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노란색으로 물든 캘리포니아 최고봉으로 단풍놀이 오세요.’
비숍(Bishop)부터 시작해 모노 레이크(Mono Lake)에 이르는 오웬스 밸리(Owens Valley)는 단풍놀이 명소다. 캘리포니아의 등뼈인 이스턴 시에라에 묻혀 있는 오웬스 밸리는 해발 1만피트 내외로 미국 본토에서 가장 높은 지역중 하나인데 산이 깊고 오묘해 자연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비숍 크릭, 락 크릭(Rock Creek), 사브리나(Sabrina) 레이크 등 절경이 몇 걸음 옮길 때마다 펼쳐진다. 특히 봉우리 사이사이에 피어 있는 가을 단풍의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 같다. 남가주에서 가장 가까운 단풍지대인 오웬스 밸리로 가을찾기 여행을 떠났다.
오웬스 밸리는 크게 맘모스와 모노 등 노스지역과 비숍, 빅 파인 그리고 본토 최고봉인 마운트 위트니가 자리잡고 있는 론 파인 등의 사우스 지역으로 나뉜다. 9월말부터 사시나무의 일종인 카튼우드가 노란색으로 변하면서 이 지역에 도착한 가을 단풍은 10월 중순을 맞아 그 절정에 다다르고 있었다. 지난 10일 오웬스 밸리에 내린 첫 눈으로 이스턴 시에라의 첨봉들의 정상은 신비스러운 흰옷으로 치장을 하고 있으며 정상 아래로 펼쳐진 단풍의 물결은 산바람에 흔들려 황금빛의 파도를 만들었다.
오웬스 밸리에서도 가장 유명한 단풍지대는 송어낚시로도 유명한 비숍시에서 168번 도로를 타고 산으로 올라가는 비숍 크릭. 산행 출발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 시에라 네바다 산맥 동쪽의 이 마을은 타운에서부터 주변이 오색의 단풍으로 물들어 있어 앞으로 펼쳐질 장관의 전주곡을 연주하고 있었다.
168번은 산중턱에서 사우스(South) 레이크로 들어가는 도로와 그 유명한 사브리나 레이크와 노스(North) 레이크로 향하는 도로로 나뉜다. 단풍은 사우스 레이크와 노스 레이크 각각 나름대로의 비경을 이루고 있는데 특히 비숍에서 17마일 지점에 있는 아스펜델(Aspendell) 마을부터 사브리나까지의 2마일 구간은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다운 천하비경의 숲과 계곡을 만날 수 있다. 차 한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도로가 계곡을 따라 나있고, 도로는 단풍을 숲속을 꼬불꼬불 가로지른다.
사브리나 위쪽으로 아슬아슬하게 이어지는 비포장 도로를 타고 만나는 노스 레이크는 산속에 숨어 있는 호수로 프라이 낚시꾼들이 낚싯줄을 던지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처럼 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멀리 구름에 싸인 시에라 네바다의 첨봉들이 단풍과 어우러져 아름다움의 극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사우스 레이크로 들어가는 도로 역시 단풍이 현란하다. 호수의 주차장은 인근의 해발 2,000피트에서 1만피트가 넘는 비숍 패스(Bishop Pass)를 향하는 5마일 등산의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 비숍 패스는 킹스 캐년 국립공원의 후문이기도 하다. 사우스 호수에서는 배를 빌려 뱃놀이와 낚시를 즐길 수 있으며 피크닉도 가능하다.
비숍에서 395번 하이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20마일 지점에 있는 락 크릭(Rock Creek)은 168번 도로에 비해 사람의 손길이 덜 미쳤다. 자연 그대로의 풍경을 즐기기에 좋다. 인적이 드문 신비감과 가을철 낙엽을 밟으며 산을 오르는 묘미로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락 크릭 남쪽 5마일 지점에 있는 로바나(Rovana)라는 타운에서 시작되는 파인 크릭 로드(Pine Creek Rd.)로 6마일 정도 산길을 오르면 오래된 텅스텐 광산을 만난다. 이 곳은 시즌 첫 눈에 둘러싸여 스노우 원더랜드로 변해 있는데 어린이들과 눈싸움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락 크릭에서 약 5마일 정도 북상하면 낚시터로 이름이 높은 인공호수 크로울리 레이크(Crowley Lake)를 만나고 이 곳에서 다시 5마일 정도 북상하면 1871년 탈옥수들과 보안관들이 치열한 총격전을 벌여 ‘죄수 호수’라는 이름이 붙여진 콘빅트 레이크(Convict Lake)에 도착하게 된다. 알프스의 엽서처럼 아름다운 콘빅트 호수를 돌아가는 길을 따라 아스펜 나무들의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콘빅트 레이크에서 북쪽으로 10마일 지점에는 캘리포니아 최대의 레저 타운중 하나인 매머드 레이크(Mammoth Lake)를 만난다. 팔뚝만한 송어가 풍부한 이 지역은 첫 눈과 함께 이미 단풍시즌은 마무리하고 스키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매머드에서 북쪽으로 30마일 지점에 있는 모노 레이크(Mono Lake)는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동쪽 관문으로 인근의 실버 레이크(Silver Lake)에서는 유람열차 ‘프런티어 팩 트레인’(Frontier Pack Train)을 이용 1시간 또는 1일 코스로 러시 크릭의 단풍 구경을 즐길 수 있다.
가는 길-LA에서 5번 프리웨이 노스를 타고 14번 노스로 갈아탄다. 컨(Kern) 카운티와 인요(Inyo) 카운티가 만나는 지점에서 14번이 395번 노스로 바뀌고 이 지점에서 약 2시간 반 가량 북상하면 비숍을 만난다. LA에서 약 240마일 정도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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