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 몬태나주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일대가 야생늑대 출몰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 동안, 미 야생동물보호국은 야생늑대를 멸종위기종으로 분류, 적극 보호해 왔다.
그런데, 불과 수년 사이 늑대의 숫자가 크게 증가하면서, 이제는 각종 사회문제를 야기하기에 이른 것이다.
급기야, 야생동물보호국은 늑대를 ‘멸종위기’등급에서 ‘일반보호’로 조정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내에서 늑대와 관련된 사고가 특히 빈발하는 곳은 파라다이스 밸리라는 지역이다.
최근 파라다이스 밸리의 목장소유자들은 늑대를 여섯 마리나 사살했다. 야생늑대들이 목장에 접근하여 가축떼를 공격했기 때문이다. 또, 얼마전에는 근처 한 언덕에서 두 마리의 늑대가 사살된 채 발견되기도 했다.
파라다이스 밸리에 있는 미디어 재벌 테드 터너 소유 목장에서도 최근 세 마리의 늑대가 생포되었다. 터너 목장에서는 전기충격장치를 사용, 이 늑대들을 가축처럼 순화시키는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야생늑대들의 급증현상이 ‘늑대 재도입 프로그램’의 성공적 산물이라는 점이다.
지난 1995년,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캐나다로부터 14마리의 늑대를 도입,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지역에 풀어 놓았었다.
관계자들은 이 지역의 생태 여건상, 늑대의 숫자가 궁극적으로 100마리 미만으로 한정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오늘날 이 지역에만 185마리의 늑대가 서식하고 있고, 그중 절반 이상은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구역을 벗어나 민가의 소나 양들을 공격하고 있다.
늑대가 가축을 공격하는데는 목장들이 점점 산림지역으로 확장해 들어간 것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늑대와 목장주 사이의 충돌이 가장 첨예한 곳이 바로 파라다이스 밸리 지역이다.
옐로우스톤은 이미 증가한 늑대떼를 수용하기에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사실, 이같은 상황은 비단 옐로우스톤 지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아이다호 중부와 몬태나 북서부에서도 유사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몬태나 북서부에서는 최근 연방기관에서 32마리의 늑대를 이주시키고, 41마리를 사살했다.
미국에서 야생늑대가 가장 많은 알래스카에는 약 6,000여 마리가 서식중이고, 다음으로 미네소타주에 약 2,500여 마리가 서식중이다.
전문가들은 늑대떼들이 지난 9월부터 가축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으로 믿고 있다.
당시, 일단의 늑대들이 죽어있는 우연히 소 한 마리를 발견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일단, 쇠고기 맛을 본 늑대들은 이후 본격적으로 소떼를 공격하기 시작했고, 이에 목장주들은 닥치는대로 늑대를 사살했다.
늑대사살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대부분의 동물보호단체들은 이에 대해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가축 고기맛을 알게 된 늑대들을 방치할 경우, 나머지 늑대들도 이에 합류할 것이고, 결과적으로 목장주들에 의해 늑대가 전멸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관계당국은 일부에서 일고 있는 비난여론을 감안하여 요즘 한 두가지 늑대관리 실험을 벌이고 있다.
그 한 가지는 늑대를 사살하기 보다는 다른 지역으로 격리시키는 방안이다.
동물학자들은 최근, 16번으로 명명한 우두머리 수컷 늑대를 필두로 한 늑대떼를 생포,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남방 60마일 지점 호수지역에 풀어 놓았다.
그러나, 이 16번 늑대는 불과 하룻만에 옐로우스톤 국립공원 지역으로 돌아오는 영민함을 보였다. 나머지 암컷 늑대들도 며칠 후, 모두 원래의 서식지로 찾아와서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또, 한 가지 실험은 늑대를 가축처럼 길들이는 실험이다.
늑대의 목에 전기충격장치를 부착하여 늑대를 순화시키는 것이 실험의 골자다. 실험과정에서, 전기장치를 부착한 늑대 한 마리가 소 우리로 접근했다가 전기충격을 받고 퇴각했다. 이 늑대는 다시는 소에게 접근하지 않았고, 이를 목격한 다른 늑대들도 그 후부터 소떼에게 접근하지 않았다.
한 번은 실험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늑대 목에 부착한 전기충격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서, 늑대가 송아지 다리를 물어뜯은 것이다. 이 바람에, 곁에서 늑대를 훈련시키던 동물학자 발 아셔는 기겁을 하고 도망쳐야만 했다.
한편, 정부가 주도하는 이 실험에 대해 대부분의 동물애호가들은 환영을 표시했다.
동물애호가들의 이같은 반응은 최소한, 정부가 늑대사살 이외의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보호론자들은 늑대 목에 전기충격장치를 부착한 실험이 지나치게 잔인하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늑대를 가축처럼 길들일 경우, 야생늑대 보호라는 근본취지가 무색해진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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