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지고 하루 일과가 끝나면 코리언 아메리칸들은 노래부르러 가는 즐거움을 생각한다.
로스앤젤레스의 한인 타운으로 나가 노래방을 시간제로 세내어 마음이 흡족하도록 노래를 부른다.
“스트레스해소에 아주 좋은 방법이지요." 라고 이름난 한인변호사인 서동성씨는 말한다. 그의 바리톤 음성은 교회와 노래방에서 감탄받고 있는바다.
’노래방’ 은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 어울리고 즐기는 좋은 장소가 되고 있다고 30대초반의 벤처투자가인 임혜빈씨는 말한다.
“노래방은 또한 젊은 세대들에게 한국을 배우게 해준다. 자녀들로 하여금 부모들과 유대맺는 것을 도와준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자신을 ‘가창 민족’이라 여기고 있는 한인들에게 코리아타운의 노래방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가라오께 개념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천장에 빛이 번득이고 텔리비전에는 노래가사가 흘러나오는 안락하게 꾸며진 차단된 방속에서 그들은 노래부르고 춤추며 밤늦도록 우정을 다져나간다.
노래를 부르다 배가 고파질 때쯤 되면 빳빳하게 다려진 흰 셔츠와 검정 바지를 입은 웨이터와 웨이트리스가 와서 주문을 받아간다.
최근 어느날 저녁 일을 끝낸 후 서동성씨는 친구들과 함께 (로스앤젤레스) 8가 길에 있는 한인 타운에서 가장 오래되고 인기 있는 노래방 로젠뮤직스튜디오로 좋아하는 한국식 오락을 즐기러갔다.
9시가 지나서 서씨 그룹이 당도했으나 그곳은 저녁시간이 막 시작됐을 따름이었다.
보라빛 네온불빛이 업소 이름을 번쩍이며 행인들을 부르고 있고, 온갖 연령층 손님들이 둘씩, 셋씩, 그리고 더 큰 그룹이 어두컴컴한 노래방으로 사라져 들어갔다. 로젠에는 다양한 크기의 방이 30여개 이상 있다.
로비는 무지개빛 불빛과 대형 TV스크린의 광채로 번쩍였고, 인상적인 표정을 가진 그 업소 주인은 카운터 뒤에서 전화통화와 손님들로 분주했다.
그 가까이에는 여러 종류의 유명한 술병들이 진열된 진열대와 소프트드링크나 한국산 맥주가 채워진 냉장고가 있었다.
시간당 35달러씩하는 큰 방에서 데니스 장 변호사가 엘비스 프레슬리를 흉내내며 토니 베넷 노래인 “샌프란시스코에 내 가슴을 두고왔소”를 부르고 있었다.
비즈니스맨인 폴 김이 그와 합세해 노래하며 회전하자 방안의 여성들사이에 웃음이 터져나왔다.
지지 않으려는 듯 서씨도 추억어린 한국노래를 불렀고 남자들사이에서 “좋다, 좋다”라는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날 모임이 끝날 무렵에는 모두 20여곡 이상의 한국노래, 서양노래가 불리워졌고 과일, 땅콩, 마른 오징어 몇접시와 상당량의 소프트드링크와 맥주, 양주가 비워졌다. 이렇게 그들은 웃으며 긴장을 풀었다.
로스앤젤레스 한인커뮤니티의 오랜 지도자인 서씨는 어떠한 경우에도 한국사람들은 부를 노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국 사람들처럼 노래부르길 즐기는 민족도 없을 것이다. 한인들은 동양의 이탈리아인이다.”
검사인 앤 H. 박씨는 저녁시간을 노래방에서 보내는 것이 값싸고 효과적인 처방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방식으로 감정을 분출케해주지요. 노래를 부를 때는 움직이게 되고 사람들과 즐거움을 갖게 되지요. 아주 좋은 치유법이예요.”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꼭 노래를 불러야만 재미있는 건 아니다.
“나는 노래를 부르지는 않지만 노래방에 즐겨 오지요. 왜냐하면 억제되었던 것을 떨쳐버릴 수 있고 친구들과 함께 열광적으로 될 수 있으니까요,"라고 정보테크널러지를 가르치고 있는 나수진씨는 말했다.
노래방에서는 미친 척하는 행동이 용납된다.
연기력으로 만장의 갈채를 받은 폴 김씨는 친구들에게 익살을 떨고 음료수와 스낵을 접대해 그들 스스로 즐기게 하는 게 재미있는 부분이라고 한다.
“재미있게 하고 싶어요."라고 김씨는 말했다. “그러면 나도 기분이 좋지요." 역사적으로 한인들은 다른 놀이를 가질 여유가 없었으므로 노래부르기는 한인들 생활의 중요한 부분이 돼왔다고 서씨는 풀이했다. 생계를 꾸려나가는 어려운 시간에 너무 지쳤기 때문이기도 하다고.
“그래서 우리는 일하면서 노래했지요.”라고 김씨는 말했다. “한국인들은 논에 모를 심으며 노래를 불렀지요. 추수하면서도 노래했어요. 장례행렬의 조객들도 이중창 형태로 노래했는데 그것이 랩의 전신이라 할 수 있지요."
많은 한국 노래들은 슬픈 분위기이며 단조로 되어있는데 그 이유는 수 세기동안 외국정복자들에게 좌지우지되었던 한반도의 불안정한 역사를 반영한다고 서씨는 풀이했다. 평범한 한국인들의 자기 운명에 대한 무력감이 그들 노래의 한 부분이 된 것이다라고 했다.
“우리는 한(보답없는 비애)으로 채워진 민족입니다. 그래서 노래로 그 짐을 덜어내고 있지요"라고 말했다. “다른 민족은 새가 노래한다고 말하지만 한국사람들은 새가 운다고 말하지 않습니까."라고 덧붙였다.
가난 역시 노래부르는 문화를 발전시키는데 한몫을 했다. 왜냐하면 노래부르는데 그다지 돈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공식 한국전통 사학자이고도한 서씨는 설명했다.
한인 임상심리학자인 베아트리스 최씨는 노래가 한국인들의 정신건강 유지를 도와 왔다고 말했다. 많은 한인 젊은이들을 치료시키고 있는 최씨는 노래가 그들에게 유익하다고 한다.
“그들 정신건강에 좋습니다."라고 .
“한인들은 말로 표현하는 언어구사가 유창한 민족이 아닙니다. 그래선지 노래로 의사소통을 많이 하지요." 그리고 서로가 잘 통하고 있으므로 다른 비언어적 방법으로 의사를 전달하게 된다고 최씨는 해석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살면서도 한인들은 중요한 모임에서 차례로 노래부르며 모임을 끝낸다.
한인 전문직종사자인 임씨같은 경우, 노래는 서로 유대를 맺는 “훌륭한 사교수단"이 된다.
한인타운에는 십수개의 노래방이 있는데 개중에는 ‘두발로’, ‘후회’, ‘숲속’ 등 다채로운 이름들을 갖고 있다.
어떤 곳은 부유한 비즈니스맨이나 전문직 종사자들이 손님을 접대하기 위해 이용하는 값비싼 곳으로 요금이 금새 1000달러에 오르는 곳들이다. 다른 곳들은 젊은이들을 위한 곳으로 당구장과 게임룸을 제공하기도 한다. 로젠은 그 중간정도에 해당하며 회계사, 마켓주인, 잘 알려진 한인 TV앵커 등 다양한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새벽2시까지 영업하고 있는 노래방 주중엔 밤 10시 전에 활기를 띠지 않는다. 그러나 주말엔 저렴한 ‘해피 아워’를 이용하느라 젊은이들이 5시부터 모여든다.
분위기와 단골손님은 업소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한가지 변치 않는 것이 있다.
어떤 노래방을 가든, 한인 남자들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를 부른다.
“남자들이 왜 그 노래를 부르는지 모르겠어요." 라고 임씨는 말한다. 그러나 그 노래가 유대를 맺어주는 의식 역할을 하는 건지도 모른다고 추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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