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나 학생들이 잘 알다시피 10학년부터 12학년까지의 학과목과 성적은 매우 중요해서 학생의 일생을 따라다닐 수도 있다. 학생이 대학을 진학할 때는 물론 취직을 할 경우에도 고등학교의 생활기록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9학년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평점을 계산하고 학과목을 따지는 것은 10학년부터라는 말이다.

보통 10학년을 sophomore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난 1년간 학교를 다녔기 때문에 10학년부터는 학교에 생활이 익숙한 가운데 새 학년을 맞게 되므로 자신감과 계획에 따른 방향을 준비성 있게 일해 나갈 수가 있다. 연령적으로 14~15세 정도여서 아직도 성장단계에 있는 나이라 부모님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시기라 하겠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우선적으로 학생이나 부모들이 해야 할 일은 학교에서 작성한 시간표가 학생이 원하는 과목들과 시간 배정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 점검하는 일이다.

나의 경험으로 보면 예외 없이 많은 학생들이 학기 후에 자기의 프로그램이 잘못된 것을 발견하고 정정을 요구하는데, 이렇게 하는 것보다는 학기 시작 전에 학교를 찾아가서 이미 준비되어 있는 본인의 스케줄을 알아보고 잘못되었을 경우에는 수정을 하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일이다. 학기가 시작되고 나면 프로그램 변경이 용의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은 10학년 때부터 적절한 프로그램을 갖고 공부해야 한다. 이들의 프로그램을 살펴보면, 우등반 10학년 영어(Honors English 10), 수학(Geometry or Algebra 2), 우등 세계사(Honors World History), 외국어(Foreign Language Level 1, 2 or 3), 과학(AP Biology or Chemistry), 그 외에 체육, 선택과목 등이다. 체육은 10학년까지 졸업 필수과목이니까 이수해야 하고, 나머지 선택과목은 9학년 때처럼 매우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을 상기시켜 둔다.

대개 학교들이 학생들이 원하는 선택과목을 학생들에게 주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미리 학생 흥미에 따라 지난해에 계속해서 같은 계통의 과목들을 군(cluster)을 이루어 넓혀 나가도록 권하고 싶다. 흥미를 통한 기술의 습득은 매우 귀한 것이고 고교를 졸업하여 사회에 나가서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고교 4년간을 통해서 한가지씩의 기술을 연마해 두라는 말이다.

반면에 대학 진학을 마음에 두고 있지 않는 학생들은 10학년부터 어려운 과목들을 이수할 필요가 없고, 졸업에 필요한 보통과목들을 이수하면서 학교에서 제공하고 있는 여러 가지 기술과목들을 택하도록 권하는 바이다. 만약 학교에 본인이 원하는 기술과목들이 없을 때에는 학교 밖의 기술학교나, 2년제 대학을 통해서 훈련을 받을 수가 있기 때문에 카운슬러와 상의하면 얼마든지 도움을 받을 수가 있다.

또한 10학년이 되면 각부 과외활동도 활발해져서 자기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때이기도 하다. 한가지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어느 과외활동에 참가하든지 자주 바꾸지 않기를 바란다. 한두 가지 좋아하는 분야에 들어가 4년간 계속 활동하기를 바란다. 될 수 있으면 임원도 되고, 회장도 되고, 운동 같으면 주장(captain)도 되어서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또한 미국사회는 각 개인의 사회봉사 정신을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중·고교 시절에 시간과 노력을 남을 위하여 공헌할 줄 아는 마음가짐을 길러주는 것도 10학년에서 할 수 있는 좋은 훈련이다.

다음으로 대학을 진학하는 학생들은 자기에게 맞는 대학 선택과 캠퍼스 방문도 계획하는 것이 10학년에서 해야 할 일중 하나가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많은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캠퍼스 방문을 관광이나 호기심 속에서 내용 없는 이벤트로 끝내고 오는 것을 보았다.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캠퍼스 방문은 손님이 상품을 고르고 사는 것과 같아서 학생에게 맞는 대학을 학생의 기호에 맞추어 고르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방문하기 전에 알아보고 싶은 것들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출발 전에 모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방문 후에도 점수표를 만들어 선택한 몇개의 대학들을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마지막으로 10학년에 들어오면서 적지 않은 학생들이 신체적, 정서적으로 급변하면서 이에 따른 가치 기준의 혼란을 맞게 되는데 담배, 술, 마약, 폭력, 갱 입단 등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변화를 가져오게 되므로 부모들의 각별한 주의와 관심, 그리고 사랑이 요구된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