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퇴화제
▶ 인터넷 산업 폭발로 젊은 갑부 500만명 탄생
35세의 피터 카멘진드의 하루일과는 여느 30대들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그는 평일 아침에도 한가롭게 마사지를 받으러가고, 친구들과 점심을 먹은 후에는 포쉐 스포츠카를 몰고 드라이브를 나간다.
카멘진드는 약관 35세에 은퇴를 했다.
그가 젊은 나이에 은퇴할 수 있었던 비결은 한 인터넷 소프트웨어 기업에 관여하여, 일찌감치 수백만달러의 거금을 손에 쥐었기 때문이다. 카멘진드는 오늘날 백발이 되기 훨씬 전인 30내지 40대에 은퇴하는 젊은 갑부들의 한 표본이다.
젊은이들의 조기은퇴를 가능케 한 주요인으로서는 다음의 몇 가지가 꼽힌다.
사상유례가 없는 미국경제의 장기적인 호황, 주가의 폭등, 그리고 하이테크 붐 등. 특히, 인터넷 산업의 폭발적인 발달에 힘입어, 소위 닷컴 복권에 당첨된 젊은이들이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른 결과로 앞으로 무엇을 하며 소일할 것인지를 놓고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
카멘진드는 은퇴 이후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은퇴하고 나면 하루하루가 모험같다"
젊은 은퇴자들 중 대부분이 예전 같으면 은퇴할 꿈조차 꾸지 못했을 사람들이다.
오랫동안, 백만장자라는 말은 극히 소수만이 향유할 수 있는 특권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인터넷 산업의 폭발이후 미국에는 어림잡아 300만명에서 500만명 정도의 백만장자들이 탄생한 것으로 집계된다.
젊은 백만장자들은 주변사람들의 부러움과 동시에 질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권위있는 조사기관인 어네스트 & 영의 리서치 결과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들 중 30% 정도가 40대에 백만장자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 이상의 대학생들 이 40대, 또는 그 이전에 은퇴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30-40대 미국민 근로자 인구는 전체의 85% 정도이다. 그리고, 25세-34세 사이의 미국인 근로자수는 1994년의 3,200만명에서 작년에는 3,100만명으로 감소했다.
젊은 나이의 은퇴는 여러 가지의 새로운 도전과 경험 및 불확실성을 수반한다.
더 이상 직업적 목표가 없는 상황에서 무슨 일을 하며 인생을 보낼 것인가.
아직도 일을 하고 있는 부모들에게 자신의 은퇴계획을 언제 통보하고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 것인가.
여전히 일을 해야만 살수있는 세상의 근로계층과의 관계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등.
인터넷 시대의 부는 아무도 예상치 못할만큼 눈깜짝할 사이에 굴러드는 특징이 있다.
35세의 백만장자 에릭 카노우스키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
그는 뉴욕주 트로이에서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각지를 전전하며 여러 가지 직업에 종사했다. 그러던 차에, 캘리포니아주 산타바바라에서 Software.com이라는 닷컴기업을 창업하려던 대학친구들로부터 동참권유를 받게 됐다. 애당초, 그의 희망사항은 날씨좋은 산타바바라에 살면서 친구들과 일할 수 있겠다는 즐거움이 전부였다. 그러나, 그가 창업에 관여한 회사가 큰 자산가치를 남기면서, 그는 한순간 백만장자로 둔갑했고, 이어 35세의 나이에 은퇴했다.
30대 은퇴자인 마크 큐반은 1990년, 자신이 창업한 컴퓨터 컨설팅 회사를 매각 한 후 은퇴했다.
5년 후, 큐반은 또 다시 친구들과 어울려 Broadcast.com이라는 닷컴회사를 공동창업한 후 야후에 매각했다. 매각대금은 무려 60억달러에 달했다. 이로써, 큐반은 포브스지에 의해 미국내 상위 200대 부자로 선정되기까지 했다. Broadcast.com은 인터넷을 방송 미디어로 전환하는 소프트웨어 개발회사다.
큐반은 올해 프로농구팀 댈러스 매버릭스를 매입했는데, 매입가격이 2억 8,0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요즘, 내 인생의 목표라면 매버릭스의 NBA 우승, 결혼, 그리고 인생을 즐기는 것이다"
큐반은 말한다.
그렇다고, 30-40대의 신흥백만장자들이 모두 새파란 나이에 조기은퇴의 길을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 복권 당첨자들 상당수가 기존의 직업을 유지하듯, 젊은층 백만장자 중에도 자신들의 직업에 계속 헌신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로는 지속적인 자아실현, 보다 높은 야망 추구, 또는 단순히 일에 대한 집착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젊은이들에게 조기 은퇴는 꿈같은 얘기일 뿐이다.
한 조사기관이 미국내 800여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그들중 5% 정도만이 55세 이전에 은퇴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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