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화제
▶ 게임외에도 훌라춤, 밴드, 코믹달리기등 인기 폭발
최근 수년간, 메이저리그 야구는 마크 맥과이어와 새미 소사의 홈런경쟁을 축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더구나, 요즘에는 각 구단마다 스태디엄을 찾는 관중들에게 본연의 야구경기 외에도, 각종 오락과 여흥을 제공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현상은 요즘 야구장을 찾는 관중들의 평균 46%가 여성이며, 여성 관중의 43%는 홈팀 선수들의 이름조차 제대로 모른다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
일부 선수들은 각 구단이 야구경기 보다는 팬들을 상대로 한 마켓팅 활동에만 열을 올린다며 불평을 터뜨릴 정도다.
밀워크 브루어스의 카운티 스태디엄을 예로 들어보자.
이 구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인물은 야구선수들이 아니라, 6회말 이후 여흥시간에 등장하는 폴리시 소세지 캐릭터이다. 네 명의 소세지 캐릭터가 스태다움에 출현하면, 1만 5,000여명의 관중들이 한 순간, 야구경기는 안중에 없이 소세지들을 보며 열광한다. 게중에는 사인공세를 펼치는 이들도 많다.
6회말이 끝나면, 스태디엄으로 통하는 벽문이 열리고, 네 명의 소세지 캐릭터들은 달리기 경주를 벌인다.
"야구경기 도중, 이런 이벤트를 갖는 것이 미친짓처럼 보이죠. 하지만, 이것을 없애면 팬들로부터 항의전화가 빗발칩니다"
브루어스의 스태디엄 운영담당 부사장 스캇 젠킨스는 말한다.
그로 그럴것이, 이번 시즌 바닥권을 맴돌고 최근 8연패를 당한 브루어스 팀으로서는, 이 소세지 캐릭터 레이스가 관중몰이의 일등공신이었다.
한 마디로, 메이저리그 야구는 더 이상 단순한 야구게임이 아니다.
그 보다는, 야구장을 찾는 관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치밀하게 고안된 전국적 여흥시간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요즘, 야구팬들에게는 장쾌한 홈런을 날리는 빅맥과 새미 소사, 그리고 숨막히는 피칭을 하는 페드로 마르티네스만이 유명인사가 아니다. 그들 외에, 비니 베이비스, 포케몬, 바블-헤드 인형, 그리고 폴리시 소세지 등도 유명한 캐릭터들이다.
몇 년 전만해도, 이런 종류의 여흥시간은 메이저가 아닌 마이너리그 경기에서나 볼 수 있었던 광경이었다.
무명선수들이 펼치는 야구경기에 관중들을 유인할 목적으로, 소위 ‘주제가 있는 야구’ 개념을 도입했던 것이다. 그러나, 즉흥적인 여가가 중시되고 티켓가격이 치솟아 오른 요즘에는, 동일한 개념이 메이저리그에서도 가감없이 통용되고 있다.
필라델피아 베테런스 스태디엄에 가면, 경기중간에 훌라 댄서들이 현란하게 엉덩이를 흔들어대는 모습을 구경할 수 있다. 또, 시카고의 유서깊은 위글리 구장에서는, 경기직전 KC & 선샤인 밴드의 흥겨운 연주를 만끽할 수 있다. 또, 샌프란시스코 구장에서는 포르투갈 물개들이 홈런볼을 캐치하기 위해 물속으로 날렵하게 뛰어드는 쇼를 보여준다. 야구장의 재미를 배가할 수만 있다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는 것이다.
이같은 풍조에 대해, 시카고 컵스 1루코치이자 명예의 전당 헌액선수인 빌리 윌리엄스는 이렇게 말한다.
"만일, 베이브 루스나 루 게릭이 다시 깨어난다면, 이 모습을 보고 ‘이게 뭣들 하는 짓이냐. 관중들은 야구경기를 구경하러 오는 것이다’ 라며 분개할 것이다"
이에 대해, 브루어스의 잰킨스 부사장은 다른 견해를 펼친다.
"물론, 야구자체도 재미있는 경기다. 하지만, 우리는 할 수 있는대로 더 많은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야구장 관중들 중에는 야구경기를 보러 오는 사람들도 많지만, 게중에는 단순히 재미를 보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한편, 선수들 중에도 이같은 여흥 프로그램을 긍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
브루어스의 외야수 제로미 버니츠는 일각의 부정적인 시각을 반박한다.
"어린 아동들에게는 이같은 프로그램들이 큰 재미를 선사한다. 사실, 야구는 템포가 느린, 약간은 지루한 경기다. 나부터가 야구경기만 보고 있노라면 지루해질 것이다"
그러나, 파이어리츠의 한 선수는 불편한 심기를 표출한다.
"구단이 선수들 보다는 마켓팅용 캐릭터 경주에 더 큰 관심을 쏟는 느낌이다. 여흥시간을 미끼로, 신문사에서 광고를 따오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시카고 컵스의 존 맥도너프 부사장은 야구인으로서 또 경영간부로서의 고충을 솔직하게 토로한다.
"의심의 여지없이, 가장 중요한 마케팅 도구는 경기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모든 팬들은 자신들을 승자와 동일시한다. 이같은 본능은 앞으로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우리 팀이 항상 승리하지 못한다는데 있다"
맥도너프는 덧붙인다.
"스포츠 세계의 실상은 꾸준히 변해 왔다. 특히, 가까운 장래에 스포츠와 연예의 통합작용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가 아동들을 상대로 한 공세적 마켓팅을 펼치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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