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저화제
▶ 도로, 교량, 호텔등 보수미비로 총체적 붕괴현상
장기간 계속되어 온 경제호황의 여파로, 미국의 국립공원들을 찾는 관광객 숫자가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많은 국립공원들은 시설 노후화와 예산부족으로 인해 비명을 지른다.
특히, 몬태나주 북서부에 펼쳐진 글레시어 국립공원의 상황은 자못 심각하다.
글레시어 국립공원에는 1933년에 완성된 공원도로가 그 심장부를 관통하고 있다.
연장 51마일의 구불구불한 이 도로는, 일찍이 영웅적인 토목공들이 열악한 기술조건을 극복하고 건설한 것이다. 특히, 로간 패스로 이어지는 빙하계곡 통과구간은 거의 수직절벽과 맞대어 뻗쳐 있으며, 무려 73군데의 산사태 구간을 통과한다.
이런 악조건 때문에, 이 도로는 일년에 넉달만 개방된다.
가끔은 절벽에서 굴러 떨어진 돌덩이에 부딪혀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차량들도 있다. 이 도로는 3년전 국립사적지로 지정되었지만, 현재는 언제 대참사가 빚어질지 모르는 위험천만한 상황에 처해 있다.
도로붕괴의 주원인은 오랜 세월의 경과, 혹독한 겨울날씨, 부식, 여름시즌에도 계속되는 암석강하 및 눈사태 등이다.
보수반원들이 투석 방지벽을 설치하고, 균열을 메꾸고, 노후화된 기반강화 작업등을 필사적으로 벌이지만 역부족이다. 전체적인 보수공사를 위해서는 최소 2억달러 이상의 재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글레시어 국립공원의 난맥상은 단지 도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빙하공원 구역내의 유서깊은 여러 호텔들, 각종 편의시설, 그리고 관광버스 등 모든 것들이 총제적 부실상태에 빠져 있다. 다른 주요 국립공원들에서는 최소한의 시설보수 공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온데 비해, 글레시어 국립공원은 오랜 세월 거의 방치되어 온 것이나 다름없다.
관광호텔들의 난방시스템은 겨울에 너무나 시끄러운 소음을 내기 때문에, 일부 숙박객들이 환불을 요청하는 사례까지 빈발하고 있다.
또, 1930년대부터 운영되어 온 관광버스들은 버스의 철제골격 자체가 부식되어, 더 이상 운행할 수 없는 지경이다. 빙하공원을 찾는 관광객들이 몸을 맡기는 기본 인프라의 붕괴는, 미국 국립공원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과거 십년간, 국립공원 예산은 두배나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아직도 각 국립공원 보수공사에 필요한 예산이 35억달러나 더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파크 서비스 즉 국립공원관리국산하 379 유닛들이 노후화된 직원숙소, 상하수도 시스템, 손상된 도로 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대표적 국립공원 중 하나인 요세미티 국립공원도 1억달러의 예산을 확보하지 못해서, 노후화된 직원숙소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또, 아리조나주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의 경우, 상하수도 보수공사에 1200만달러가 필요하다.
미국의 국립공원들이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인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부터다.
1956년, 아이젠하워 행정부는 10년간 10억달러의 예산을 국립공원에 투자하는 이른바, ‘미션 55"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그 때 이후 지금까지 국립공원들의 개보수를 위해 그토록 대규모 예산을 일시에 투입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그와는 반대로, 국립공원에 대한 미국인들의 애착은 해마다 늘어만 갔다.
1966년 경에는 한해 국립공원 방문객 수가 1억 3,3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해에는 기록적인 2억 8,700만명을 기록했다.
한편, 이같은 국립공원 관리부실에 대해, 의회와 국립공원 관리국은 서로 상대방에게 비난을 퍼붓고 있다.
국립공원 관리국은 기본예산 자체가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예산을 가지고는 국립공원들을 간신히 오픈하기에 급급하다. 연간예산 18억달러 중 70%가 공원운영비에 투입된다"
국립공원 관리국 부국장 데니스 갤빈은 주장한다.
반면, 의회는 의회대로 불만을 갖고 있다.
의회는 국립공원 관리국이 개보수 공사에 필요한 예산을 지나치게 부풀리고 있으며, 예산을 효율적으로 집행하지 못한다고 의심한다.
하지만, 의회 내에 국립공원 관리국을 동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연방하원 세출위원회 의장 랠프 레귤러 의원 같은 사람은 국립공원 예산이 지나치게 낮게 책정되어 있다며, 대폭적인 예산증액을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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