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워싱턴에 온 조명록 국방위 제1 부위원장겸 군 총정치국장은 10일 오전 백악관에서 클린턴 미 대통령을 예방하고 북미관계 증진에 대해 논의했다.
북한 관리로는 처음으로 백악관을 방문한 조 특사는 이날 김정일 위원장의 친서를 클린턴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친서및 면담내용은 아직 발표되지 않고 있다. 이날 회담에는 북측에서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등이 배석했다.
이에 앞서 조 특사는 오전 8시30분 국무부에서 고위급 회담 상대역인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과 상견례를 겸해 만나 잠시 요담을 나눴으며 곧바로 백악관으로 향했다.
미국을 방문한 최고위급 북한 인사인 조 특사는 11일 오전 10시에는 국무부에서 올브라이트 장관과 공식회담을 갖고 양국 현안에 대해 심도깊은 논의를 하며 오후 4시 국방부 청사에서 윌리엄 코언 장관과 국방 당국자 회담을 갖는다.
조 특사와 미 국무 및 국방장관은 이날 연쇄회담에서 대북한 경제지원, 북한 핵 및 미사일,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등 양국간 관계개선에 필요한 쟁점사항들에서 상당한 수준의 의견접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수교 합의등 획기적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테러지원국 해제문제와 관련 걸림돌로 작용해온 70년 요도호 납치 적군파 4명의 처리방향에 대해 양국은 사전 조율을 끝낸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대표단에서 흘러나온 소식을 분석하면 양국은 그동안 거론돼온 이들의 제3국행 보다는 불 처벌을 전제로 한 일본으로의 직접 송환을 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북측은 이 문제와 관련 이들 신병을 인도하는 대신 일본을 상대로 미국이 직접 양해를 구하라는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전해진다.
70년 요도호 납치사건에 연루된 적군파 4명은 현재 북한에 체류중이며 북한은 이들이 테러리스트가 아닌 정치적 망명객 신분이라는 점을 들어 그동안 미등 서방측의 송환 요구에 불응해왔다.
이날 회담에서는 또 94년 제네바 회담에서 양국이 합의한 워싱턴-평양의 연락사무소 상호 설치건에 대해서도 실질적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북측은 임대료가 비싼 워싱턴이 아닌 인근 버지니아 지역을 연락사무소 장소로 유력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워싱턴 연락사무소는 이르면 내년초에는 설치될 것으로 정가 소식통들은 내다보고 있다.
코언 국방장관의 회동에서는 북미간 군사적 긴장 완화와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문제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쟁점이 되고 있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생산, 수출문제에 대해서는 미국이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를 지원하는 조건으로 장거리용 미사일 개발과 대외 수출등을 중지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오갈 것으로 전해졌다.
북미간 반세기에 걸친 적대적 관계 청산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조명록 부위원장 일행에는 대미외교의 실질적 책임자인 강석주 제1부상외에도 장창천 외무성 미주국장, 박명국 미주과장등 15명이 포함됐으며 뉴욕의 유엔대표부 이형철 대사와 관계자들이 지원하고 있다. 특히 장국장과 박 과장, 그리고 또다른 한 과장급 인사는 지난 7일 워싱턴에 사전 도착, 이근 유엔 차석대사와 함께 이번 회담의 제반 준비사항을 점검했다.
한편 조 특사 일행은 10일 저녁에는 국무부 벤자민 프랭틀린 룸에서 열리는 올브라이트 장관 주최 만찬에 참석했다. 이날 만찬에는 한국측에서 양성철 대사와 김길남 미주총연 회장, 그리고 민주당과 가까운 한인 실업인 1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대표단은 12일 오전 3박4일의 일정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간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