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있는둥 마는 둥 했던 제30대 워싱턴 한인연합회장 선거전이 종반전으로 치달으면서 살아나기 시작했다.
한인사회 곳곳에는 양 후보를 알리는 포스터가 본격적으로 나붙기 시작했으며 지금껏 정중동(靜中動)의 물밑작전을 구사해온 양 후보는 각종 행사장을 찾아다니며 얼굴 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이와함께 매일 소규모 모임을 찾아다니며 밑바닥표 훑기에 전력을 쏟는 모습이다.
특히 정 후보는 뒤늦게 2차례 후원회 행사를 가지면서 앞서 한차례 후원회를 가진 문 후보측과 세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2년만에 치러지는 이번 선거는 한인사회를 대내외적으로 대표하는 인물을 뽑는다는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지나치게 조용한 편이었다.
특별한 이슈가 없는데다 양 후보 모두 요란하지 않은 경선전략을 택해‘재미없는 이벤트’란 평을 들을 정도로 접전없는 소강상태를 유지해왔다.
23일 투표일을 앞둔 종반전에 진입해서야 뒤늦게 점화된 선거전은 현재 일찌감치 워싱턴 동우회를 기반으로 출진한 문흥택 후보에 맞서 영남향우회 및 R.O.T.C. 동우회를 배경으로 나선 정상대 후보의 추격전 형태를 띠고 있다. 이와함께 노장층 대 소장층의 세대간 대결 양상도 띠고 있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끈다.
선거 전문가들은‘문 후보에 비해 정 후보의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게 아니냐’는 판세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 후보는 그러나“지명도가 앞서는데다 최근 한인사회 활동으로 자질을 이미 검증받았다"면서“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한다"고 열세론을 반박한다.
한인사회 일각에서도‘선거는 개표함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수 있다’는 전통적인 뚜껑론에다가 정 후보측의 패기가 만만치 않아 성급하게 판세를 예측하는 건 무리라고 지적한다.
정 후보는 출범시 산파역을 맡은 R.O.T.C.동우회(현 부회장)와 영남향우회(전 회장)란 기간 조직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데다 대학 동문회, 타지역 향우회등도 지원사격을 하고 있어 당선은 어렵지 않다고 자신한다.
특히 한인사회 일각의 워싱턴 동우회에 대한‘반감’에 은근히 기대를 거는 눈치다.
‘발로 뛰는 선거’라는 전략에 맞추어 선거대책본부도 젊은 인사들로 면모를 갖추었다. 권오윤 선대본부장, 김종훈 부본부장, 민병택 사무장, 권영문 메릴랜드 본부장등 선거조직의 중추를 맡은 인물들 대부분이 한인사회의 세대교체를 예고케할 만큼 40대 초중반 나이다.
따라서 이번 선거는 한인사회 원로그룹인 워싱턴 동우회와 신진인사들간의 힘겨루기란 미묘한 성격도 띠고 있다.
일찍 후보 등록을 마치고 기선을 장악한 문흥택 후보 진영은 자체 평가 결과, 돌출변수가 튀어나온다거나 방심만 하지 않는다면 당선은 무난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조직, 자금, 인물 모두 앞선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문 후보측의 자신감은 특히‘워싱턴 동우회’란 든든한 사조직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일명 동우회는 한인회 부회장을 역임한 문 후보를 비롯, 정세권, 김성래, 오석봉, 정갑진씨등 워싱턴의 전 한인회장, 부회장등 약 20명이 회원으로 포진하고 있는 친목단체로 그동안 선거때마다 막강한 영향력을 미쳐왔다.
지난 29대 선거에서는 독자후보를 내지 못함에 따라 현회장인 송제경 후보를 간접 지원했었다. 그러나 이번 30대 선거에서마저 후보를 내지못하면 동우회의 위상과 영향력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내부 판단에 따라 문씨를 추대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따라 문 후보 선대본부 에는 김선학, 이영길 공동 후원회장, 김성래 본부장, 정세권 버지니아 본부장, 정갑진 메릴랜드 본부장등 동우회 회원들이 대거 핵심포스트에 포진했다.
문 후보의 선거전략은 대외적으로 공식화된 게 없다. 이는 조용한 선거를 치루자는 문 후보와 선거 경험이 많은 참모들 사이에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 확정짓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 후보는“개인적으로 잡음이 없는, 과열되지 않는 선거를 희망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일각에서는“선거조직이 너무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인사회의 선거전문가들은 이번 경선에서 당선 안정권을 8백표 정도로 계산한다. 처음으로 토요일에 선거가 실시되는데다 한인들의 무관심이 눈에 띌 정도여서 투표자 수가 지난 선거때의 1천8백명 수준에 채 못미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 후보진영은 앞으로 남은 5일동안 8백여명의 표심잡기에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인사회에서는 이번 선거의 당락도 결국 예전처럼 선거당일‘동원 인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있다. 금품제공과 식사접대를 미끼로 투표장에 얼마만큼의 유권자를 데려올 수 있느냐에 당선이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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