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 최 워싱턴주 무역장관은 한인으로는 가장 정부 고위직에 오른 인물의 하나이다. 최근에는 백악관 국제 무역 자문위원으로 임명돼 연방정부 일도 겸하게 됐다. 미 주류사회에서 나날이 한인 여성 파워가 커지고 있는 요즘 최장관을 만나 미국내 한인여성의 위상등에 관해 들어 봤다.
<민경훈 편집위원>
-최근 백악관 자문위원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럼 이제는 거처를 워싱턴 D.C.로 옮기시게 됩니까.
▲아닙니다. 제 풀타임 잡은 여전히 워싱턴주의 무역장관입니다. 워싱턴주는 주민 일자리 8개중 하나가 무역과 관련된 것이어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통상 촉진 책임을 맡고 있는 무역 장관은 중요한 자리입니다. 직원도 120명정도 됩니다.
-외국 여행도 자주 해야겠네요.
▲그렇습니다. 한국에도 몇차례 다녀왔는데 눈부신 경제 발전과 사회의 역동성에 놀랐습니다. 한인임을 다시 한번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언제부터 그 일을 맡게 됐습니까.
▲작년 9월부터입니다. 본토에서 첫 아시아계 주지사로 선출된 게리 락 주지사가 같이 일해보자고 불러 응하게 됐습니다. 그전까지 8년간 시애틀 시의원으로 재직했는데 그만하면 시의원으로 할 일은 다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서슴없이 승낙했습니다.
-시의원으로 재직한 동안은 주로 무슨 일을 했습니까.
▲18억달러의 예산을 집행하는 재무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다운타운 재개발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처음 시의원에 됐을 때만 해도 슬럼과 다름없었던 시애틀 다운타운이 이제는 깨끗이 단장돼 어느 대도시보다 쾌적한 환경을 갖게 됐습니다.
-워싱턴주에는 한인들도 많이 살고 있습니다. 시애틀은 어떤 도시인지 설명해 주시죠.
▲마이크로 소프트와 보잉이 본부를 두고 있는 첨단산업의 중심지입니다. 그외에도 크고 작은 하이텍업체가 수없이 많습니다. 스타벅스등 고급 식품체인사도 그곳에서 출발했습니다.
-미 정계에서는 한인 남성보다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것처럼 보입니다. 그 이유는 뭐라 보십니까.
▲한국 여성들이 똑똑하기 때문이지요(웃음). 한국에서는 전반적인 보수적인 분위기와 남녀차별 때문에 여성들이 재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한인 여성들이 얼마든지 자기 꿈을 펼칠수 있는 나라입니다. 시의원 재직중 25명의 인턴을 채용했는데 대부분이 한인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두각을 나타내는 한인이 줄을 이을 것입니다.
-워싱턴은 주지사도 동양계고 마사 최씨외에도 신호범씨가 주상원의원로 선출되는등 아시아 파워가 센 것 같습니다. 특별한 까닭이라도 있습니까.
▲그렇습니다. 워싱턴주는 1950년대부터 중국계 시의원이 나올 정도로 아시안들이 정치적으로 활발합니다. 중국계 이민자가 많은 탓도 있지만 아시안끼리 단결력이 강합니다. 첫 아시안 주지사가 나온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얼마전 시애틀 인근 소도시인 페더럴웨이 시장과 쇼어라인 시의원으로 한인 마이클 박씨와 셰릴 리씨가 각각 뽑혔습니다. 워싱턴주 전체 한인수는 5만밖에 안되는데 선출직 당선자가 4명이나 나온 셈입니다. 아마 미국 여러 주중 가장 높은 비율이 아닌가 합니다.
-현재 민주당 소속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부터 정치에 뜻을 뒀으며 어째서 민주당을 택하셨습니까.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사회를 위해 뭔가 유익한 일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91년 뱅크 오브 캘리포니아 부행장 재직 당시 시애틀 시의원 선거가 있었는데 이 때가 챈스다 싶어 출마했습니다. 민주당을 택한 것은 소수계와 여성을 진정으로 위하는 정당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워싱턴주에서 당선된 4명의 한인이 모두 민주당입니다.
-자영업자가 많고 보수적인 한인들은 정서적으로 공화당에 가깝다는 말을 흔히 합니다. 이번 필라델피아 전당대회에서 볼수 있듯이 요새는 공화당도 소수계를 끌어 안으려 하는 것 같은데...
▲진짜 중요한 것은 이민자를 어떻게 대우하느냐입니다. 민주당은 이민자의 권익을 옹호하지만 공화당은 근본적으로 반이민적입니다. 클린턴 행정부는 노먼 미네타 상무장관을 비롯 역대 어떤 정권보다 많은 아시안을 고위직에 임명했습니다. 말로만 아시안을 우대하는 것처럼 하는 것보다 실제 행동을 어떻게 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지난 8년간 민주당 치하에서 2,2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습니다. 공화당만 경제를 잘 다룰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아시안 여성으로 고위직에 오를 때까지 인종차별등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처음 시의원에 당선됐을 때는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등 인종증오 편지를 여러 통 받았습니다. 그러나 소수계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당하기 보다는 격려를 더 많이 받았습니다. 자기 결심만 단단하면 넘지 못할 장애는 없다고 봅니다.
-미 주류 사회에서 고위직에 오를수 있도록 가장 도움을 준 사람은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물론 부모님입니다. 두분 모두 유학생으로 일찍 미국에 와 정착했습니다. 아버님은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 다니셨고 저도 뉴욕에서 태어났습니다. 12살 때 시애틀로 이주해 거기서 대학을 나왔습니다. 두분은 저를 엄격하게 교육했지만 제가 하고자 하는 일은 전폭적으로 지지해 줬습니다. 두분이야말로 가장 든든한 응원부대입니다.
-현재 가족 관계는 어떻습니까.
▲저 혼자입니다. 특별히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일에 워낙 바쁘다 보니 시간이 없었나 봅니다(웃음). 지금 하는 일에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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