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농촌문제가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다. 해마다, 젊은층들이 점점 농촌을 등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각지에서 개최되는 카운티 페어들은 날이 갈수록 성황을 이루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농민들의 숫자가 역사상 최저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 미국의 농촌인구는 전체인구의 2%를 믿돌고 있다. 하지만 미국내 2,000여개의 카운티 페어에 몰려드는 방문객들은 연간 1억명을 상회한다.
그 비밀은 카운티 페어의 성격이 예전에 비해 크게 변한데서 찾을 수 있다.
전통적인 카운티 페어는 농민들이 가축을 사고 팔거나, 새로운 농경정보를 상호교환하는 장이었다. 그러나, 근래들어 카운티 페어는 위락기능과 비농민층에 대한 교육기능, 그리고 헤비메탈 음악으로부터 첨단우주장비 전시에 이르기까지,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이에 대해, 웨스턴 페어협회 사무국장 스티븐 챔버스는, 이렇게 말한다.
"요즘의 비농민 집단은 카운티 페어에서 색다른 경험을 원하고 있다"
이 협회는 140여개의 페어를 관장하고, 기타 2,000여가지의 페어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조직이다.
옛 시절의 카운티 페어는 시골농민들의 삶이 한곳으로 집결되는 축제의 한마당이었다.
당시 농민들은 페어에서 가축들을 데려와 건강검진을 시키고, 최신 트랙터를 선보이고, 농산물 종자상들과 거래를 하곤 했다. 가령 어느 집 젖소가 콘테스트에서 우승하면 그집 젖소의 종자를 받고, 또 아무개 농장의 토마토가 우수상을 받으면 그집 토마토 씨앗을 구입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농부들과 목축업자들은 더 이상 정보수집 및 교환을 위해 카운티 페어를 찾을 필요가 없다.
인터넷을 검색하고 이메일을 통해 누구나 필요한 정보를 간편하게 수집하고 교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수한 젖소 종자를 원한다면 인터넷을 검색하면 그만이다.
오늘날의 페어는 다른 분야에서 그 활로를 찾는다.
최근, 아이오아주 스펜서에서 열린 클레이 카운티 페어도 그 좋은 경우였다.
이 카운티 페어에서는 ‘데프 레파드’라는 인기 록밴드가 공연을 했는데, 공연장에는 수많은 십대들이 운집했다. 그나마, 클레이 카운티 페어는 카운티 페어의 전통을 상당부분 간직하고 있다.
즉, 이 페어에서는 아직도 농촌장비들, 종자 딜러들, 가축 콘테스트 등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농촌페어의 기본틀이 유지되는 것은 동물들이 갖는 인기 때문이다. 세상이 첨단위주로 재편될지라도 농촌의 가축들은 여전히 구경거리가 되기 때문이다.
클레이 카운티 페어가 신구세대의 조화를 이루며 성황을 이루는 것은 조직위원회의 치밀한 준비 덕택이기도 하다.
특히, 클레이 카운티 페어는 젊은세대를 효과적으로 페어에 연계시켰다는 점에서, 향후 농촌 페어의 나아길 길을 보여주었다.
이 페어는 몇몇 농업관련 프로그램을 인근학교 학생들의 수업에 연계시켰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이 페어의 특정 프로그램에 참가함으로써 농업관련 학점을 받게 된다. 이와 관련, 페어 조직위장인 필 허스트는 자랑스럽게 말한다.
"미국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아직도 농업이 미국경제의 심장이라는 것이 우리의 신념이다"
지역 4-H클럽 소속 학생들도 클레이 카운티 페어를 적극활용하고 있다.
이들 아동들은 아직도 가축기르기, 파이굽기, 재봉질, 공작활동 등에 조직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클레이 카운티 페어는 이런 4-H 소속 아동들에게, 그간의 활동을 발표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 준다.
전반적인 문제는 농민층이 날로 노령화되고 있다는데 있다.
예를 들면, 1985년에는 전체 농민들의 25%가 35세 미만이었으나, 오늘날 이 비율은 15% 미만으로 줄어들었다.
농촌 노령화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요즘 카운티 페어들은 저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동원하고 있다.
최근, LA 카운티 페어는 코뚜레를 한 소들을 전시하고, "당신의 자녀들에게 코걸이가 어디에서 유래되었는지 가르치라"고 광고했다.
LA 카운티 페어는 카운티 페어로서는 미국내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또, 뉴욕주 몬로카운티 페어는 우주교육센터를 설치하여 큰 히트를 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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