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모터사이클 시장 51% 점유, 매출 10억달러
메릴랜드주 파크빌에 있는 존 킹의 단아한 벽돌집에는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하는 2000년도 ‘할리-데이빗슨’ 트윈캠 클래식이 멋지게 서 있다. 후덥지근한 늦여름 저녁, 황금색 태양의 마지막 빛살은 흠없이 칠해진 모터 싸이클의 검정 페인트에서 춤을 추고 킹이 가볍게 엔진을 걸어 독특한 진동하는 부릉부릉 소리를 내도록 하면 잘 닦인 크롬도 반짝인다.
한번도 오토바이, 특히 할리-데이빗슨을 타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 순간 만큼은 간절하게 할리를 원할 것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끝없는 길과 푸른 창공을 달리거나 먼지 덮인 목장 마을로 들어가 보도에 선 철부지들이 질투로 멍하니 넋을 잃고 바라보는 광경, 새벽에 매력적인 여인을 뒤에 태우고 기쁨으로 비명을 지르며 태양이 떠오르는 지평선을 향해 달리는 상상만 해도 가슴이 설레기 때문이다.
지금은 미국 모토사이클 제조업계의 전설적 거인 할리-데이빗슨의 황금기다. 70년대와 80년대 초반 주춤했지만 밀워키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지난 10년동안 재정적인 성공을 이뤄냈다. 현재 할리의 미국 모토사이클 시장 점유율은 51%, 올해 총 판매액은 10억달러를 충분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할리 딜러십도 번창하고 있다.
그러나 이 모터사이클과 관련된 다른 통계는 특히 오토바이를 타지 않는 이들에게는 매우 놀랍기만 하다. 오늘날 할리 소유자의 평균연령은 44세로 10명중 8명 이상이 35세가 넘었고 거의 5명중 1명은 55세 이상이다.
60세인 존 킹은 할리 데이빗슨 운전자 고령화의 표본이다. 킹은 문신을 하고 길고 가는 머리카락에 갈갈이 찢은 삼베처럼 보이는 덥수룩한 수염을 길렀다. 모든 면에서 그는 진정한 ‘바이커(Biker)’다.
킹은 존스 홉킨스 대학 구내에서 일한다. 한때 무법으로 달리던 바이커에겐 지루한 일이다. 그는 54년 이후 모터사이클을 타기 시작, 50-60여대의 할리를 거쳤으며 한때는 모토사이클 가게를 소유한 적도 있었다. 현재도 그는 매년 2만5,000여 마일을 달린다. 그의 집도 할리-데이빗슨과 바이커 라이프 스타일의 전당이다. 킹은 "요새 오토바이 타는 이들이 나이가 많은 편"이라고 아쉬워하며 "하지만 그만둘 생각은 없다. 85세가 넘어서도, 죽기전까지 오토바이를 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킹은 가끔 자신의 애완견을 태우기도 한다. 털이 곱슬곱슬한 잭 러셀 테리어 종인 스파크플러그는 킹의 뒤에 끈을 매고 앉아 함께 달린다.
할리 데이빗슨 가게 입구에는 빛나는 할리와 할리사에서 만드는 ‘부엘’ 스포츠 오토바이가 길고 반듯하게 줄을 맞춰 매혹적으로 늘어서 있다. 멀지 않은 곳에 헬멧, 부츠, 가죽 자켓, 티셔츠와 악세사리 등이 즐비하다. 핵심 바이커용품에서 벗어나면 어린이용품이 진열돼 있다. 10년전 할리 소유자의 평균연령은 34세였다. 할리를 타는 사람들이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자식을 낳고 이들의 자식들도 또 자식을 낳는다. 할리사에서는 이같은 세대의 연결 고리의 어딘가에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발견한 것이다.
할리사의 기업홍보담당 디렉터 조 하이스는 최근 할리 소유자 고령화 추세의 이유를 간단히 든다. 바로 비싸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나이 든 사람은 여유 자금이 더 많다. 그리고 기본형이 최고 2만달러까지 하는 모토사이클을 사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할리의 소유자의 17%는 여전히 35세 이하로, 회사가 젊은 층에도 판매의 길을 놓았음을 의미한다.
메릴랜드 대학병원의 성형외과의인 53세의 넬슨 골드버그의 집 차고에는 매력적인 빨간색 할리 로드 글라이드 2000, 사이드카가 달린 93년 할리 헤리티지 소프트 테일, 부엘 2대, BMW, 13세짜리 아들 그레이디가 사용하는 혼다 비포장도로용 오토바이가 있다.
골드버그는 30년간 오토바이를 탔으며 매해 1만5,000마일을 달린다. 그리고 언제나 할리를 타고 검은 가죽옷 차림으로 병원 주차장과 수술실로 향할 때 받는 반응들을 즐긴다. 골드버그는 "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은 사람들이 살아있음을 느끼도록 충격을 주는 것"이라며 "요새 사람들은 에스컬레이터에 탄 것처럼 반은 자는 듯 세상을 살아간다"고 말했다.
메릴랜드주 에섹스에 사는 헬렌과 돈 허컴비 부부도 오토바이 족이다. 46세로 보수적인 옷차림을 한 유쾌한 표정의 헬렌은 ‘전국해양기상연합(NOAA)’의 취득 및 보조금 디렉터. 도무지 차고에 놓인 할리 울트라 클래식을 타고 달릴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43세인 덩치 크고 친절한 그녀의 남편 돈은 15세부터 모토사이클을 타기 시작했다. 굵은 팔과 다리에는 뒤엉킨 코브라와 용 문신이 박혔고 희끗희끗해지는 머리는 길게 뒤로 땋았다. 그는 염소수염을 기르며 귀걸이를 하고 검정색 소매없는 할리 티셔츠를 입었다. 전형적인 바이커의 모습이다. 헬렌은 돈을 만난 6년전부터 오토바이를 타기 시작했다. 그녀는 "우리가 같이 즐길 수 있는 일"이라며 "여행하는데 최고다. 주변과 내가 하나가 된다"고 오토바이를 타는 즐거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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