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저화제
▶ 클린턴 국립기념물 후보선정에 목축업자들 반발
퇴임을 몇 달 앞둔 빌 클린턴 대통령은 요즘 치적쌓기에 여념이 없다.
그는 특히, 올해 들어 많은 국립기념물을 지정하거나 공시함으로써, 퇴임후 환경보호에 앞장선 대통령으로 평가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이 새로 지정을 선포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념물 중, 가장 논란을 빚고 있는 지역이 미주리강 상류지역이다.
연방정부는 이 지역을 국립기념물 후보지에 포함시키면서, "값을 측량할 수 없는 원시 아메리카의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주리강 상류 대초원지대 국유지에서 목축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 조치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목축업자들은 퇴임을 불과 몇 달 앞둔 클린턴 대통령이, 자신의 치적쌓기를 위해 주민들의 이해관계를 짓밟고 있다고 비난한다.
"도대체 얼마나 더 지정해야 직성이 풀린단 말인가. 미국은 이미 무려 5억 에이커의 공유지를 갖고 있다. 미주리가 하나의 독립된 주인지, 아니면 수도 워싱턴 소속인지 분간이 안될 정도다"
미주리주 하원의원 존 위트는 분노를 표시한다.
클린턴 대통령이 새로 지정을 추진중인 국립기념물은 11개 지역에 이른다.
그러나, 내무장관 부르스 배빗은 아직 기념물 지정절차가 다 완료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 중, 미주리 상류지역, 일명 ‘미주리 브레이크’라고 알려진 곳은 클린턴 행정부가 퇴임전 반드시 관철을 공언한 8개지역 중 한 곳이다.
물론, 이같은 청사진은 환경보호 단체들로부터 열렬한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미주리나 몬태나를 포함한 서부 주들의 주민들은, 기념물 지정을 자신들의 생활터전에 대한 잠재적 위협으로 간주, 격렬히 반발한다.
급기야, 이 문제는 오는 11월의 대통령 선거전에까지 불통이 튀길 지경이다.
클린턴 행정부는 부통령인 민주당 알 고어 후보에게 부정적 여파가 미칠 것을 우려해서 국립기념물 대상지역에 대한 일부 발표를 선거일 이후로 미룰 것이란 관측이 현재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
몬태나 주의 경우, 기념물 지정을 둘러싼 일반대중의 견해는 반반으로 나뉘어져 있다.
특히, 미주리 강 상류지역은 200년 전 유명한 루이스와 클라크 탐험대가 미주리강을 자신들의 수로로 사용한 이후, 오늘날까지도 거의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원시상태로 남아 있다.
대표적인 보존론자이자 ‘불굴의 용기’의 저자인 스티븐 앰브로스는 다음과 같이 기념물 지정의 당위성을 역설한다.
"이 지역은 미 대륙에서 가장 소중한 미개발지다. 이 유산을 보존하는 것은 우리 시대의 책무다. 이를 보존하지 못하면 후대에 큰 죄를 짓는 일과 같다"
보호론자들은 큰뿔 산양, 영양, 고리니 같은 야생동물의 주서식지인 미주리 브레이크를 반드시 보호해야 한다고 일치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은 또, 오는 2003년 ‘루이스와 클라크 탐험’ 200주년을 기념, 이 지역의 캠프장 및 방문객 센터도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지금이 미주리 브레이크를 보호할 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특히, 다음 행정부가 어떤 정책을 취할지 알수 없는 현재의 상황에서, 차제에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만 한다"
몬태나 야생협회 보존국장 데이브 디트로프는 주장한다.
그러나, 대표적 반대그룹인 몬태나 목축업자협회는, 목축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이 지역을 보존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반박한다. 스스로를 ‘불굴의 청지기들’이라고 칭하는 이 단체는, 자신들이 이 지역에 정착한 이후 이날까지 미주리 브레이크를 잘 보존해 왔다고 주장한다.
한편, 공화당에서는 조지 부시후보의 러닝메이트인 딕 체니가 이 문제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와이오밍 출신인 그는 서부지역에 대한 국립기념물 지정이야말로, 연방정부가 권한을 남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배빗 내무장관은 날이 갈수록 미개발지가 훼손되는 상황에서, 기념물 지정은 시급한 과제라며 이를 일축한다. 결국, 몬태나와 기타 다른 주들에서 벌어지는 기념물 지정논쟁은 연방정부의 권한범위와, 국립기념물 대상지의 최적 보호주체가 누군지를 둘러싼 견해차로 모아진다.
클린턴 대통령은 지난 1월, 이미 10개의 국립기념물을 새로 지정한 바 있다.
그후, 클린턴 행정부의 기념물 지정권한에 제동을 걸려던 공화당의 기도는, 지난 7월 상원투표에서 50대 49 한 표차로 부결되었다. 그 결과, 클린턴이 재임중 지정한 기념물들은 신임대통령이 누가 되든 실행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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