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만명쯤 활동하는 신종 전문직, 문제 해결에 중점
5년전만 해도 밥 프랭가는 엉망진창으로 살았다. 배우로 출세하기는 거의 불가능했고 빚은 6만달러나 쌓여 웨이터, 관광안내인, 백화점 점원의 3가지 일을 하면서 겨우 입에 풀칠을 했다. 인생의 전기를 마련하러 심리요법사나 크레딧 카운슬링 기관을 찾는 대신 그가 고용한 사람은 퍼스널 코치, 또는 라이프 코치로 불리는 릭 탬린, 두 사람은 매주 만나서 이야기를 했다. 물론 프랭가는 한번 갈때마다 50달러씩 냈다. 그러면서 자기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것을 얻기 위한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알게 됐다.
1년후 프랭가는 빚을 다 갚고 자기 자신을 스타들의 크리스마스 트리 스타일리스트인 ‘닥터 크리스마스’로 재창조해냈다. 프랭가는 자신의 변신을 모두 탬린의 덕으로 돌리는데 대기업에서 퇴직하고 창업하려는 사람, 평생을 자기 자신은 필요하지도 원하지도 않는 일을 하느라 고생했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들이 바로 이 세상의 최신 전문직중 하나인 인생 코치를 찾는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온갖 문제를 가지고 찾을 수 있는 인생 코치들은 1990년 이래 1만명 이상으로 불어났다.
프랭가(38)는 밥 호프, 앤디 가르시아, 캐리 피셔와 그 어머니 데비 레이놀즈 같은 스타들의 크리스마스 트리를 개당 1만~1만5000달러에 장식해주는 일로 생계를 번다. 이 비즈니스에 대한 아이디어는 물론 프랭가가 탬린을 만나기 전부터 생각한 것이지만 프랭가는 자기가 얼마나 자유를 사랑하는지를 깨닫게 해주고 남의 감독을 받으며 정해진 시간 일하는 대신 자유에의 사랑을 바탕으로 삶을 재정비하게 해준 탬린(41)에게 공을 돌리는 것이다.
여기까지 읽고 뭔가 석연치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바드 비즈니스 스쿨의 비즈니스 역사가인 낸시 콘은 "내가 아는 비즈니스 맨들에게는 모두 그렇게 불리지 않았을 뿐이지 인생 코치 비슷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한다. 자기보다 나이가 많고 현명한 동업자, 또는 믿을만한 아내나 형제, 사촌의 자문등이 모두 그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인생 코치들은 저마다 다른 방법을 사용하지만 대부분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하고 머리를 짜내서 고객이 자기자신을 변화시키도록 돕는다. 잔소리를 하기도 하고 손을 잡아주기도 하고 확신시키고 정보를 제공하고 자문을 한다. 고객으로 하여금 행동 계획을 세우도록 하고 그것을 세분시켜 단계적으로 달성할 시간표를 짜주며 고객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전화나 E 메일을 보내서 격려도 하고 객관적인 평가도 해준다.
이들의 역할에 회의를 가진 사람들은 솔직하게 트고 지내는 친구나 통찰력있는 지인이 해줄 수 있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고 말한다. 차라리 커리어 문제에 일가견이 있는 자격증있는 심리요법사가 더 낫지 않느냐는 사람도 있다. 프랭가는 자신의 행복을 막는 것이 무엇인지 분석하는 일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것이 급선무였기 때문에 인생 코치를 고용했다고 말한다. 탬린도 "우리는 ‘왜?’를 따지기보다는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성취할 것인가"를 중요시한다고 말한다. 탬린은 대부분의 해답은 고객이 이미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고객은 무엇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내는데 조금 도움이 필요할 뿐인 사람이라고 여긴다.
LA, 뉴욕등 유행에 민감한 도시의 돈많고 야심많은 사람들사이에서는 퍼스널 코치가 벌써 퍼스널 트레이너만큼이나 인기있어졌지만 "몇년전에 시작할 때만해도 내가 코치라고 하면 사람들은 ‘무슨 종목이냐’고 물었었다"고 샌퍼난도 밸리의 집에서 20명의 고객을 코치하고 있는 신시아 로이 다스트는 말한다.
이 인생 코치라는 직업은 18년전, 샌프란시스코의 회계사인 토마스 레너드가 2명의 고객으로부터 세금이나 상속 문제가 아닌 자기들 인생에 관해 이야기하자는 초대를 받으면서 탄생했다. 그들과 자녀들, 자동차 색깔 선택 같은 일에 관해 이야기한 레너드는 이후 자신을 ‘인생 계획가(life planner)’로 칭했으나 1988년에 어떤 고객이 그가 "꼭 코치같다"고 한 말을 듣고 사전을 찾아본 뒤에 바꿨다. 나중에 ‘코치 대학’을 설립한 그는 전세계적으로 1만명 이상의 인생코치가 활동하고 있는데 80%는 북미주에 있다고 말하고 있다.
보스턴 지역에서 창업회사들을 전문으로 일하고 있는 스티브 로빈스(36)는 스탁 옵션으로 부자가 됐는데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사는 보스턴, 실리콘 밸리, LA 및 기타 지역에서 인생 코치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부자가 될수록 사람들은 개인적으로도 성장에도 더 관심을 갖는 것 같다"는 것이다.
이 신종 전문직도 관록이 쌓이면서 인증이 필요해져 워싱턴 DC에 있는 국제코치연맹은 코치 자격기준 및 허가절차를 통일시키려 작업중이지만 아직 자기가 인생 코치임을 자처하는 것을 막는 법은 없다. 임상심리학자이기도 한 UCLA 경영학 교수 새뮤얼 컬버트는 인생의 안내자가 아니라 지도자인 것처럼 기능하는 코치는 조심해야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자기 인생은 자기가 만들어가는 것인데 자기를 자기보다 더 잘 아는 것처럼 믿게 만드는 사람은 위험한 인간"이라는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