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야생동물의 천국이라고 할 만큼 각종 야생동물들이 번식하고 있다.
운전을 하다보면 자동차에 치여 도로상에 죽어있는 야생동물들을 심심챦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요즘 서부지역에서는 너무나 많은 야생마들의 처리문제를 놓고, 관계기관과 동물보호단체들 사이에 논쟁이 일고 있다.

야생마들은 서부의 여러 주들에 고루 분포되어 있으나, 그중에서도 특히 네바다 주에 집중되어 있다.

현재, 미국 서부에는 약 4만 6,000여 마리의 야생마들이 있는데, 그중 네바다에 2만 3,000여마리가 집중되어 있고, 다음으로 와이오밍주 6,300여마리, 유타주 4,400여마리, 그리고 캘리포니아주에 3,700여마리가 살고 있다.

야생마들의 관리는 토지관리국(BLM) 소관이다.
이 기관의 기본업무 중 하나는 30년전 제정된 야생마보호법에 의거, 서부의 야생마와 당나귀들을 보호하는 일이다. 이에 따라, 관리국의 야생마 포획전문가들은 가뭄재해 지역의 야생마들을 포획, 일반인들에게 분양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토지관리국 정책에 비판적인 반대자들은 야생마 포획이야말로 연방정부의 대표적인 실정 중 하나라고 말한다. 야생마 포획이 야생마를 보호하기는 커녕, 야생마 멸종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야생마 포획은 서부에 만연한 환경론자들과 개발론자들 사이의 여러가지 대립 중 하나에 불과하다.

요즘, 서부에서는 벌목문제로부터 시작하여, 멸종위기의 동물들, 산악용 차량 , 교외주거지역 확산 등, 생태계 파괴를 유발하는 각종 환경문제들이 이해당사자들 사이에 첨예한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논쟁들의 심장부에는 국유지 사용문제가 자리잡고 있다.

야생마 논쟁의 경우, 동물보호론자들은 정부가 납세자들의 세금을 사용하여 국유지에서 야생마를 희생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편, 야생마를 둘러싼 논쟁은 야생마들에 대한 일반대중들의 압도적인 동정심에 그 근간을 두고 있다. 특히, 동물보호단체는 1971년에 제정된 야생마 보호법에 따라, 많은 야생동물 중에서도 야생마가 보호의 1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토지관리국 관리들은 자신들이 그동안 야생마 보호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왔다고 항변한다.

관리국은 미국내 1억 7,500만 에이커에 달하는 국유지에서의 가축방목이 1950년대 이후 40%나 감소했으며, 야생동물을 보호할 목적으로 방목허가를 취소시킨 경우도 많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 토지관리국의 한 관리는 이렇게 말한다.
"야생마 숫자를 2만 7,000마리 수준으로 줄이면, 일부 지역에서는 야생마가 자취를 감출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야생마는 워낙 번식능력이 강해서, 전체적으로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그는 또, 동물보호단체들이 전체 생태계 보존이라는 차원보다는 지나치게 야생마 보호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토지관리국은 야생마들의 숫자를 현재의 4만 6,000여 마리에서 향후 5년간 2만 7,000마리 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다. 야생마들은 지난 한 해에만 4,000여마리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나, 반대자들은 이 계획이 과학적 분석이 결여된 무모한 것이라고 비난한다.

반대자들은 또, 토지관리국이 야생마들을 상업적 도살로부터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많은 수의 말들이 도살되어 식용으로 해외에 수출되어 왔다. 한 집계에 따르면, 미국에서 도살된 말의 숫자는 1989년의 33만 8,000마리에 달했으나, 작년에는 6만 4,000마리로 줄어들었다.

토지관리국은 두 가지의 야생마 처리방안을 갖고 있다.

하나는 야생마 번식제한 정책인데, 이는 큰 실효는 보지 못하고 있다. 결국, 관리국은 야생마를 줄일수 있는 유일한 방안은 이들을 생포하여 대중에게 분양하는 것 뿐이라고 믿고 있다. 토지관리국은 연간 7,000여 마리의 야생마를 분양해 왔는데, 앞으로 이 숫자를 1,0000여 마리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분양자 확보문제가 관건이다. 야생마들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관념이 존재하고, 또 훈련을 잘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야생마들은 대부분 잡종인데, 그중에는 북아메리카를 정복했던 스페인 사람들이 가져온 말의 혈통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미 야생마를 분양받은 소유자들은, 야생마가 잘 훈련받기만 하면 일반 말보다 인내심과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더 강하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