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수 화학 용매 사용하여 껌 하나 제거하는데 5초
메릴랜드주 실버 스프링에 사는 드웨인 커민스는 ‘얼룩제거 전문가’다. 15년간 세탁업에 종사하면서 그는 바지 무릎의 핏자국이나 블라우스의 낡은 얼룩을 잘 빼내는 것이 자신의 할 일이라고 믿고 실천해 왔다. 그러므로 그가 최근 업종을 변경하여 아마도 미국 최초의 껌(gum) 제거 전문가가 되기로 선택한 것은 그의 경력상 그다지 큰 변화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커민스가 새로 택한 직업은 바로 보도나 호텔 로비, 극장 좌석, 식당 테이블에서 전문적으로 껌만을 제거하는 일. 그가 자신의 직업에 대해 얘기하면 사람들은 단지 껌을 치우는 일만으로 생활비를 벌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공공장소에서 버려진 껌을 없애는 일이란 귀찮고 자랑스럽지도 않은 일이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 커민스는 그 누군가가 바로 자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독특한 직업덕분에 커민스는 사람들이 껌을 뱉거나 만지작대다 버려놓은 곳이면 어디든지 가야 한다. 물론 커민스가 새롭게 깨달은 바에 의하면 이는 거의 모든 곳을 망라한다.
커민스가 일하는 회사는 5년전 네덜란드에서 설립된 ‘껌버스터스(GumBusters)’로 현재 영국과 일본에도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미국에는 올해 버지니아주 폴스 처치에 첫 사무실을 열었다. 회사의 사명은 바로 버려진 껌을 제거하는 것이며 앞으로 전국에 약 300여개의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오픈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현재 ‘껌버스터스’의 직원 8명중의 일원이며 앞으로 곧 미국내 첫 프랜차이즈 업주가 될지도 모르는 커민스는 껌 제거가 자신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고 말한다. "사실 그간 판에 박힌 생활에 묻혀있었습니다" 세탁업에서 얼룩 제거 기술은 아무래도 완벽하지가 못했고 따라서 고객들은 늘 결과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의 새로운 직업은 그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간단하다. 그는 커피 얼룩, 핏자국 등 가지가지 얼룩을 지워야할 필요가 없이 단 한가지만을 하면 되는데다가 그 한가지 일을 만족스럽게 잘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일의 결과에 대한 그 자신과 고객의 반응 또한 즉각적이다. 지난 9개월간의 일을 하면서 고객층도 빠르게 늘고 있다. 강력 진공 청소기처럼 생긴 신종 기계를 질질 끌며 그가 일하는 장소에서 사람들은 가던 길도 멈춰 선 채 그가 껌을 제거하는 과정을 신기하다는 듯 구경한다. 마치 퍼포먼스 예슬과도 같은 그의 행위를 지켜보는 소수의 군중 속에는 가끔 미래의 고객도 섞여 관심을 보인다.
커민스가 "현재 500장짜리 명함을 두 번째 찍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그의 일에 관심갖는 사람들은 많다. 하이야트 호텔 북쪽에 위치한 보도에서 그가 작업하는 동안 컨벤션 참석자, 관광객, 경비원 등은 그에게 무엇을 하고 있냐고 수없이 질문한다. 한 경비원은 "이런 기계는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놀라워했다.
커민스가 사용하는 기계에는 두 개의 탱크가 달려있다. 하나는 물이 들어있고 다른 하나에는 껌을 녹이는 특허받은 화학 용매가 들어있다. 기계의 아랫부분에는 긴 호스가 달렸고 이 호스 끝에는 놋쇠 솔이 붙어서 커민스가 솔로 껌을 문지를 때마다 증기를 뿜어내며 껌을 제거한다.
껌 하나가 미세한 가루로 바뀌는데는 5초정도가 소요된다. 기존의 껌 제거 방식은 단순히 날카로운 도구로 긁어내거나 강력 세척제로 닦아내는 것이었다. 커민스가 맡았던 일 중 가장 힘들었던 곳은 플로리다주 탬파의 자갈을 깐 보도였다.
인류의 껌 씹는 문화는 거의 2,000년을 헤아리는 역사를 갖고 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유향나무에서 추출된 마스티슈를 씹었고 마야인들은 사포딜라 나무에서 추출한 치클을 씹었다. 또 미국 인디언들은 가문비나무 껍질에서 나오는 수액을 씹기도 했다.
1900년대 초에 이르러 치클을 원료로 한 현대식 껌이 월리엄 뤼글리 주니어에 의해 처음 대량 생산됐다. 현재 미국인들은 한해 130억달러 이상을 껌과 풍선껌 사는데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민스가 올 1월 처음 껌과의 전쟁에 뛰어들었을 때 그는 우선 얼마나 많은 껌이 바닥에 버려지는가에 놀랐다. 그에게 특별히 이상하게 보인 점은 바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보도에 그냥 껌을 버린다는 사실이었다. 커민스는 "이 일을 하면서 인간성에 대해 공부를 더 많이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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