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경제의 서행 시작과 거의 동시에 워싱턴주 경제성장도 숨을 고르고 있었다. 2000년 1/4분기 중 무려 4%나 치솟은 고용증가율은 여름부터 2%이하로 낮아졌다. 그래도 실업률은 큰 변동 없이 약4.6%선을 유지, 아직도 여러 분야에서 구인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술직 노동력 부족은 심각하기까지 하다.
워싱턴주 주민 소득은 1996~99년까지 4년간 매년 7%이상씩 빠른 속도로 늘다가 2000년에는 5%선으로 내려앉았다. 그 근본 이유는 마이크로소프트사 직원들이 행사한 스탁옵션(stock option)의 금액 변화 때문이었다. 2000년도 워싱턴주 주민소득 총액은 1,860억달러($186billion), 1인당 소득은 3만2천달러이다.
1999년 워싱턴주 주민 소득은 8%나 성장했는데 이중 무려 3%가 MS사 직원들의 스탁옵션에 힘입었다. MS사 직원의 주식 보너스가 없었다면 주민 소득 증가율은 5%에 그쳐 미국 전체 평균과 대동소이한 셈이다. MS 주식이 천정부지로 오른 1999년 하반기에는 직원 평균 소득이 연40만달러를 육박했다. MS는 지난 수년간 워싱턴주 경제 각 부문에 영향을 미치며 실로 엄청난 공헌을 했다.
그러나 2000년에는 주가, 특히 기술 관련 주가의 폭락 추세에서 MS도 예외가 아니었다. 최근 MS 주가는 작년 연초에 기록한 최고치의 3분의 1을 약간 상회하는 수준으로 떨어져 주민 소득 증가에 크게 기여했던 것과는 반대로 주민소득 증가율을 오히려 깎아 내리는 기현상을 빚었다.
지난 12월 중순 MS사가 내놓은 예상미달 매상액 및 순익 예고는 하나의 큰 전환점으로 투자가는 물론 일반 주민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과거 10년이상 매 분기마다 예상을 초과하는 매상과 이익을 냄으로서 MS만은 독야청청의 철옹성일 것으로 굳게 믿었던 투자가들을 아연 실색케 했다. 경제 약화의 세계적 추세에 따른 컴퓨터 수요 약세는 거기에 필요한 MS사 제품 수요에도 당연히 악 영향을 미쳤다.
워싱턴주 비농업 분야의 봉급자는 약 270만명이다. MS 직원은 이중 1%도 안 되는 약 2만명이지만 스탁옵션을 포함한 이들의 연소득은 주 전체 소득의 5%가 넘는다. 이들의 소득은 당연히 MS 주가와 직결돼 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의 동향은 워싱턴주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임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요즘은 그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약화됐지만 아직도 워싱턴주 산업을 대표하는 항공업과 그 대표회사인 보잉사를 무시할 수는 없다. 워싱턴주 내 보잉사 고용인원은 2000년 말 현재 약 7만5천명인데 이는 1998년 여름 고용수준에 비해 약2만5천명이 줄어든 것이다. 만 2년동안에 걸쳐서 월 평균 1천명씩 감원시켜온 보잉사가 지난 3개월은 고용안정 추세를 견지해오고 있다.
보잉사의 과거 고용패턴은 급속 채용, 급속 감원을 반복하는 극히 불안정한 상태의 연속이었다. 워싱턴주 경제는 그 사이클에 맞추며 희비가 엇갈리는 기형적 경제구조하에 오랫동안 시달림을 당해왔다. 그러나 판도에 큰 변화가 있었고 상당히 다변화된 경제 구조 덕으로 워싱턴주 경제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안정과 번영을 구가하고 있다. 보잉의 고용력은 30년 전에는 주 전체 고용인의 10% 이상을 점할 정도로 절대적이었으나 지금은 3%에도 미치지 못할 만큼 왜소해졌다.
보잉의 위상에 금이 가기 시작한 신호는 1990년대 초에 나타났다. 보잉이 3만명이상을 감원했는데도 워싱턴주 경제가 불황을 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뒤 1990년대 후반에 두 번째 대량 감원을 맞았지만 주 경제는 활발한 성장을 지속함으로서 다변화에 성공한 경제가 한 회사의 고용 등락에 좌우되자 않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새해에 한가지 더 다행한 점은 과거 2년이상 주경제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보잉사가 고용 안정을 통해 중립적 위치에 있게 된다는 사실이다.
과거 4년동안 연평균 거의 7%정도씩 상승해 오던 건설 부문 고용도 신년에는 그 성장률이 반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 이유는 전반적인 경기 약화 추세와 더불어 인구성장 둔화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신년 워싱턴주 경제는 미국 경제 둔화 추세와 비슷한 궤도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이며 불황을 맞을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