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통일은 엄청난 경제적인 부담을 가져올 것이라며 통일 지연을 주장하는 소리가 자주 들린다. 이것은 잘 사는 남쪽이 못사는 북쪽을 겨냥해서 하는 말이다. 가난한 흥부가 줄줄이 아이를 데리고 밥을 얻으러 올까봐 걱정하는 심정이다. 한편에서는 통일이 되면 수십만 아니면 수백만 난민이 서울과 지방을 휩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또 한편으로는 동서쪽 통일비용이 예상외로 많이 든 선례를 내세우면서 천문학적 통일비용 숫자를 내어놓고 있다. 나는 이러한 두 견해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저 한다.
당시 서독 수상 코울은 동독 시장 개방으로 예상되는 경제성장만으로도 통일비용을 충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었다. 그러나 정식으로 통합이 되기 전 1990년에만 700억달러가 지출됐다. 그후 거의 매년 1천억달러(100billion)를 지불해 왔다(주:남한의 현재 GDP 625billion). 이와 같은 막대한 금액이 선진 서독이 낙후된 동독사회를 서독 수준으로 끌어올리는데 소비했다. 당시 서독은 유럽에서 가장 부강한 국가로 거의 빈곤층이 없는 중산층이 많은 나라였다. 예를 들면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임금(시간당 약27달러), 가장 긴 연중휴가(평균 42일), 가장 짧은 노동시간(주37시간) 가장 이른 은퇴연령(평균 59세)등등 근로자들의 천국이었다. 크리스마스 보너스로 한달 월급을, 그 외에도 여름휴가 보조비를 지급했다. 서독은 또한 국가총생산력(GDP)의 30%를 사회복지에 사용하는 복지국가였다. 그들은 아이들의 출산비 그리고 양육비도 보조했으며 사소한 병도 전지요양까지 보냈다. 공산치하에 투옥되었던 정치범에는 매달 350달러가 따로 지불됐다. 1993년에는 50만 근로자를 해고하면서 1인당 3만6,000달러까지 지불했다.
남한은 독일같이 높은 근로수당이나 의료 및 사회복지제도를 구비하고 있지 않고 있다. 소년소녀 가장이나 혹은 고등학교 수업료가 없어서 등록을 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도 우리 정부는 특별한 대책이 없다. 월 40~50만원의 변두리 유치원 교사나 60~70만원을 받는 여성근로자들도 허다하다. 최저임금 하루 1만5000원에 별 혜택을 주지 않는 남한의 실정을 볼 때 우리는 부유한 독일처럼 막대한 통일자금이 사회복지를 위해서는 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엄청난 이북의 피난민이 남하하는 것을 걱정하나 그것은 하나의 기우라고 본다. 물론 현 이북의 체제 하에서 출구가 있다면 그러한 현상은 일어날 것이다. 흥남부두에서 자유를 찾아 수만의 피난민이 남하한 것처럼-그러나 자유로운 왕래가 보장된다면 정든 고향을 등지고 무작정 온 가족을 이끌고 남하하지 않을 것이다. 1989년 11월 9일 동서독의 왕래가 최초로 자유화 되었을 때 수십만의 동독인들은 서독으로 화려한 거리와 풍부한 상품들을 구경만 하고 돌아갔었다.
반세기의 기나긴 헤어짐 후에 남북이 하나가 된다면 그 감격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것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 거리에서는 베토벤의 Ode to Joy 교향곡이 울리는 가운데 춤을 추며 서로를 껴안았다. 낯선 동독인에게 용돈도 주었고 식당과 영화관은 돈을 받지 않았고 비싼 축구경기장의 입장권도 주었다. 서방을 찾는 동독인 하나 하나에게 서독정부는 65달러의 환영비도 주었다. 우리도 통일이 되면 굶주린 이북동포들에게 한 집에서 쌀 한 가마씩은 주지 않겠는가? 그렇다고 2,000만 이북동포가 다 굶주린 것은 아닐 것이다. 현재 이북 총생산력의 27%나 되는 군비를 삭감한다면 식량문제 정도는 해결될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통일비용이나 식량문제 보다도 더 중요한 통일 이후의 남북간의 문화적 정신적 갈등에 대하여 지금부터 생각해야 될 것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대책이 없으면 비록 국토는 하나가 되지만 남북의 골은 삼팔선보다도 더 깊어질 것이다.
막대한 독일 통일 비용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상당한 비용이 들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부수적인 문제도 많이 따를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통일이 되면 우리의 인구는 7,000만에 이르고 국토는 대륙과 연결되는 대국으로 발돋움 하며 무한한 경제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다. 이제 우리는 통일이 하루속히 이루어지도록 기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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