 대한 태도를 측정할 수 있다. 말을 통해 우리는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모욕적 논평, 좌절감을 주거나 반대로 칭찬, 동기부여, 희망을 줄 수 있다. 말이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심리치료에서 우리는 환자의 감정을 말로 나타내게 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경험들을 말하도록 돕는다. 그 과정에서 그들이 자신의 경험을 이해해나가는데 우리의 말들이 다른 의미를 줄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 그들을 오랜 동안의 참혹에서 벗어나게 한다. 파악방법을 바꾸고 상황을 재정비할 때 통찰력을 얻고 신체적 언어를 이해하고 혼돈감이 있을때 이를 파악하게 된다.
오늘 나는 미세스리에게 이것을 말할 수 있다. 남편이 하는 말들의 부정적 힘을 깊이 이해하고 자신에게 긍정적인 말을 해줌으로써 남편의 말을 무력하게 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남편의 말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을 선택권이 있는 것이다. 남편이 오랜동안 그녀에게 말해왔던 것을 믿지 않고 거부할 수 있다. 그러러면 시간과 자각이 필요하지만 그녀가 준비가 되어 있을 때는 그것이 모두 가능해지는 것이다.
알아야 성숙해진다. 지혜란 우리가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을 언제, 어떻게 말하는가라고 할 수 있다. 말이 우리를 파괴할 수 있으나 또한 우리에게 인생의 끊임없는 어려움을 넘어가게 하는 희망을 줄 수가 있다.
필자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리치몬드 지역 멀티 서비스 센터의 임상 심리학 박사이다. 연락처는:
(415) 668-5955 ex. 39 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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