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과연 어떤 목적으로 박씨를 죽음에 이르게 했을까.’
박춘희씨 의문사 사건의 수사방향이 타살 가능성쪽으로 가닥을 잡아감에 따라 범인과 범행동기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을 맡은 버지니아주7구역 경찰은 박씨가 자살할만한 특별한 동기를 찾지 못함에 따라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시키고 있다. 경찰 안팎의 증언을 종합하면 특히 수사팀은‘박씨가 개인적인 원한을 살만한 이유가 없다’고 보고 사고택시의 운전기사 및 업무와 관련된 인물의 범행 가능성에 수사를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뒤늦게 수사에 뛰어들어 경찰과 공조체계를 구축한 CID(미 육군 범죄수사대)도 주한미군내 CID와 합동수사를 통해 박씨의 근무지인 제20지원단 내부의 알력이나 자금문제등을 집중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수사팀은‘박씨 사망사건 배후에 공항 택시회사가 개입됐을 수도 있다’는 색다른 제보가 18일 접수됨에 따라 그 신빙성에 대한 수사도 착수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랫동안 택시기사로 재직해 택시업계 실태에 정통하다고 주장한 이 익명의 한인 제보자는 이날 수사팀을 찾아“막대한 이권이 걸린 덜레스 공항의 택시운영권을 되찾기 위한 과정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을 수가 있으며 박씨는 뜻하지 않게 희생양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보자는 경찰에서“올해들어 공항택시의 운영권이 파키스탄 계열이 운영하는 블루탑에서 유대계의 옐로캡으로 넘어감에 따라 택시기사 70-80명이 감원됐다"고 말해 밀려난 블루탑 관계자들중 일부가 고의로 사고를 위장한 범행을 저질렀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입찰시 택시회사의 사고건수가 중요한 포인트로 작용한다"며“해고된 기사들의 대부분도 파키스탄계이며 사고택시의 운전기사도 파키스탄계임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나름대로 범행동기를 제기했다.
실제 공항운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택시업계간의 경쟁은 덜레스공항이 미국내 공항중 최고의 여객증가를 기록함에 따라 최근 상당히 치열했다는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지난 3월 공항당국은 89년부터 공항택시를 운영해왔던 파로크 마수드를 제치고 알링턴 트랜스포테이션 제너럴과 새로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알링턴 트랜스포테이션 제너럴의 사장은 챨스 킹으로 그가 파키스탄계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알링턴사에서 워싱턴 플라이어 택시의 운영을 맡으면서 택시기사 조합의 압달라 나시르 회장과 부회장, 그리고 임원들을 포함한 49명의 기사가 해고됐다. 이에 따라 재고용되지 못한 기사들은 지난 8월1일 덜레스 공항 주변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운영권 교체에 따른 진통이 심각한 실정이었다.
공항 택시기사들은 몇해 전부터 공항 이용자들이 급증함에 따라 불법인 합승도 공공연히 이루어졌다고 관계자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제보자의 주장은 정황상 그럴싸하지만 이번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결짓는데는 무리가 많다는게 경찰 안팎의 1차적인 분석이다.
우선 사고건수가 운영권 입찰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더라도 자살로 결론날 가능성이 많은 사고방법을 택했다는게 이해가 안되며 안경과 수첩의 핏자국같은 유류품을 남기는 등 범행수법도 치밀하지 못하고 헛점이 많다는게 이들의 지적이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 유족들이 주목하고 있는 센드레이 맨씨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뚜렷한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가 사망하기 직전 통화를 시도한 직장 상사 샌드레이 맨씨는 휴가를 마치고 지난 16일 한국으로 돌아갔다. 대구에서 근무중인 맨씨는 왜관의 미군부대로 승진 전보돼 9월부터 근무할 예정이며 최근 후임자에게 업무 인계인수 절차를 밟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박씨 시신과 옷에 대한 유전자 감식, 즉 DNA검사결과가 나와야 사인을 정확히 밝힐 수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사고현장에서 발견된 남자용 안경과 박씨가 차안에 두고 내린 수첩에서 묻어있는 핏자국에 대한 DNA검사를 의뢰한 만큼 이에 대한 결과가 나와야 자살과 타살 여부를 명확히 가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고 박춘희씨 고별예배가 17일 오후 비엔나 소재 장례식장인 Money & King에서 엄수됐다.
이원상 목사(와싱톤 중앙장로교회)가 집례를 맡은 이날 고별예배에는 고인의 남편인 남학호씨와 오빠 박춘동씨, 그리고 김재욱 박사(J.W.K인터내셔널 대표) 부부, 최상진 목사, 주미대사관 조현동 영사, 이종률 북버지니아 한인회장등만이 참석한 가운데 단촐하게 치뤄졌다.
고인의 유해는 이날 저녁 유나이티드에어라인 편으로 한국으로 운구됐으며 유족들도 18일 오전 덜레스공항을 출발, 귀국했다.
유족들은 박씨의 추도식을 21일(한국시간) 고인의 근무지였던 대구의 제20지원단(일명 캠프헨리)내에서 갖고 유해는 경북 영덕의 가족묘지에 안장키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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