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착된 인간관계를 회복하려면
미세스 리는 결혼생활에 대한 절망감을 극복하려고 지난 2년간 노력해왔다. 처음 우리 클리닉에 찾아왔을 때 그녀는 죽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나는 결혼생활을 잘 유지시키려 했으나 점점 나빠져갔어요."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머니에게 말하면 어머니 삶 또한 힘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이야기할 수도 없었어요. 친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죠. 왜냐하면 내가 겪는 고통을 처음부터 낱낱이 보아왔으므로 그 애에게 말한다는게 나로서는 당혹스러웠어요. 내 마음을 털어놓을 상대가 아무도 없었지요." ‘죽고싶은 마음’이 들게 된 이유가 무척 많았는데 따지고 보면 그것 때문에 감정이 영향을 받게 되고 모든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가 숨막히게 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매주일 나와의 면담을 빠뜨리지 않았다. 남편에 대한 쌓인 분노와 회한을 터뜨리며 눈에 보이지 않는 중압감을 하나씩 덜어나갔다.
기꺼이 마음을 열고 이야기함으로써 그녀는 갇혀있던 ‘새장’에서 자신을 서서이 해방시켜나갔다. 점점 마음 내부의 혼돈을 씻고 좀더 이성적인 매너로 갈등에 접근해나갔다. 치료를 끝낼 무렵에는 우울한 감정도 약해졌다.
그러다 두달쯤후, 비슷한 우울증이 다시 생겼다. 그러나 전처럼 심하지는 않았다. 남편 문제뿐 아니라 자신의 문제에도 자기 탓이 있음을 이미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남편에게 과민반응 함으로써 문제를 증폭시키고 있음을 그녀가 이해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이번에는 우울함을 남편탓으로 돌리지 않았고 자기 태도와 행동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문제가 있을 때 남편을 탓하는 대신 스스로 노력하길 원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자신을 고쳐나가는 다음 단계로 접어드는 것이었다.
놀랍게도 그녀의 남편이 내게 전화해 면담을 가졌다. 그도 관계회복을 원했다. 마음이 꽤 열려있었고 결혼생활을 순탄하게 하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다 할 각오가 되어있었다.
남편의 의식적인 후원에도 불구하고 미세스 리는 여전히 불안감 및 사소한 결혼생활 문제가 언제 야기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남편이 전처럼 자신을 비난해 ‘아픈 곳’이 다시 노출될까 두려워했다.
여러 번의 면담을 통해 그녀는 심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좋은 접촉을 얼마나 갈망했는지를 이야기했다. ‘아내로 이용’된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길 원했다. 시어머니가 최근 다니러왔을 때 남편 태도가 변했던 것을 지난 주 내게 이야기했다.
“자기 가족들이 우리 집에 올 때마다 그는 괴물이 되곤 했어요. 내가 마치 시댁 사람들에게 잘 하지 않는다는 듯이 얕잡아보는 태도로 큰 소리치는가 하면 내게 더 많은 것을 요구했어요. 그러나 이번에는 그가 얼마나 변했는지 놀랄 지경이었어요. 전적으로 나를 후원했어요. 내가 물론 기쁘고 행복해야겠지요. 그러나 그렇지가 않았어요. 내 마음이 문제예요. 머지 않아 그가 옛날 태도로 돌아갈 것이라고 나는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요. 내가 그의 태도를 믿지 못하는 거지요." “아시다시피 남편을 보는 패턴이 바뀌려면 시간과 의식적인 노력과 끊임없는 자각이 필요해요."라고 내가 대답했다. 사실 상처받은 사건을 잊고 우리에게 상처준 사람을 용서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상대방이 달라지고 그 일이 오래전에 없어진 후에도 우리는 과거의 기억에 매여있는 경향이 있다. 한 번 충격받으면 계속 되살아나는 것이다. 심적 고통과 연관된 아주 사소한 것들이 무의식적으로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히게 된다. 미세스 리는 자신을 탓했으며 남편의 후원적인 태도에 점수를 주지 못한다는 사실에 죄의식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부정적 면에 직면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미세스 리는 이제 내팽개치지 못하는 자신의 고집스러움을 직시할 자세가 되어있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할 충분한 시간이 없을 때 우리는 허위 복원감에 쉽게 돌아간다. 자기자신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외부 요인을 탓하기기 훨씬 수월한 법이다. 그러나 사건을 인식하는 우리 느낌이 항상 옳은 것만은 아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선별적으로 기억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도움을 받아 행동과 태도를 변모시킬 수 있다. 불행스럽게도 변화는 서서이 일어나며 이를 지켜보려면 인내가 요구된다.
사람과 사건에 대해 고통스런 기억이 끊임없이 되살아날 때 용서하기란 극히 어려운 일이다. 능동적인 사랑으로 아마도 우리는 타인을 용서할 뿐 아니라 그들을 친절로 대하고 신뢰할 수 있게 된다.
필자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리치몬드 지역 멀티 서비스 센터의 임상 심리학 박사이다. 연락처는:
(415) 668-5955 ex. 39 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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