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나폴리스 소재 체사피크베이재단 신축 본부
이 ‘필립 메릴 환경 센터’ 관장인 척 포스터에게 이 2층 건물의 특징중 가장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그는 잠시도 머뭇거리지 않고 물을 내리지 않는 변기가 달린 화장실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20피트 길이 파이프를 통해 오물을 지하 퇴비더미로 내려보내는 방식의 변기다. 포스터는 "방문객들은 변기가 다르다는 점을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변기를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은 용변을 볼 때 아래를 내려다보거나 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말라고 충고 받는다. 또 변기 뚜껑을 열 때 느껴지는 하향 통풍에도 신경 쓰지 말고 일주일에 한번씩 오물을 치워야 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같은 특징은 모두 물을 정화하고 깨끗하게 보존하는 것이 목적인 이 단체가 지은 이 건물을 환경에 민감한 장소로 만드는 노력의 일부다. 이 건물은 이미 비영리단체 ‘미국 녹색건물협의회’(U.S.GBC)에서 매기는 최고 점수인 36점을 받았다. 이는 받침 기둥에서 서랍 손잡이까지 모든 부분에 세심하게 신경 써야 달성할 수 있는 위업이다.
새 건물을 환경친화적으로 만드는 것은 장소 선정서부터 시작된다. 부지를 불도저로 밀거나 오래된 구조를 완전히 해체, 건물 부스러기로 쓰레기가 쌓도록 하지 않는 것이다.
3년에 걸쳐 적당한 장소를 물색하던 CBF에 해결책을 제공한 것은 나무가 많은 조용한 커뮤니티인 베이리지 주민들이었다. 베이리지 시민협회(BRCA) 회장 알렉스 맥크레리는 "한 개발업자가 ‘베이리지 인’(Bay Ridge Inn) 주변의 나무로 둘러싸인 35에이커 지역에 30~60채의 주택을 지으려 눈독들인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이 재단을 유치했다"고 말했다.
재단은 51%의 건물 재료를 반경 300마일 이내에서 공급, 연료 소모를 감소시키는 것과 같은 어려운 요구사항을 이행할 청부업자와 적절한 건축가를 찾아야 했다. 결국 워싱턴의 스미스 그룹이 건물을 디자인했고 환경적으로 관리되는 삼림에서 목재를 구해 왔다. 재료의 일부는 나무의 낭비를 줄이기 위해 잘게 바순 나무를 압축한 기둥을 사용했다.
CBF 또한 메릴랜드 동부해안 메리델 소재의 낡은 포장 공장에서 쓸만한 널판지들을 구해 오는 등 폐품 활용에 동참했다. 포스터는 "공장에서는 이것들 모두를 태워버릴 참이었다. 보트 바닥 판자 대체용 나무를 얻으러 그곳에 가곤 하던 한 참치 선장을 통해 이 장소를 알게 됐다"고 부언했다.
외부 온도가 적당하면 건물 내부에는 녹색불이 들어와 직원들에게 창문을 열도록 신호한다. 너무 춥거나 더우면 태양력 발전기로 건물의 냉온방을 돕는다. 또한 온도가 일년 내내 한결 같은 지하의 공기를 건물 안으로 주입시킨다.
모든 전등은 열 및 동작 감지기를 통해 자동으로 켜지고 꺼진다. 그리고 포스터가 "사람을 고용하고 해고할 때를 제외하곤 항상 모든 방문을 열어 놓고 있기 때문에 건물 전체에 걸쳐 온도 차이는 2도 정도에 불과하다. 동일 규모의 건물들은 대개 건물 내부 온도차가 10도 수준이다. 결과는 면적 3만2,000평방피트로 규모의 기존의 건물이 사용하는 에너지의 3분의1만을 사용한다.
거기다 마지막으로 남다른 화장실도 있다. 모두 2층에 자리잡은 총 12개의 변기에는 퇴비 더미로 공기를 펌프해 주는 팬에 의해 약간의 하향 통풍이 발생한다. 통풍은 뜻밖에도 냄새도 감소시키는 능력이 있다.
오물은 직경 14인치의 튜브를 통해 곧장 지하로 떨어진다. 지하에서 일주일에 한번씩 잡초용 갈퀴처럼 생긴 기다란 도구로 오물을 긁어 치우는 것은 건물 매니저 로저 페리의 책임이다. 페리는 오물 처리가 그렇게 불쾌한 일은 아니라고 말한다. 실제로 정원에 보호용으로 까는 짚보다 냄새가 지독하지는 않으며 그러기 때문에 정원용 퇴비로도 적합하다는 것이 페리의 견해이다.
이 모든 특별한 일들에는 당연히 돈이 든다. 주차장 및 모두 이 지역 토산 식물을 심은 조경공사까지 합해서 총 건축비는 720만달러, 평방피트당 199달러가 들었다. 재단 관계자는 ‘녹색’ 필요 충족에 평방피트당 46달러가 들었다고 산출했다.
그러나 포스터는 "웬만한 고급 건물 건축에는 다 그만큼 든다"면서 "우리는 현관에 대리석을 깔거나 호두나무로 마감하는 사치를 하지도 않았으며 에너지 경비가 적게 들므로 한해에 거의 5만달러는 절약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든 일을 ‘녹색’ 방식으로 하는 재단 본연의 임무에 충실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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