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리노이주가 새로 제정한 ‘로널드 레이건 트레일’
지금은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알짜이머병 환자가 되었지만 재임시엔 인기 대통령이었고 최근엔 아내 레이건 여사가 펴낸 책속에 든 편지로 다시 한번 대중의 심금을 울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팬에게 일리노이주가 새롭게 지정한 ‘로널드 레이건 트레일(Ronald Regan Trail)’ 방문은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레이건에게 큰 매력을 못 느끼는 사람이라도 미국 역사와 일리노이 시골풍경에 관심이 있다면 즐거운 소풍이 될 수 있다.
레이건의 자취는 북부 딕슨에서부터 피오리아 바로 동쪽인 중부 유레카까지 일리노이주 절반을 가로지르고 있다. 여행객은 레이건의 출생지와 그가 성장한 도시, 그를 영화산업과 정치계에서 성공하도록 이끈 대학 캠퍼스 등을 돌아보게 되는데 각각의 방문지를 운전해 가는 길에는 농경지대와 일리노이 강, 식당, 골동품 가게들이 산재해 있고 가끔 이곳에서 레이건과 관련한 이야기를 듣는 기회도 생긴다.
전체를 둘러보려면 시카고에서 차로 출발할 경우 11-12시간정도가 소요된다. 자신이 보고자하는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돌아볼 수도 있지만 레이건의 팬이거나 역사광이라면 딕슨, 탐피코, 유레카 등의 꼭 가야할 지점을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
먼저 딕슨은 레이건이 9세부터 딕슨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지낸 곳이다. 816 사우스 헤네핀에 위치한 그의 집은 현재 1920년대 스타일로 복원되는 중이다. 2층에는 작은 침실이 세개 있는데 하나는 로널드와 형이, 다른 하나는 그의 부모가 사용한 곳이고 마지막 방은 레이건의 어머니가 바느질을 하던 곳이다. 아래층에는 부엌에 놓인 아이스박스가 볼거리다. 얼음이 녹아 내린 받침을 비우는 것은 레이건 형제의 일이었다. 잊어버렸다간 물이 넘쳐서 바닥 전부를 닦아야 했다. 식탁에는 레이건 가족이 소유한 것으로 보이는 접시 세트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거실 벽난로 앞에는 타일은 하나가 떨어져 나갔다. 로널드가 이 타일을 뜯어 내서 형으로부터 페니를 감추는데 사용했기 때문이다. 1984년에 레이건 대통령은 이 곳을 방문, 그 일을 기억하고 타일 아래 숨겼던 페니 4개를 꺼냈다.
레이건의 자취를 따라 다니는 동안 사람들은 레이건이 얼마나 훌륭한 소년이었는지를 자주 들을 것이다. 그는 어머니와 교회에 다녔고 인명구조원으로서 77명의 생명을 구해냈으며 학생 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했다. 한번은 소년 레이건이 폭죽을 강에 던진 일과 관련, 경찰에 붙잡힌 적이 있었는데 이로 인해 그의 아버지는 14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다. 당시 레이건 가족의 월 렌트비가 10-15달러였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레이건이 이 일로 얻은 교훈은 상당히 강했을 것으로 보인다.
레이건의 소년시절 주택과 바로 옆 방문객 센터를 돌아보는 데는 한시간 정도가 걸린다. 이곳에는 레이건 가족의 사진과 비디오, 기념품점이 있고 레이건이 다닌 교회와 학교 등의 위치를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인이 상주한다.
탐피코는 레이건 형제가 출생한 도시다. 레이건이 출생한 아파트는 메인 스트릿에 위치했으며 아래층 은행 간판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레이건은 이 건물 2층의 아파트에서 태어났고 당시 아래층은 베이커리-카페 였다.
1900년대 초기 스타일로 장식된 이 방 세칸짜리 아파트에는 전기와 전화가 있었지만 수도시설은 없었다. 놀라울만큼 채광이 좋고 스크린이 붙은 발코니에는 옆집으로 통하는 창이 달려 있다. 레이건의 어머니나 옆집 여인들은 급하게 아이를 맡길 일이 생기면 이 창을 통해 아이들을 주고 받으며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고를 절약했다.
아파트와 아래층 박물관은 자원봉사자인 로이드와 에이미 매킬히니가 돌보고 있다. 이들은 아마도 레이건이 최초로 모델같은 포즈로 찍은 사진을 비롯한 레이건의 주요 기념품들을 관리한다. 박물관에는 또 레이건이 출연한 영화 포스터 콜렉션도 있다.
1928년 레이건은 유레카 칼리지에 입학했다. 당시 학생수는 200명. 현재 학생 수는 500명으로 증가했지만 새로 지은 건물 몇동을 제외하고 캠퍼스는 거의 변하지 않은 모습이다. 교내 ‘평화의 정원(Peace Garden)’에는 레이건의 흉상과 베를린 장벽의 조각이 전시 돼 있다. 이 정원은 1992년 레이건이 캠퍼스에서 냉전 종식의 문을 연 것으로로 간주되는 ‘군비축소협약(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 주창 연설을 한 것을 기념하는 곳이다.
캠퍼스 내 도널드 B. 서프 센터에는 대통령 시절에 신던 카우보이 장화, 잡지와 신문 스크랩, 젤리 빈 한 병, 자필 서명과 영화, 캠페인, 캘리포니아 주지사 시절둥, 레이건가가 기증한 수많은 기념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레이건이 학비를 벌기 위해 접시를 닦았던 우드 홀, 그가 살았던 ‘타우 카파 입실론’ 기숙사와 START 연설을 한 건물 등도 들릴 만한 곳이다.
레이건가는 유레카 칼리지와 친구로 남아있다. 레이건은 평생 동안 이 대학에 기부를 아끼지 않았고 이사로 봉직했다. 현재는 딸 모린이 이 역할을 맡아 한해에도 몇번씩 이사회 참석차 유레카를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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