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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드니 오림픽 조직위, "가장 엄격한 대회" 천명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약물사용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전문가들은 선수들의 약물사용 문제가 일반인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한다. 오죽하면, 올림픽 금메달은 가장 효과적인 약물을 복용한 선수들의 몫이라는 기막힌 푸념까지 생겼을까.
하지만, 이번 시드니 올림픽부터는 상황이 바뀔지도 모르겠다.
최근 국제올림픽위원회, 즉 IOC의 약물단속국이, 흔히 EPO라고 널리 알려진 지구력 촉진제에 대한 검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IOC의 이번 결정은, 그간 많은 선수들과 약물반대론자들이 줄기차게 주장해 온 약물검사강화 압력에 대한 화답이다.
우연의 일치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IOC의 발표가 있은지 바로 그 다음날, 1999년 세계여자마라톤 선수권에서 깜짝 우승, 세계를 놀라게 한 북한의 정성옥 선수가 시드니 올림픽 불참을 선언하고 나섰다.
1970년대 세계 마라톤계를 주름잡았던 프랭크 쇼터는 IOC의 이번 결정에 대해 심히 만족해 한다.
최근, 미국 도핑테스트 기관의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쇼터는, IOC의 미지근한 약물검사 프로그램을 줄기차게 비판해 온 주인공이다.
쇼터는 한 때, 공산주의 동독에서 활동했던 많은 코치들이, 지금은 중국이나 북한의 관주도 스포츠를 주도하며, 선수들에게 약물을 주입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또 자신의 현역시절을 회상하면서, 대부분의 마라톤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자신도 20대 후반이 최전성기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북한의 정성옥 선수는 불과 25세의 나이에 시드니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고, 북한당국은 그녀가 은퇴하여 코치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것이 뭘 의미하는지는 여러분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다"
쇼터는 의미심장하게 말한다.
이런 면에서, 쇼터는 시드니 올림픽이야말로 1972년 이래, 엄격한 약물검사가 올림픽 성적에 실질적인 억지력을 행사하는 최초의 대회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한다.
요즘 시드니 경찰당국은 약물단속 문제로 초비상 상태다.
예를들면, 새로운 약물검사제가 도입된 최근 시드니의 앨리스 스프링스 병원에 도둑이 침입하여 EPO를 1,000병이나 훔쳐갔다. 물론, IOC의 법집행국이 새로운 약물검사제를 최종 승인할 경우, 이 약물들의 가치는 크게 떨어지겠지만.
이보다 6개월 전에는 시드니의 한 약물보관창고에서 인간성장 호르몬제가 1,575병이나 도난 당했다.
이 약물은 원래 난쟁이들의 발육을 위한 성장촉진제로 개발됐으나, 뼈의 왜곡과 영구적인 신체기형의 부작용 때문에 사용히 극히 제한된 약물이다.
또, 이 약물은 근력 강화제로도 알려져 올림픽에서는 사용금지 됐으나, 아직 효과적인 테스트 방법이 없다.
그런가 하면, 시드니 세관당국도 요즘 스테로이드 밀반입 때문에 비상이 걸려있다.
이와 관련, 에모리 대학의 인류학자 클레어 스터크는, 올림픽 개최도시들은 항상 최대 마약딜러들의 표적이 되어 왔다고 말한다. 그녀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전후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도시에서의 불법 스테로이드 공급량이 올림픽 기간동안 4배나 증가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약물사용 척결을 어렵게 하는 주범은 비단 마약딜러들 뿐이 아니다.
지난 7월, 전 미국올림픽위원회 약물검사 프로그램 팀장 웨이드 엑섬은, IOC 당사자들조차도 선수들의 약물사용을 일정부분 묵인해 왔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소송을 법원에 접수시켜 이목을 끌었다.
엑섬은 몇몇 유명선수들이 스테로이드 양성반응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조직위가 의도적으로 대응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국제올릭픽 관계자들은 자신들이 약물검사 즉, 도핑테스트를 위해 연간 수백만달러씩 쏟아붓고 있다며 이를 반박하고 있다. 하지만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단방법을 불사하고 이기고 보자"는 풍조 때문에, 완전한 약물단속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이들의 항변이다.
올림픽위원회가 약물단속을 실시한 것은 1968년 이후의 일이었다.
그보다 12년전, 세계스포츠계의 최강국이었던 구소련의 한 코치는 미국선수들을 향해서, 소련선수들이 약물사용으로 큰 도움을 받는다고 자랑스럽게 말한적도 있다. 그로부터 6년 후에는, 네덜란드의 한 사이클 선수가 올림픽 경기도중 약물과다복용 부작용으로 현장에서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올릭픽에서 약물이 가장 조직적으로 사용된 경우는, 1980년대의 동독 선수들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동독선수들은 국가적 차원에서 지원된 약물프로그램 덕택으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싹쓸이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후 동독선수들은 강력한 약물의 과다복용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호르몬 하이디"라는 별명을 가진 한 동독여자 선수가, 자신은 성전환 수술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밝힘으로써, 국제 스포츠계에 충격을 던져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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