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현물시장에서 64메가D램 개당 가격이 4달러 아래로 떨어지고, 128메가 D램의 가격도 8달러(모듈 기준)진 것은 세계 D램업계에 혹독한 겨울이 닥쳤음을 뜻한다.
D램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11월에 가격이 하락함으로써 올해 D램 수요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을 뿐 아니라 시장이 본격적인 비수기에 들어가는 12월 이후의 추가 하락을 예상케 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동안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는 분위기에 찬 물을 끼얹으며 다시 강한 하락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특히 64메가 제품을 대체하며 주력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128메가 D램 시장의 경쟁이 가열되면서 가격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급속한 반등세는 아니더라도 이제 바닥세에 왔다는 전망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도체 가격을 더 떨어진다는 전망과 바닥세라는 전망이 엇갈리면서 다시한번 가격논란이 국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왜 떨어지나
D램 가격의 지속적인 하락은 무엇보다 반도체업체들이 늘어나는 D램의 재고를 더 이상 견딜 수 없어 출혈경쟁을 하며 제품을 내다팔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중반 D램 공급부족론이 퍼지며 PC업체들이 D램을 지나치게 많이 구입했지만 세계 경제의 전반적인 둔화로 PC시장이 냉각, PC업체들은 최근 D램 구입을 급격히 줄이고 있다.
업체들이 밝히는 재고일수가 현재 27일에서 내년 6월에는 50일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128메가 시장 불붙었다
128메가 D램은 현재 미 마이크론과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양상이다. 마이크론은 이미 128메가 시장의 43%를 차지하며 공략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삼성도 본격적인 양산에 돌입, 23%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알려졌다.
최근 인피니온이 월 500만개로 128메가 제품을 증산하기 시작했다. 인피니온은 64메가에서 바로 256메가 제품 개발에 들어가 128메가는 그동안 적은 양만 생산했었다. 128메가 생산에는 256메가 생산기술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피니온의 128메가 증산은 불길에 기름을 쏟아놓은 격이다. 인피니온은 개당 8달러 선에 128메가를 팔기 시작했다. 이미 대만시장에서는 8달러 수준에 가격이 형성되고 있었지만 큰 영향을 못미쳤지만 인피니온의 저가공세는 마이크론과 삼성에게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모듈가격은 이미 10달러 붕괴
128메가의 미 현물시장 단품가격은 10달러 선을 겨우 유지하고 있지만 8개 제품을 묶어 파는 모듈가격은 이미 67.92달러까지 하락했다.
개당 가격으로는 8.5달러인 셈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이미 10달러가 붕괴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물시장에서 단품을 거래하는 D램업체는 군소업체가 대부분이며 전체 가격을 대변할 수 없기 때문. 따라서 모듈가격에 오히려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가들은“이미 대만에서 8달러까지 가격이 하락했으며 이 같은 하락세가 진정됐다고 하기에는 하락압력이 너무 강하다"고 말했다.
▲원가경쟁력 문제없나
D램시장이 `겨울’을 맞음에 따라 반도체 업체들간의 생존을 위한 싸움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D램 가격의 하락을 견디며 이윤을 내기 위해서는 원가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퍼지며 세계 D램업계에서는 원가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현재 세계 D램업체들의 원가경쟁력은 미 마이크론과 한국의 삼성전자가 상위그룹에 올라있고, 독일의 인피니온과 대만업체들이 중위그룹, 현대전자와 일본업체들이 하위그룹을 각각 이루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전자는 부채 축소를 위해 생산라인 업그레이드를 제대로 못한 점과 높은 금융비용 문제로, 일본업체들은 높은 인건비와 낡은 생산설비 문제로 원가 낮추기에애를 먹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가가 높은 일부업체는 이미 적자판매에 들어갔을 가능성이 크다"며 "고강도 구조조정과 부채 축소를 통해 원가를 낮추는 기업이 세계 D램경쟁에서 살아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닥세 인식도 높다
반도체 가격이 바닥에 이르렀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물론 반등할 기미도 당분간 많다는 전제가 있지만. 영국 픽텟자산운용의 펀드 매니저 에밀 울터는 “중단기적으로 D램 경기사이클의 최악국면은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관계자도 “고정거래 가격이 업체 평균 5.2~5.7달러 선에서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일부 업체들의 원가 수준인 만큼 가격협상에서 D램 업체들이 더 이상 양보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물론 반등기미도 별로 없다는게 업계의 분석. D램의 주요 수요처인 PC시장이 회복될 움직임이 없는 데다 수요업체들이 재고를 늘리려고 하지 않기 때문. 홍콩 분석가인 알프레잉은 “분배상이나 장비제조회사 창고의 재고 수준이 매우 낮지만 아직 공급이 충분하다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D램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대만업체들이 공급물량을 줄이지 않고 있다”며 “현대전자, 마이크론 등도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해 감산을 하거나 자체 재고를 확대시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D램시장의 수급이 원가 수준에서 균형을 찾고 있다”며 “공급과잉이 과다하지 않지만 이 상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