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맞이에 좋은 LA인근 "숨겨진 산과 바다"
기대와 설렘으로 맞았던 새천년 첫해가 훌쩍 지나가고 신사년인 2001년 새해가 시작됐다. 묵은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해 계획을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조용한 바닷가나 호젓한 산간에서 설계해 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하늘 높이 솔개가 곡선을 그리는 곳이나 파도를 타고 온 바람에 밀려난 차가운 물방울이 얼굴에 부딪치는 곳을 찾아 복잡한 머리 속을 훌훌 털어 버리고 싶은 시기다. 희망찬 신년 계획을 세우기 적합한, LA 인근에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산간지역과 해변가들을 소개한다.
◆칠라오(Chilao)
LA에서 가장 높고 깊은 산간지역을 꼽으라고 하면 엔젤레스 국립삼림의 칠라오를 꼽을 수 있다.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LA의 ‘백야드’(뒷마당)라고 부르는 샌개브리엘산맥 깊숙이 자리잡은 칠라오는 해발 5,300피트의 하이컨트리다. 높고 깊은 신성한 산간에서 한해의 계획을 세우고 싶은 사람들이 가 볼만한 곳이다.
지금은 라카냐다에서 엔젤레스크레스트 하이웨이로 가면 한시간내에 도달할 수 있는 고원지대지만 도로가 관통하기전까지는 3일이 소요됐던 오지다. 첩첩산중 칠라오는 1860년에서 80년대에 이르기까지 산적들의 산채였다고 한다. 멕시칸 산적두목 드블시오 바스케스가 이끄는 무법자들은 샌퍼난도 밸리에서 말과 가축을 강탈하고 스테이지코치까지 터는 대담성을 보였다. 산적중에 현재 비지터센터(Visitor Center) 부근에 통나무집을 짓고 살던 호세 곤잘레스는 곰과 격투, 칼로 맹수를 죽였다는 위인. 그의 별명 매운고추(Chilleeyo)가 칠라오로 불리우게된 유래이다.
비시터센터에는 동·식물, 원주민에 관한 전시장과 자연학습을 위한 네이처트레일도 있고, 단체를 위한 해설프로그램을 연중 실시한다.
앤젤레스 국립삼림 최고봉중 하나인 마운트 힐리어(Mt. Hillyer)로 오르는 트레일이 등산객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만사니타나무로 뒤덮인 경사면에 지그재그로 나있는 트레일을 따라 올라가는 동안 내려다보이는 칠라오분지의 침엽수 숲은 일품이다.
겨울이면 눈이 쌓이는 곳으로 아이들과 썰매타기도 즐길 수 있다.
가는길은 LA에서 2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210번 프리웨이 이스트로 갈아탄다. 210번을 타고 첫 번째 출구가 엔젤레스크레스트 하이웨이이다. 이 곳에서 내려 산길로 북상해 약 1시간정도 올라가면 해발 5,000피트 표시판이 나오고 찰튼프렛 피크닉장, 칠라오 오버나이트 캠핑장을 지나면 비지터센터 입구인 어퍼 칠라오 로드(Upper Chiao Rd.)가 왼쪽으로 나온다. 문의 : (626)574-5200.
◆샌타모니카 마운틴 리틀 시카모어 캐년(Little Sycamore Canyon)
LA 한인타운에서 매우 가까우면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드문 산간지역이라면 샌타모니카 마운틴 국립공원을 꼽을 수있다. 국립공원내에 있는 말리부 크릭 주립공원과 레오 카리요 주립공원들은 이미 일반에게 잘 알려져 있어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하지만 국립공원 서쪽 벤추라 카운티 인근은 도로가 험해 산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좀처럼 와닿지 못하는 곳이다. 특히 벤추라 카운티 사우슨 옥스(Thousand Oaks)에서 시작되어 꼬불꼬불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23번 도로와 23번 도로와 연결되는 리틀 시카모어 캐년 로드(Little Sycamore Canyon Rd.) 상에는 신년 계획을 위해 마음을 정리할만한 휴식처들이 곳곳에 산재하고 있다.
사우슨 옥스 웨스트 레이크 블러버드에서 시작되는 23번 도로는 들어서자 마자 오른편으로 잔잔한 호수(Lake Eleanor)가 방문객을 맞는다. 수면을 가로지르는 물새들이 산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샌타모니카 마운틴을 넘어가는 도로는 매우 좁다. 힘겹게 정상으로 향하는 길에는 옆 벼랑에서 떨어진 돌멩이들이 뒹굴고 있어 운전에 주의가 요망되는 곳이다. 도로변에 늘어선 나무들은 붉은색으로 물들어 가을 같은 남가주 겨울정취를 물씬 풍기고 있다. 곳곳에는 말과 소들이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한가롭게 새김질을 하고, 오래된 농가 옆에 방치된 곧 쓰러질 듯한 헛간이 목가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파른 능선길을 회전하며 반 시간여 오르면 펑퍼짐한 고개마루 위에 올라선다. 벤추라 지역의 멋진 경치가 한 눈에 들어오고 언덕 너머에는 채널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탁트인 태평양의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하늘의 구름과 어우러진 바다를 바라보면 저절로 두손이 모아지면서 신년의 소망을 기도하게된다.
가는길은 LA 한인타운에서 101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가다가 사우슨 옥스에서 웨스트 레이크 블러버드 사우스로 갈아타고 산간지역으로 향한다. 돌아오는 길은 1번 퍼시픽 코스트 하이웨이 사우스를 타고 샌타모니카시에서 10번 프리웨이 이스트를 타면 한인타운에 도착하게된다.
◆플래서리타 캐년(Placerita Canyon) 주립공원
밸리 그라나다 힐스에서 10분 거리인 플래서리타 캐년 주립공원은 이름난 곳은 아니지만 주말 가족과 방문해 신년 계획을 세우기 좋은 곳이다.
앤젤레스 국립삼림 서쪽 한 쪽에 자리를 잡고 있는 공원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동물원도 있고 가족과 즐겁게 오후를 즐길 수 있는 피크닉 장소도 있다. 동물원에는 남가주에서 서식하는 뱀, 올빼미, 파섬(opossum) 등 각종 동물들이 있으며 여러종의 식물들이 나열되어 있는 내이처트레일도 어린이들과 쉽게 돌아볼 수 있다. 거대한 오크 나무들이 즐비한 공원 피크닉장에서 떨어지는 낙옆을 보면서 준비해간 뜨거운 커피를 마시면 낭만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동물원에서 동쪽으로 약 1마일 떨어진 주차장으로 차를 몰고가면 언덕을 올라가는 반마일 길이의 하이킹길이 시작된다. 길 끝에는 조그마한 폭포가 조용히 떨어지고 있다. 차디찬 개울물에 손을 담그고 세수를 하면서 새해의 소망을 기원하기 좋은 곳이다. 하이킹길 지도는 공원 비지터센터에서 받아 볼 수있다.
가는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 북쪽방향으로 가다가 14번 프리웨이 노스로 갈아탄다. 약 3마일정도 가면 플래서리타 캐년 로드가 나오고 여기서 내려서 동쪽으로 약 2마일정도 가면 공원이 나온다. 공원은 오전 9시∼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문의 : (661)259-7721, 인터넷(www.placerita.org).
◆마운트 파이노스(Mt. Pinos)
남가주에서 하늘과 가장 가까운 지역이라면 단연 마운트 파이노스이다.
태평양 연안 샌타마리아에서 시작되어 5번 골든스테이트 프리웨이까지 동서로 길게 뻗은 시에라 마드레산맥 최고봉으로 해발 8,831피트의 우뚝 솟은 봉우리는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공기가 맑은 지역으로 선정되어 매일 하늘의 별들을 관측하는 천문학도들의 발길이 끊어지지 않는다. 맑은 공기를 몸속 깊이 담으면서 하늘의 정기를 듬뿍 받게되는 곳이다.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캘리포니아 희귀조인 ‘콘도르’(condor)를 관측하는 전망대도 만날 수 있다. 정상까지는 비포장도로가 연결되어 있어 SUV차량으로도 올라갈 수 있다.
이지역 최고봉답게 1월부터 4월중순까지는 백설로 뒤덮여 눈구경과 눈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이 곳 출라비스타(Chula Vista) 주차장 2,000에이커가 레크레이션지역으로 선정되어있어 겨울철에 강설량이 6피트에 달하는 눈고장이기 때문에 주차장은 크로스 스키장으로 변한다. 스노우 모빌타기도 유명하다. 인근 산록의 마을 프레지어팍은 눈구경과 고무튜브타기에 적합한 스노우 언덕이 수두룩하다. 스노우플레이를 위한 각종 렌탈도하는 전문점 ‘마운트 파이노스 원터스포츠’가 프레이저팍 마을에 있다.
하지만 올해는 1월 2일 현재 눈놀이를 즐길 만큼 눈은 내리지는 않고 있다. 눈과 날씨에 대한 정보는 프레이저팍 상공의 (661)245-3731이나 인터넷(www.shopoutdoors.com)을 통해 알아볼 수 있다.
눈놀이 외에도 인근의 수많은 계곡은 강태공들을 부르고 있으며 마운트 파이노스 로드 산길로 자전거 하이커들이 몰려든다. 여름철에는 피서객들이 프레이지어팍등 산마을의 산장과 캠프그라운드를 찾는다.
가는길은 LA에서 5번 프리웨이 노스로 가다가 테혼 패스(Tejon Pass)의 고갯길을 내려서자마자 프레지어팍 출구로 내려서 좌회전, 서쪽으로 가면 프레이저팍 마을에 도착한다. 이 곳에서 쿠디 밸리 로드(Cuddy Valley Rd.) 서쪽방향으로 가다가 마운트 파이노스 로드로 들어가 주차장 끝까지 향하면 출라 비스타 피크닉장이 나온다. 피크닉장에서 정상부근 주차장까지 비포장도로가 나 있다.
프레이저팍에서 록우드 밸리 로드(Lockwood Valley Rd.)에 진입 남쪽으로 1마일 정도 가면 레인저스테이션을 만난다. 이 곳에서 겨울에는 눈놀이 정보, 여름철에는 산행안내 등의 유인물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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