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저화제
▶ 크루즈 서비스 본따 과거 기차 여행의 참맛 되살려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이 즐거움이었던 옛 시절을 회상시키는 기차는 이제는 사라졌다. 오늘날 사람들은 목적지에 빠르게 도착하는 것만을 바라지 가는 길에 주변의 경치를 보지 못하는 것에는 신경쓰지 않으며 옆의 여행객들과도 절대 친해지지 않는다. 특히 항공여행에서 무례는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아직도 소수의 호화로운 여행 기차는 존재한다. 유럽의 전설적인 ‘베니스 심플론-오리엔트-익스프레스(VSOE)’나인 ‘로열 스콧츠먼(RS)’, 인도의 ‘팰리스 온 휠즈(POW)’등이 그것인데 미국에서는 ‘아메리칸 오리엔트 익스프레스(AOE)’가 바로 그런 존재다. AOE는 여행객들에게 과거 미국사람들이 철도여행이 보편적이었던 시대에 누렸던 장거리 여행의 맛을 보여주면서 이 나라를 기차로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AOE의 소유자인 헨리 힐먼 주니어는 크루즈 여행을 본따서 AOE를 만들었다. 물론 유람선처럼 수영장이나 퍼팅 그린은 없지만 클럽칸에서는 칵테일 시간마다 피아니스트가 추억의 명곡들을 연주하고 객실 승무원은 매일 밤, 다음날 일정표를 초콜릿과 함께 객실 침대 베게 위에 놓는다. 크루즈 여행에서 육지 관광을 가는 것처럼 AOE에도 버스 관광이 매일 있어서 기차 노선이 닿지 않는 곳을 관광할 수 있게 한다.
사실 앰트랙 노선으로도 국내의 다양한 경치를 즐길 수는 있다. 특히 100년전에 놓인 서부지역 철로는 관광산업을 장려를 염두에 두고 경치 좋은 곳으 노선을 정했었다. 그러나 암트랙은 몇년전부터 유서깊은 2개의 서부지역 노선-LA서 솔트레이트 시티를 왕복하는 데저트 윈드와 덴버서 포틀랜드를 잇는 파이오니어-운행을 중단했으며 다른 장거리 노선들도 종종 연발과 연착을 거듭한다. 나아가 가장 비싼 암트랙 침대 칸도 AOE의 보통칸인 아메리칸 풀먼의 호화로움에는 비교되지 않는 열악한 수준이다.
AOE는 단 한 대의 기차로 7가지 여정데 따라 운행한다. 이중에는 10박11일에 걸친 LA-워싱턴 D.C.간 대륙횡단, 7박짜리 서부지역 국립공원 탐험, 9박에 걸친 캐나다 일주등도 포함돼 있다. 기차의 16칸은 각각 100만달러를 투자해 1940년대, 1950년대 스타일로 복원됐으며 마호가니, 반짝이는 동, 벽화, 인조 대리석으로 장식돼 있다.
숙식은 물론 강의와 음악연주 등이 포함된 6박7일짜리 ‘록키산맥과 옐로우스톤’ 관광은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시작한다. 첫날 기차는 밤새도록 북쪽으로 달려 아이다호주 아이다호 폴즈에 도착한다. 여기서는 2일간 버스로 옐로우스톤과 그랜드티튼 국립 공원을 돌아보고 다음날 다시 기차로 솔트 레이크 시티로 돌아온다. 5일째에는 버스를 타고 유타주 수도와 인근 구리 광산을 돌아본다. 6일째 아침 일찍 기차는 다시 출발하고 아침 식사시간쯤이면 이미 동부 유타를 지난다. 여기서 아치스 국립공원과 콜로라도 국립 모뉴먼트 버스 관광을 원하는 승객은 유타 톰슨에서 내린 후 나중에 그랜드 정션에서 기차를 다시 만난다.
그랜드 정션서부터 기차는 록키 산맥 서부 경사면을 급히 달려 오르기 시작한다. 총 268마일에 달하는 이 마지막 여행은 콘티넨탈 디바이드와 모팻 터널, 덴버를 거쳐 힘차게 흐르는 콜로라도 강에 도달한다. 기차는 수없이 아름다운 계곡을 계속 지나며 가는 길에 붉은 빛의 바위, 선인장, 소나무 숲과 눈덮인 산정상으로 다양하게 변화하는 경치를 즐길 수 있다.
이 코스의 여비는 AOE의 가장 기본 사양인 침대와 서랍장, 싱크와 변기가 달린 싱글룸의 경우 일인당 4,490달러. 칸마다 달린 샤워는 12명이 함께 사용한다. 같은 옵션의 더블룸은 일인당 3,190달러가 든다. 가격이 다소 비싼 듯 하지만 다른 최고 수준의 크루즈나 숙식 포함의 호화 기차여행과 비슷하다. 예를 들어 VSOE의 파리-이스탄불 4일여행은 일인당 5,155달러다.
록키산맥과 옐로우스톤 라인의 아쉬운 점은 버스 관광이 너무 많아서 기차 여행의 낭만을 즐길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또 AOE가 화물운송회사가 소유한 선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화물 운송 스케줄에 맞추다 보니 볼만한 곳들을 밤에 가게 된다는 점도 있다. 112명의 승객과 45명의 승무원이 탑승하는 기차는 음식은 최고수준이지만 서비스는 고르지 못한 편이다. 물론 구식 기차는 호텔이나 크루즈 선박이 아니다. 공간과 시설도 한정돼 있다. 하지만 기차여행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불편함은 AOE 경험의 일부일 뿐이다.
국립공원이나 기념관을 보지 못했던 승객들은 AOE에서 실시하는 버스 관광을 좋아한다. 하지만 기차여행 자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차라리 대륙횡단이나 캐나다 횡단 등 기차만을 타는 여행 옵션이 더 바람직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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