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 우리아이들... 어떻게 기를까
▶ 진정재 박사
지난주엔 사회와 과학 과목을 공부할 때 쓰여질 SQ3R 중의 S(Survey, 서베이)와 Q(Question, 질문)에 대해서만 썼다. 지난주와 연결을 위하여 간단히 요약해 보면, 아직 책을 읽기 전에 책의 제목(chapter title), topic sentence, 요약, 그래프, 도표, 그림 등을 잠깐 보는 서베이와 보는 도중에 학생이 모르는 것, 생각이 나는 것 등을 스스로 묻는 반문에 대한 설명이었다. 스스로 작성한 질문의 답은 다음에 읽을 때 그 답을 찾을 수가 있다. 이렇게 무엇을 읽는지?, 왜?, 어떻게 읽는지? 등의 독서의 목적을 세울 수가 있다.
이번 주엔 SQ3R중 3R에 대해 알아본다.
3. Read(읽기)-읽기 자체를 시작한다. 무턱대고 읽는 학생과 비교해 보자.
무턱대고 예습이니까 읽어야지, 혹은 시험이 있을 테니까, 복습이지… 식으로 그냥 읽었을 때는 읽기는 읽는다. 마치 자동차를 타고 운전을 하여 가기는 가는데, 어디로, 왜 가는지를 모르고 달리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서베이(survey)를 한 다음, 또 질문(question)까지 만들어 놓은 후에 읽는 것은 운전하는 사람이 어디를, 어떻게, 왜 가는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방향을 잡는 것과 같다.
이 때는 읽는 것에 목적이 생기고, 미리 준비해 두었던 질문에 답을 스스로 해 가면서 읽는 것이다(필자가 대학교 시절 이 방법을 시작했을 때는 아마 익숙지 못했던 탓이었는지 질문을 작성하는 과정이 시간이 걸렸었다. 그러나 나중에 익숙해지니까 2~6분 정도밖에는 안 걸렸다). 대학교 교과서 중엔 미리 큰 글자(bold-face)와 다른 색으로 눈에 잘 띄게 쓰여 있거나 다른 글꼴(italized headings)로 되어 있지 않은 책들이 많아 쉽지 않았다.
당시 한국에서 고등학교까지는 이런 서베이를 하는데 익숙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필자도 처음에는 시간도 걸리고 당황했던 기억이 난다. 미국 친구들은 같은 교과서를 읽는데 빨리 읽지만(속독이 아님) 아주 효과적으로 읽고 공부하는 것이 한 마디로 알찼고 당시의 필자 같이 헤매지 않았다. 친구들의 말이 중학교, 고등학교 때부터 큰 글자, 다른 글꼴, 또, topic sentence 등으로 서베이를 많이 해 왔기 때문에 그런 것이 비록 대학 교과서에는 없어도 이제는 스스로 찾을 수가 있다고 했다. 필자 역시 자꾸 해보니까 서베이를 잘 하게 되었다.
역사와 과학 계통(chemistry, biology, physics)의 책들은 대부분 문단이 topic sentence로 시작되므로 서베이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다. 그저 공부를 할 줄을 몰랐었다. 즉, 스타디 스킬을 몰랐던 것이었다(가끔 생각의 정리정돈이 잘 안되고 응용, 연결 등이 안 되는 지각(perception)에 문제가 있는 학생은 이 SQ3R 방법 정도의 스타디 스킬로 읽는 것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이런 학생들은 graphic organizer라는 스타디 스킬이 있다).
아무리 역사나 과학 계통의 책이라 하더라도 가끔 문단이 topic sentence로 시작하지 않고 또 ending sentence로 안 끝나는 경우도 많다. 이럴 때는 읽는 학생 자신이 그 중요 단어(key words)를 뽑아낼 줄을 알아야 한다. 독서학에서는 이런 단어를 펑션 워드(function words)라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이 중요 단어가 문장 내에 있을 수도 있고, 가끔 어떤 작가는 이 중요 단어를 쓰지 않고 그 중요 개념을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역사 교과서엔 전쟁이 끝난 후 한 나라의 피해상황을 기술할 때 인구 몇만명 사망, 건물 몇동 파괴 등 자세한 사실(facts)이 나열만 되어 있다. 그같은 사실의 나열을 읽은 후 학생 자신은 ‘전쟁’의 비참함이라는, 교과서에 쓰여지지 않은 한 단어를 유출해 낼 수도 있다. 교과서에 이미 저자가 이 중요 단어를 썼으면 그 중요 단어를 key words라 하고, 안 쓰여졌으면 function words라 하는데 혼동을 막기 위해 다 function words라고 쓰여진다. 이런 function words를 골라내기에는 대학생이었던 이 필자도 많은 시간이 걸렸었다.
이렇게 읽는 도중에 미리 서베이(survey)와 질문 만들기(question)에서 해 놓은 질문의 답, 혹은 function words 찾아내기, 요점 정리 등의 노트(note-taking)를 하면서 읽어야 한다. 이런 것이 익숙해진 학생은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뿐만 아니라 알찬 공부를 해 낼 수도 있고, 또 정신 집중도 잘 된다.
4. Recite(되풀이)-이 단계는 학생 스스로가 이미 준비되었던 질문에 답을 할 수가 있다. 물론 책을 보지 않고 또 자신이 공책에 써 놓은 notes도 보지 않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외우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외우는 것은 사실을 외우기 때문에 그냥 금방 잊을 수가 있다. 주입식 교육에서 많이 쓰여진다. 그러나 이 때 다시 되풀이하는 것은 주로 개념 파악이다. 이 도중에 자기 스스로의 질문의 답, 또 책에서의 질문의 답을 자기 스스로의 말로 되풀이하고 외우는 것과 다르게 오래 지속할 수 있다. 제이코빗즈(Jacobwitz, 1988)의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은 이 때 단기 기억력(외우는 일)으로 접한 많은 사실이나 정보를 이 과정을 통과함으로써 충분히 이해되어 자기 자신의 정보로 소화되는 장기 기억력으로 변한다고 했다.
5. Review(복습)-이것은 마지막 단계로써 한마디로 ‘복습’이다. 이런 복습은 재래식의 복습과 근본적으로 다르다.
즉, (A)책 전체를 다 복습하지는 않는다. 중요하게 생각 해놓았던 펑션 워드, 주개념, 결론 등만을 간추려 보는 것이다.
(B)이 과정은 학생 자신이 읽은 것이 균형(balance)이 있는지?
(C)세번째 단계에서 읽을 때 써 놓은 note-taking에 다시 가서 한 번 더 점검을 해보고 지나간다.
(D)이 과정이 요점이건, 밸런스를 맞춘 일이건, note-taking을 다시 검토하는 일이건, 이 때 중요 목적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확인하는 일이다. 충분히 못했던 것은 보충하고 이해 못했던 부분을 다시 점검하는 등 만사를 마무리 짓는 단계이다.
필자의 대학 시절에 SQ3R로 공부할 때 이 마지막 단계는 복습에만 적용하였다. 즉, 읽은 내용에 대해 강의를 듣는 도중에 교수가 강조하는 곳을 추가하기도 했고 필자가 밸런스가 되어 있는지도 강의 도중에 많이 check up을 했었다. 그 결과 시험 전에는 시간에 쫓겨 그랬는지는 몰라도 내용 전부를 공부한 것이 아니고 제일 나중의 review만 하고 갔던 기억이 난다. 이것은 필자 자신의 방법이었지 어떠한 뚜렷한 정식 연구를 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클리닉에 오는 학생들에게 이렇게 가르친 결과는 많다. 모두들 별로 시험 공부를 따로 안하고 review section만 하고 가서도 공부를 아주 잘 하였다.
<결론>
1979년 브레이지(Brazee)는 이 방법을 갖고 연구를 했다. 즉, SQ3R의 스타디 스킬을 이용하여 공부한 학생과 또 그냥 재래식으로 공부한 학생과의 비교였다. SQ3R 식으로 하면서 도중에 독서 수준이 떨어진 학생에게는 독서 가르치기(스킬 중심)도 했는데 오히려 독서 자체는 아무 도움이 안 됐다고 했다. 그러나 SQ3R로 공부한 학생으로서 독서에 문제가 없는 학생은 시험 성적이나 배우는 능률이 훨씬 월등하였다. 반면 독서에 문제가 없었는데 SQ3R로 공부를 안 한 학생들은 그 능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다시 말해서 SQ3R로 공부한 학생과 비슷하려면 3배의 시간이 더 걸렸다는 말이다. 이 연구의 결과를 보면 SQ3R이 효과는 있었지만 학생의 독서 수준이 떨어졌을 경우에는 아무런 도움이 못 된다. 만일 학생이 7학년인데 그 아이의 독서 수준이 6학년이나 혹은 얕은 경우 이 SQ3R이 아무런 효과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학생의 읽기 수준이 자기 학년 수준에 와 있는지, 미달인지를 먼저 알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SQ3R은 학습 부진(learning disabilities)이 있는 학생에게는 역효과라는 것도 명심하여야 된다(McCormick, Cooper, 1991, Schuman 1992, 이들의 연구는 10대 학생들로서 학습 부진이 있는 학생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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