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화제
▶ 남가주의 세계적 명소지만 사고위험성 상존
지난 7월, 캘리포니아주 아이들와일드에서는 한인 등반가 2명이 타키츠 록 암벽등반 도중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전체가 화강암으로 형성된 타키츠 록은 푸른 하늘을 배경삼아 아이들와일드 산 위로 1000피트나 솟아있다.
타키츠 록은 조슈아 트리나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비해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등산코스는 아니다. 그러나, 전문 등산인들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으며, 유럽쪽이나 아시아에서도 등반가들이 찾아드는 유명 암벽등산 코스다. 또, 캘리포니아의 등산지도에도 어김없이 타키츠 록이 명기되어 있다.
타키츠 록은 그 우아한 자태로 인하여, 일명 ‘릴리 록’, 즉 백합의 암벽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타키츠 록은 남 캘리포니아에서 가장 긴 등반코스이며, 200개 이상의 등반코스를 갖추고 있다.
"타키츠 록은 남부 캘리포니아의 등반의 왕관이자, 전세계 암벽등반의 진주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한 등산인은 평한다.
그러나, 타키츠 록은 그 매력 만큼이나 위험성도 큰 암벽코스다.
지난 7월에 발생한 한인 등반가들의 사망사고가 타키츠 록의 위험성을 잘 보여준다.
당시, 감관씨(59)는 등반 도중 발목부상을 입은 동료 케빈 단씨(49)를 지상으로 끌어내리다가 두 사람 모두 200피트 아래로 추락사했다.
그 외에도, 타키츠 록에서는 크고 작은 등반사고들이 끊임없이 발생했다. 물론, 전체적으로 볼 때, 사고는 매우 드문 편이고 대부분의 등반가들은 안전하게 등반을 한다. 그러나, 가끔씩 준비부족이나 불운이 닥칠 경우 사고가 돌발한다.
일찍이 1930년대, 타키츠 록에 도전했던 초기 등반가들은 삼나무 로프를 사용했다.
그로부터 10년 후에는, 인근 지역 청소년들이 테니스화를 신고 나일론 요트줄을 연결한 로프를 사용해서 등반을 하기 시작했다.
이곳을 찾는 해외등반가들은 대부분, 요세미티나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 같은 캘리포니아의 유명 등산코스와 함께 타키츠 록을 끼워넣는다.
200개가 넘는 타키츠 록의 등반코스 중에는 위험성이 별로 크지 않은 것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1980년대 접어들면서 등반가들이 보다 가파르고 위험한 코스들에 도전하는 경향이 많아졌다.
암벽등반에서는 고난도의 코스일수록 로프를 연결할 볼트들이 조밀하게 박힌다. 반면, 전통적인 일반코스에서는 볼트 간격이 넓게 배치된다. 그러나, 이런 코스들에서는 유사시 등반가가 추락하는 길이가 길어지는 만큼, 사고위험성이 배가된다.
’화이트 메이든스 워크웨이 루트’가 그 좋은 예이다.
이 코스는 타키츠 록에서 두 번째로 안전한 루트지만, 동시에 가장 긴 등산코스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 코스를 만만하게 보고 도전한 많은 초보자들이 갑자기 가파르게 변하는 800피트부터 900피트 구간사이에서 얼어붙곤 한다.
"이 코스에서 끌어내린 사람들이 30명쯤 된다"
한 구조대원은 전한다.
안전한 암벽등반을 위해서는 보호장비 설치법, 로프 취급법, 그리고 등반루트 발견법 같은 훈련들이 필수적이다. 이 밖에, 상존하는 추락 가능성 하에서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정신력도 요구된다. 뿐만 아니라, 유사시 기지를 발휘하여 스스로를 구조할 수 있는 테크닉도 갖추어야 한다.
리버사이드 산악구조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1980년대 이후 타키츠 록에서 등반도중 사망한 숫자는 18명이었다. 이 협회의 창립자이자 산악구조인인 월터 워커는 지난 50년간, 30명 정도가 타키츠 록에서 사망했을 것으로 추산한다.
한번은 약혼한 젊은 커플이 이곳에서 등반사고를 당했다.
위에 있던 남자가 실수로 떨어트린 날카로운 암석이 떨어지면서 약혼녀의 어깨를 절단시킨 끔찍한 사고였다. 결국, 그 약혼녀는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과다출혈로 사망하고 말았다.
한편, 지난 7월에 사고를 당한 두 한인 등반가들은 모두 산악등반에 잔뼈가 굵은 베테런들이었다.
"두 사람 모두 십대부터 등산을 했었다"고 동료산악인 켄 박씨는 말한다.
비운의 주인공 두 사람은 캘리포니아의 주요 등산코스들은 물론, 히말라야와 알프스 산맥까지 원정등반한 베테런들이었다. 사고 당시 근접위치에 있던 다른 등반가들이 "구조대가 올 때까지 움직이지 말고 로프를 붙들고 있으라"고 고함쳤으나, 두 사람은 끝내 추락하고 말았다.
두 사람은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소속 등산클럽의 최초의 사망자들로 기록되었다. 등반클럽은 두 사람을 위해 한국식 전통장례식을 치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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