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성이 붕괴되면 밀도가 더욱 조밀해지고, 중력의 힘이 엄청나게 강해지면서 주변의 시공(time space)이 점점 휘어진다. 심지어 빛조차도 그 표면으로부터 이탈할 수 없는 상태가 되면서 사상지평(event horizon)을 형성하게 된다. 마침내 그 별에서 나오는 빛을 우리가 볼 수 없게 되어 그 별은 블랙홀(black hole)이 된다. 이 블랙홀의 질량이 크면 클수록 사상지평의 표면적이 더욱 커져서 사상지평 가까이에선 블랙홀의 중력이 대단하여 무슨 물체든 빛의 속도와 비슷한 가속도로 끌어당긴다. 마치 우주의 진공청소기와 같아서, 블랙홀의 가장자리에 접근하는 모든 물체는 고무줄처럼 길게 늘어지다가 블랙홀 안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그리고 그 별 주변의 공간이 매우 심하게 휘어지기 때문에 빛의 속도보다 빠른 탈출속도가 아니면 블랙홀을 도저히 빠져 나올 수 없다. 빛이나 전파 또는 어떤 형태의 에너지도 사상지평 너머로 나가지 못하며, 심지어 시간까지도 사상지평에서는 정지해 버린다. 아인슈타인 박사 이후 최고의 이론 물리학자로 인정받고 있는 스티븐 호킹 박사는 블랙홀의 존재를 확신하면서 우리 은하계에만 적어도 1억개는 있을 거라고 주장한다.
우리의 삶에도 수많은 블랙홀들이 존재한다. 삶을 윤택하게 하는 블랙홀이 있는 반면 대부분의 경우 가치판단력을 상실케 하여 엄청난 시련을 겪게 한다. 창조주는 사람들로 하여금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볼 때마다 만족해하도록 만들었다. 흔한 말로 ‘제눈의 안경’인 셈이다. 얼마나 훌륭한 착상인가. 만일 그렇지 않다면 무수한 사람들이 자신의 모습을 남들과 비교하며 비관에 빠질 것이다. 이것도 어떻게 보면 자신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블랙홀 때문에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할뿐 아니라 생의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역할을 한다. 반면에 가치판단력을 완전히 상실함으로 인해 삶을 구렁텅이 속으로 몰아넣는 경우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사이비 종교와 잘못된 정치사상들을 들 수 있겠다. 사이비 종교집단의 블랙홀에 빠져들면 그들의 가르침이 진리로 보이고, 그들의 비정상적인 행동들이 마치 예언자적인 모습으로 보이게 된다. 우리는 언론을 통해 사이비 종교지도자들의 잘못된 인도로 수많은 생명을 잃은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그리고 잘못된 정치사상에 빠져들어 귀중한 삶을 낭비한 젊은이들도 우리 사회에 많이 있었다. 그들은 단지 사상이 다르다는 이유로 반대편에 선 사람들을 무자비하게 폭행하고 살인까지 하지 않았던가. 특히 마약을 하게 되면 현실과 비현실을 구분하는 판단력이 흐려져서, 지나가는 자동차들이 마치 장난감처럼 보이며, 높은 빌딩 꼭대기에서도 자신은 뛰어내릴 수 있다고 오판을 하게 된다. 심지어 마약을 구입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게 되며, 결국엔 사회로부터 버림받는 타락의 길로 빠져들게 된다. 물질과 권력 역시 엄청난 힘을 가진 삶의 블랙홀이 될 수 있다. 돈을 지나치게 갖게 되면 세상의 모든 일들을 돈으로 해결하려고 하며, 돈이 없는 사람들을 모자라고 문제 있는 사람들로 여기게 된다. 결국엔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 권력에 중독된 정치인들은 어떠한가. 그들은 국민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며 헌법을 개정하면서 장기집권을 하고, 심지어 자신을 비판하는 세력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는 독재자가 된다.
우리의 삶속에는 수많은 블랙홀들이 도사리고 있다. 이런 위험한 블랙홀에 빨려들지 않기 위해 우선 이들의 존재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나태한 생활을 하면 언제 어디서 그 곳으로 빨려들지 모른다. 이러한 유혹에 빨려들지 않는 최선책은 그 블랙홀 근처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다. 중력이 큰 블랙홀일수록 사상지평이 넓다. 다시 말해서 블랙홀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고 넓다는 뜻이다. 눈앞에 있는 블랙홀들을 보지 못하는 것은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 마음의 눈이 욕망과 집착 그리고 어리석음으로 장님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삶속에서 진정 자유롭고자 한다면 안으로나 밖으로 몸과 마음에 대한 집착을 모두 버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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