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높은 IQ, SAT 점수로도 대학 입학 거부된 자폐증 소년
마이어 캐철(18)의 IQ는 146이다. SAT는 1,320점,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로빈슨고교에서 AP 통계학과 라틴어도 3년간 공부했다. 하지만 캐철은 최근 자신이 지원했던 4개 대학으로부터 거부당했다. 수학박사가 되려는 그의 희망이 좌절된 것이다. 대신 올 가을 2년제인 ‘노던 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NVCC)’에 진학하기로 한 캐철은 자신이 4년제 대학의 강의나 기숙사 생활을 경험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한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자기는 "똑똑해서 커뮤니티 칼리지에 갈 필요가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캐철은 자기 나름대로 매우 명석하지만 가끔 일상적인 대화를 유지하거나 단순한 지시를 따르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바로 ‘아스페르거 증후군(Asperger’s Syndrome)’을 가졌기 때문이다. 자폐증의 한 형태인 이 증상은 현재 어린이와 젊은 성인들에게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500명중 1명의 꼴로 나타난다. 캘리포니아에는 아스페르거 증후군이나 또다른 자폐증을 가진 사람이 1987년의 38명에서 1998년에는 785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이 증상은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통계 수치도 다양하다.
대학들이 장애 학생들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노력함에도 불구하고 아스페르거 증후군을 앓는 학생들은 학교들이 쉽게 수용할 수 없다. 이 증상을 가진 학생들은 종종 특정 분야에서 지식이 풍부하고 매우 재능이 뛰어나지만 취약한 분석력과 사교성이 학문적으로 받쳐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 증상과 필요의 정도도 케이스별로 다양해 일부는 시험을 보거나 노트정리에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정도이지만 숙제 정리, 기숙사 예절 습득, 교수에게 말하는 방법 터득 등 전반적인 지도와 가르침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많은 대학 관계자들은 아스페르거 증후군 학생을 수용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하다고 아스페르거 전문가들과 지지그룹은 말하고 있다. 학교가 이 증상을 충분히 알지 못하는 데다가 경우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국립어린이보건및 인성개발연구소(NICHHD)’에서 자폐증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마리 B.브리스톨-파워는 "대학도 아직 준비되지 않았고 설사 매우 똑똑한 학생이라 할지라도 이들은 여전히 가장 단순한 사회생활을 해내는데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아스페르거 증후군을 가진 학생들의 일부는 대학을 중퇴했어야했고 다른 이들은 캐철처럼 4년제 대학에 입학도 못했다. 캐철의 경우, 높은 SAT점수와 고급의 수업을 이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교시절 GPA는 2.4밖에 안된다. 제시간에 숙제를 제출할 수 없었고 교사의 지시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로빈슨고교에서 그의 상담을 맡았던 캔디 콘트리스턴은 캐철이 대학 캠퍼스에 산다면 그의 출석, 숙제, 심지어 빨래도 확인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학수업은 캐철의 지성을 자극하고 기숙사 생활도 사회성을 발전시켜 그의 자립성을 개발하고 만족스런 커리어에 대비, 그를 잘 준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콘트리스턴은 "대학에 가지 않는다면 캐철은 정체될 것"이라며 "자극이 많을수록 그는 더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스페르거 증후군은 오스트리아의 소아과의사인 한스 아스페르거의 이름을 딴 것으로 그는 1944년에 "꼬마 교수들"이라 명명한 일련의 소년들의 행동을 기록으로 남겼다. 이들은 인식및 언어 능력은 매우 뛰어났으나 많은 사교성 및 운동기술에 있어 뒤졌다. 아직도 이 증상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은 바가 많지만 미국 최초의 아스페르거 증후군 연구가 현재 예일대학 어린이 연구 센터에서 진행중이다.
아직 완치법은 없지만 이 증상을 지닌 많은 사람들은 작업 및 언어치료를 통해 조직력과 사교술을 개선할 수 있다. 아스페르거 증후군의 일반적인 부작용인 우울증과 지나친 강박 장애는 약물로 치료가 가능하다. 또 이들은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들에 대해 매우 집착하지만 항상 발전적이지는 않다. 예일대학의 소아정신과의사로 아스페르거 증후군 전문가인 프레드 폴크마는 모든 국회의원의 생일을 기억하거나 기차 스케줄을 암기하는 환자들을 봤다고 덧붙였다.
캐철이 응시했던 학교들은 학교 관계자들은 프라이버시 정책 침해를 이유로 캐철에 대해 직접적 언급을 할 수는 없지만 모두 아스페르거 증후군만을 이유로 불합격시키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래도 그의 어머니 마가렛 마이어는 아직도 가족이 그의 장애를 솔직히 밝히지 않았더라면 4년제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아들의 4년제 대학 진학은 그녀와 아들의 꿈이었다.
마가렛도 캐철이 4년제 대학에 진학할 준비가 돼있는지는 의문임을 인정한다. 하지만 현재로선 알아볼 수도 없다. 마가렛은 "아들은 여전히 창밖에서 기웃거리고 있다"고 안타까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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